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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1권 복음준비)
5. 동정녀 마리아의 탄생
1944. 8. 26.
안나의 평화와 예언
나는 텃밭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만삭의 안나를 본다. 그녀는 자신을 닮은 한 친척여인의 팔에 의지하고 있다. 그녀는 임신 수개월째인 것 같다. 그녀는 지쳐 보이는데, 지금의 이 더위가 나를 지치게 하는 것처럼 그녀의 피로는 무더위로 인하여 경감되지 않는다.
텃밭이 그늘져 있다 해도 아주 덥고 숨 막힌다. 공기는 마치 무르고 뜨거운 반죽처럼 끊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태양광선은 무자비한 푸른 하늘로부터 사정없이 내리쪼이고 대기를 약간 희뿌옇게 만드는 먼지가 약간 있다. 날씨는 오랫동안 건조했음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관개가 되지 않는 곳의 흙은 문자 그대로 아주 미세한, 거의 하얀 먼지가 되어 있다. 땅바닥에 습기가 남아 있는 나무들의 밑은 어두운 적갈색인데 반해 하얀 색의 이 그늘의 개활지는 옅은 분홍색을 띠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채소들이 줄지어 자라고 있는 작은 화단들이나 장미넝쿨들 주변, 재스민들과 다른 꽃들 특히 곡식들을 거두어들인 밭들이 시작되는 데까지 과수원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가는 아름다운 퍼골라 앞과 주위에 있는 땅은 축축하다. 소유지의 경계를 나타내는 풀밭의 풀도 가늘고, 바싹 말라 있다. 루비들과 같은 작은 빨간 열매들이 잔뜩 달려 있는 야생 산사나무 울타리가 있는 경계에 있는 풀만이 더 푸르고, 더 빽빽하다. 목초와 그늘을 찾아온 어린 목동이 몇 마리의 양들과 함께 그곳에 있다.
요아킴은 포도나무들과 올리브나무들의 줄들 주위에 두 명의 조수들과 함께 있다. 그는 나이 들었는데도 민첩하고,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메마른 식물들에 물을 주기 위하여 밭의 끝에 작은 고랑들을 파고 있다. 이 물은 풀들 사이와 메마른 땅으로 졸졸 흐르다가 잠시 노르스름한 수정과 같은 형상을 만든 다음 몇 초 후에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린 포도나무 가지들과 올리브나무들 주위에서 젖은 땅에 동그라미들만을 그릴 뿐이다.
황금빛 벌들이 황금빛 포도 알들의 단맛에 이끌려 윙윙거리고 있는 그늘진 퍼골라 밑을 따라 안나가 천천히 요아킴을 향하여 걸어간다. 그녀를 보자마자 그는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온다.
“당신이 이렇게 멀리까지 왔소?”
“집이 화덕처럼 더워서요.”
“당신은 더위 때문에 고통당하는구려.”
“이것은 임신한 여인의 이 마지막 시간의 유일한 고통이에요. 사람과 짐승 모두의 자연적인 고통일 뿐이에요. 여보, 햇볕에 너무 오래 있지 마세요.”
“우리가 오래 전부터 고대해왔던 비가 만 사흘 동안 올 듯도 하더니만 아직 오지 않아서 들이 타고 있소. 물이 펑펑 솟는 샘이 가까이에 있어 우리는 운이 좋소. 나는 도랑들을 팠소. 이것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잎들이 시들어가는 식물들을 위한 구호조치요. 그러나 이것은 그것들을 경우 살아 있게 하는 정도에 불과하오. 제발 비가 좀 왔으면…”
요아킴이 모든 농부들의 안타까움을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는 동안 안나는 기진맥진하여 마른 종려나무 잎을 색색의 실로 엮어서 만든 부채로 부채질한다.
안나의 친척 여자가 끼어든다.
“저기 대 헤르몬 산 너머에 빠른 구름들이 일고 있어요. 북풍이 부니 날씨가 서늘해질 거고, 어쩌면 비가 올지도 몰라요.”
“사흘 동안이나 바람이 일었는데도 달이 뜨면 잠잠해져버리니 원.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요.”
요아킴은 의기소침해 있다.
“집으로 돌아갑시다. 여기서도 숨쉬기가 어려우니 저는 돌아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안나가 말한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여 평소보다 더 올리브색을 띤 것처럼 보인다.
“당신은 몸이 불편하오?”
“아니에요. 저는 제가 성전에서 은총을 받았을 때 경험했고, 제가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느꼈던 커다란 평화를 지금도 느껴요. 이것은 황홀과도 같아요. 육체는 나른하고 졸리지만, 영혼은 환희에 차 있고, 육체와는 달리 평화 안에서 진정돼요.
여보, 저는 당신을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해요. 제가 당신 집에 들어와서 ‘나는 한 의인의 아내다’고 생각했을 때 저에게는 평화가 있었고, 당신이 용의주도한 사랑으로 저를 보살펴주실 때마다 저는 똑같이 느꼈어요.
하지만 지금 이 평화는 달라요. 알아들으세요. 저는 이것은 우리 조상 야곱이 천사들에 대한 꿈을 꾼 후에 퍼져나가고, 진정시켜주는 기름처럼 위로해주는 평화,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토비야의 가족들에게 라파엘 대천사가 나타났을 때의 기쁜 평화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 느낌에 몰입하면, 이 느낌은 점점 더 강해지면서 점점 더 기뻐져요. 이것은 마치 제가 파란 하늘 위로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더 나아가 저는 그 이유를 모르지만, 제가 이 평화로운 기쁨을 제 안에 가지게 되면서부터 저는 제 마음속에 한 노래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늙은 토빗의 찬미가에요. 저는 그것은 이 시간을 위하여… 이 기쁨을 위하여… 그것을 받는 이스라엘의 땅을 위하여… 죄지었지만, 지금은 용서받은 예루살렘을 위하여 쓰였다고 생각해요…
한 어미의 헛소리라고 비웃지 마세요… 제가 ‘영원하신 하느님께 네 재물에 대하여 감사해라. 그분께서 네 안에 그분의 성막을 재건하시리라’고 말할 때 저는 예루살렘에서 참 하느님의 성막을 재건하실 분이 지금 태어나려고 하는 이 아이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저는 ‘너는 밝은 빛으로 빛날 것이고,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네 앞에 엎드릴 것이며, 만방이 너에게 선물들을 가지고 올 것이고, 그들이 네 안에서 주님을 경배할 것이며, 네 땅을 거룩한 땅으로 붙들리라. 왜냐하면 그들은 네 안에서 크신 이름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너는 네 자녀들로 인하여 행복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가 축복받을 것이고, 주님 가까이에 모일 것이기 때문이다. 너를 사랑하고 네 평화 안에서 환호하는 사람들은 복되도다…’ 하고 노래할 때 그것은 성도(the Holy City)의 운명이 아니라 제 아이의 운명에 대하여 예언한 것이라고도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그 아기로 인하여 가장 먼저 환호할 사람은 그 아기의 복된 어미인 저예요…”
안나가 이 말들을 할 때 그녀의 얼굴빛은 마치 달빛처럼 창백해졌다가 갑자기 큰 불의 빛처럼 환해지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녀가 알지 못하는 기쁨의 눈물이 그녀의 두 뺨에 흘러내린다. 그녀는 행복해하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자기 남편과 친척여자의 부축을 받으며 집을 향하여 걸어가며 계속 말하고, 그들은 깊이 감격한 채 침묵하며 그녀의 말을 듣는다.
마리아의 탄생
구름들이 세찬 바람에 의하여 빠르게 밀려오고, 들판이 어두워지며 폭풍우를 예고하자, 그들은 걸음을 재촉한다. 그들이 집의 현관에 이르렀을 때 격분한 번개의 섬광이 하늘을 가르고, 최초의 천둥소리가 바싹 마른 잎들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아르페지오에 섞여 거대한 북을 울리는 것처럼 들린다.
그들 모두가 집안으로 들어가고, 안나가 물러가는 동안에 요아킴은 그 동안 합류한 일꾼들과 함께 문지방에서 메마른 땅을 위한 축복인 고대하던 비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번개와 우박을 품은 구름들을 동반한 아주 격렬한 폭풍우가 다가오자 그들의 기쁨은 두려움으로 변한다.
“만일 구름이 터진다면, 그것은 포도들과 올리브들을 맷돌처럼 으깨놓을 거야. 큰일 났네!”
요아킴은 해산이 임박한 자기의 아내로 인해서도 안절부절못한다. 그의 친척 여자는 안나가 조금도 괴로워하고 있지 않다며 그를 안심시키지만, 그의 마음은 요동친다. 그의 친척 여자나 다른 여자들은―그중에는 알패오의 엄마도 있다―안나의 방에서 나왔다가 더운 물이 담긴 대야들과 큰 부엌의 불타는 화덕 가까이에서 말린 수건 따위를 가지고 돌아오곤 하는데, 그는 자기가 여자들을 만날 때마다 가서 질문들을 퍼붓고, 안심하라는 그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진정하지 못한다. 안나가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도 그를 걱정스럽게 한다.
그가 말한다.
“나는 남자여서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산고가 없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기억해.”
격렬하고 아주 세찬 폭풍우로 인하여 날이 일찍 어두워진다. 억수같이 퍼붓는 비, 바람, 번개 등 모든 것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데, 우박만은 오지 않는다. 우박은 다른 곳에 쏟아졌다.
일꾼들 중 한 사람이 이 폭풍우의 격렬함에 대하여 말한다.
“사탄이 자신의 마귀들(demons)과 함께 지옥(Gehenna)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저 먹구름들을 보세요! 당신들은 공기 중에서 유황냄새를 맡을 수 있고, 휙휙거리고 쌕쌕거리는 소리와 통곡하고 저주하는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요! 만일 그놈이 사탄이라면, 오늘 저녁에 그놈은 분기탱천해 있습니다.”
다른 일꾼이 웃으며 비웃는다.
“큰 먹이가 그 놈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거나, 미카엘 대천사가 하느님에게서 새 벼락을 받아 그놈을 쳐서 그놈의 뿔들과 꼬리가 잘리고 불에 탄 모양이지.”
한 여자가 지나가며 외친다.
“요아킴, 아기가 태어나고 있어요. 모든 게 빠르고 순조로워요!”
그녀는 두 손으로 작은 암포라를 들고 사라진다.
세 남자들을 담벼락으로 움찔 물러나게 했을 정도로 격렬한 마지막 천둥소리 후에 폭풍우가 갑자기 잠잠해진다. 검고 연기가 나는 구덩이가 집 앞 정원에 벼락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그 동안에 더 이상 훔쳐보지 않고 구구거리기만 하는 작은 멧비둘기의 가냘픈 울음소리 같은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안나의 방 너머로부터 처음으로 들려오고, 그와 동시에 거대한 무지개가 하늘을 가로질러 그 반원을 펼쳐놓는다. 그 무지개는 헤르몬 산 꼭대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니 시작되는 것 같다. 그것은 햇빛의 입맞춤을 받아 가장 미묘한 분홍색 설화석고처럼 보인다. 그것은 구월의 맑은 하늘로 올라간 다음 모든 불순물들이 제거된 대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의 야산들 위를 지나 남쪽으로 평야에 미치고, 다른 산 위를 지나 높은 산맥이 시야를 막는 곳에서 끝난다.
“우리는 이런 무지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보세요! 보세요!”
“무지개가 이스라엘 전역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보세요. 해가 아직 지지 않았는데도 벌써 하늘에 별 하나가 있어요. 대단한 별입니다! 저것은 거대한 금강석처럼 빛나고 있어요!…”
“그리고 저기 떠 있는 달은 꽉 찬 보름달입니다. 보름이 되려면 아직 사흘이나 남았는데도 말입니다. 저 달이 얼마나 밝은지 보세요!”
여자들은 하얀 아마포들에 싸인 포동포동한 갓난아기를 안고 기뻐한다.
삼위일체이신 주님의 백합꽃
그 아기는 마리아, 성모님이다! 어린이의 품안에서도 잘 수 있을 것 같은 아주 작은 마리아다. 어른 팔 길이보다 키가 더 크지 않은 마리아. 옅은 금발의 작은 머리, 더 이상 울지 않고 젖을 빠는 본능적인 동작을 하지만, 어떻게 젖꼭지를 물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작은 진홍색의 작은 입술, 동그란 작은 두 뺨 사이에 있는 예쁜 작은 코.
그들이 아기의 눈을 뜨게 하려고 자극하자 아기가 작은 눈을 뜨는데, 아기는 두 개의 하늘 조각들 가운데 있는 두개의 푸른 점들이 가는 금발의 속눈썹 사이로 쳐다본다. 그러나 그것들은 아직 사물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동그란 작은 머리에 난 머리털은 분홍빛을 띤 금발인데, 거의 흰색에 가까운 어떤 꿀 색깔이다.
두 귀는 두 개의 작은 조가비들처럼 투명하고 완벽하다. 그리고 작은 두 손은… 허공에서 움켜쥐다가 입으로 가져가는 두 작은 것들은 무엇인가? 지금처럼 쥐고 있는 그것들은 초록색 꽃받침들로 갈라진 두 송이 장미꽃 봉오리들이고, 그 안쪽은 비단 같은데, 펴면 창백한 석류석 빛의 다섯 개의 손톱들이 있는 분홍빛 상아와 설화석고로 만들어진 두 개의 상아 패물과도 같다. 저 작은 두 손이 어떻게 그 많은 눈물을 닦을까?
아기의 작은 발들은 어떤가? 그것들은 어디 있는가? 그것들이 배내옷 속에 감추어진 채 한참 버둥거리자, 친척 여자가 안더니 아기를 싸고 있는 천을 풀어준다… 오! 작은 발들! 그것들의 길이는 4센티미터 가량이고, 두 발의 발바닥은 산홋빛 조가비이며, 발등도 푸른 정맥이 보이는 눈같이 흰 산호 조가비이다. 아기의 발가락들은 소인국의 걸작품들처럼 밝은 석류석 빛 작은 비늘들로 만들어진 왕관을 쓰고 있다. 저 작은 인형의 발들로 어떻게 서 있을 수가 있을까 의아할 정도로 작은 저 발이 첫걸음을 뗄 때, 저토록 작은 발들에 맞는 신발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어떻게 저 작은 발들이 그토록 먼 길을 가고, 십자가 아래서 그토록 많은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것이 알려지지 않았고, 그래서 구경꾼들은 아기의 발길질, 잘생긴 작은 두 다리, 작고 통통한 넓적다리들, 작은 배, 앙증맞은 작은 가슴을 보고 미소 짓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고운 비단처럼 부드러운 피부 아래서는 아기의 호흡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아기의 행복한 아버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입 맞추려고 입을 가져다대면, 아기의 작은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이것은 이 세상이 알게 될 가장 아름다운 작은 심장, 인간의 심장 중 유일한 티 없는 심장이다.
그리고 아기의 등은? 지금 그들이 아기를 뒤집어놓자, 그들은 아기의 허리의 곡선, 그리고 포동포동한 양어깨와 분홍색의 목덜미를 볼 수 있다. 그 목은 아주 힘이 세서 활모양의 척추 위에서 작은 머리가 들린다. 그것은 자기가 조망하는 낯선 세상을 살펴보는 새의 작은 머리와도 같다. 아기는 깨끗하고 순결한 자기를, 그녀가 벌거벗은 것을 결코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할 완전한 동정녀, 거룩하고 티 없는 자기를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을 작은 소리로 항의한다.
땅 위에서는 결코 피지 않고 봉오리로 남아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꽃을 낳을 백합의 이 꽃봉오리를 덮어라. 부디 덮어라. 삼위일체이신 주님의 백합꽃은 천국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모든 꽃잎들을 피울 것이다. 왜냐하면 저 위에는 이 무구함(spotlessness)을 본의 아니게 더럽힐 수 있는 오류의 먼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 위에서는 전체 최고천(the whole Empyrean) 앞에서 지금은 티 없는 마음속에 감춰져 계시지만, 몇 해 후에는 그 안에서 사실 분이신 아버지, 아들, 정배(淨配, Spouse)께서 이분 안에 받아들여지셔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강보에 싸인 갓난아기가 지상의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데, 아기는 아버지를 닮았다. 아니 지금 당장은 아니다. 지금 그분께서는 작은 사람 아기이실 뿐이다. 내 말은 그분께서는 성장하여 한 여인이 되셨을 때 그분의 아버지를 닮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머니를 전혀 닮아 있지 않다. 그분께서는 얼굴과 눈들의 색이 그분의 아버지를 닮았고, 머리카락도 틀림없이 그분의 아버지를 닮았다. 그분의 아버지의 머리카락은 지금은 하얗지만, 그의 속눈썹들을 보면 그가 젊었을 때에는 금발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분의 얼굴모습도 그분의 아버지를 닮았는데, 여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여자이기 때문에 더 완벽하고 섬세하다. 그분의 미소와 시선, 몸짓과 키도 그분의 아버지를 닮아 있다.
내가 보는 대로의 예수에 대하여 생각해본다면, 나는 안나가 그녀의 손자에게 훤칠한 키와 짙은 상앗빛의 피부를 물려주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마리아께서는 훤칠하고 나긋나긋한 종려나무 같은 그분의 어머니의 늠름한 모습을 닮지 않고, 그분의 아버지의 부드러움을 닮아 있다.
여자들도 폭풍우, 달의 이례적인 상태, 별과 무지개가 나타난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요아킴과 함께 행복한 어머니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아기를 그녀에게 건네준다.
안나는 자기의 생각들 중 하나에 미소 지으며 말한다.
“아기는 별(the Star)이에요.”
그녀가 다시 말한다.
“아기의 표징은 하늘에 있어요. 마리아, 평화의 무지개! 마리아, 나의 별! 마리아, 깨끗한 달! 마리아, 우리 진주!”
“당신은 아기의 이름을 마리아라고 부를 거요?”
“예, 별, 진주, 빛, 평화인 마리아라고 부를 거예요…”
“그러나 그것은 고통(bitterness)을 의미하기도 하오… 당신은 그 이름이 아기에게 불행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염려되지 않소?”
“하느님께서 아기와 함께 계십니다.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분께 속해 있어요. 그분께서는 아기를 그분의 길들을 따라 인도하실 것이고, 모든 고통을 천국의 꿀로 변하게 하실 것입니다. 아가야, 지금은 잠시 더 네 엄마의 것이 되어라… 네가 온전히 하느님의 것이 되기 전에는.”
엄마 안나와 아기 마리아의 첫 잠에서 환상이 끝난다.
첫댓글 “아기의 표징은 하늘에 있어요. 마리아, 평화의 무지개! 마리아, 나의 별! 마리아, 깨끗한 달! 마리아, 우리 진주!”
성모님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