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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니어와 자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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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보는 이야기 스크랩 단종의 애사 흐르는 영월의 강(江)
인광 추천 0 조회 65 06.05.24 08: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서강 철령포에 스민 권력부조리

 

 

동강전산옥의 추억이... 주천강감춰진 비경이....

 

 

단종의 애사(哀史)가 스며 있는 영월은 가장 한국적인 강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동강, 서강, 주천강 등...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꾸불꾸불 흐르는 강물은 곳곳에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며 영겁(永劫)의 시간을 거슬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유유히 흐른다.

동강(東江)은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정선을 거쳐 영월 동쪽으로 내려오면서 이루는 강이다. 서강(西江)은 평창의 금당계곡 등을 굽이쳐 온 평창강 물줄기가 영월 서면에서 횡성 태기산에서 흘러내린 주천강(酒川강)과 만나 만드는 강이다. 동강과 서강은 영월읍에서 만나 수량을 불린 뒤 다시 크고 작은 지류들을 품으며 단양ㆍ충주 들판을 적시는 남한강 큰 물줄기를 만든다.

 

 

 

 

동강 하면 우선 래프팅(Rafting)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자동차를 타고 포장도로가 끝나는 섭세나루에 이르면 여기서부터 상류쪽으로 크고 작은 래프팅 코스가 이어진다. 오프로드 운행이 가능한 승합차를 보유한 래프팅 업체들이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내린천(인제)이나 경호강(산청) 등 다른 지역의 강보다 강줄기가 완만하고 유속이 느려 직장이나 가족단위 래프팅족들에게 인기다. 환경훼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수기 때에는 하루 1만여명의 사람들이 몰리고 100여개의 업체들이 성업을 이룬다 한다.

가장 인기를 끄는 코스는 문산나루터에서 출발해 어라연을 거쳐 거운리 섭세나루터에 이르는 약 13㎞코스. 세시간 정도 걸린다. 훨씬 위쪽에서 출발하는 9시간짜리 하루 온종일 코스도 있다. 고무보트를 타고 강물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비오리와 수달 등 계곡의 주인공들을 심심챦게 볼 수 있다.

문산과 섭세 중간에 있는 만지(滿池)는 옛날 뗏꾼들의 애환이 스민 곳이다. 당시 이 곳에 있던 너댓곳 객주집 가운데 전산옥(全山玉)이 있던 집은 뗏꾼들뿐 아니라 멀리 서울에까지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뛰어난 미모에다 아리랑까지 잘 불러 수많은 죽음의 여울을 지나 온 뗏꾼들도 서울까지 가야 받을 수 있는 쌀 8가마의 떼삯을 주저없이 쏟아 부었다 한다. 지금도 몇몇 식당들이 간단한 음식을 팔며 전산옥을 추억케 한다. 이 곳을 기점으로 강원도 일대에서 채취한 소나무 뗏목은 1960년대초 태백선 열차가 놓일 때까지 단양, 충주를 지나 서울 광나루, 삼개(마포) 등지로 흘러 가 목재로 쓰였다.

 

 

 

 

 

서강이 만든 경관 중에는 선돌이 압권이다. 강변 절벽에서 금방 떨어져 나온 듯한 깍아지른 뾰족바위가 시선을 아찔하게 하는 이 곳은 자연의 걸작품이란 찬사가 절로 나온다. 까마득한 강줄기를 배경으로 유유히 비상하는 매 한 마리는 선돌의 신비감을 더해 준다. 38번 국도를 타고 서강을 따라 영월읍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소나기재에서 차를 대고 100m 정도 숲길을 걸으면 나온다.

영월 곳곳에 단종이 묻힌 장릉 등 그에 얽힌 유적이 많지만 유배지인 철령포는 권력의 부조리를 새삼 느끼게 하는 곳이다. 10여미터에 불과한 강폭을 간단한 배를 타고 건너면 너른 백사장을 지나 어린 단종이 기거했다는 철령포가 나온다. 30미터는 족히 될 높은 소나무 아래 지어진 거처에는 단종과 그를 배알하는 지방 선비들의 긴장된 모습을 묘사한 밀랍인형이 전시돼 있다. 별로 높지 않은 뒷산에 오르면 단종이 강건너 육지 쪽을 바라보며 유배에서 풀릴 날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노산대가 나온다. 결국 그는 한양에 돌아가지 못하고 영월읍내 객사 관풍헌으로 옮겨져 불과 17세의 나이로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이 보낸 자객에게 죽임을 당한다.

 

 

 

 

서강의 지류인 주천강의 경치를 말할 때 가장 먼저 꼽는 명소는 단연 요선암과 요선정이다.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지명 그대로 강에 깔린 바윗돌들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듯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각양각색의 바위들 사이로 오랜 세월 물살에 씻겨 잘 다듬어진 욕조같은 웅덩이들도 여기저기 널려 있다. 요선암 뒤에 있는 소나무 숲길을 오르면 절벽 끝에, 작지만 아름다운 정자 요선암이 서 있다. 1913년‘숙종대왕 어제시문’을 봉안하기 위해 마을 유지들이 돈을 모아 지었다는 정자다. 주변에 자신을 돌봐준 주인을 잊지 않고 3년간 주인의 봉분을 지켰다는 의리있는 호랑이를 기린 의호총이 있다.

 

 

 

서면 선암마을 주변엔 한반도 지도를 꼭 빼 닮은 특이한 지형이 펼쳐져 있다. 주천강과  평창강이 만나기 직전, 평창강이 심하게 굽이치며 만들어 낸 이 곳을 굽어보고 있노라면 잠시 하늘에서 한반도를 내려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동쪽이 높은 절벽지대를 이루고 서쪽은 완만한 경사와 모래톱으로 이뤄진 모습이 영락없는 한반도의 모습을 닮았다. 서쪽의 모래톱은 물 흐름에 따라 계절마다 모습을 바꿔 마치 간척사업을 하고 있는 서해안의 모습을 흉내라도 내는 듯하다. 기기묘묘한 다양한 강들을 품고 있는 영월의 이곳 저곳을 정신없이 돌다 보면 어느새 하루 해가 훌쩍 저물어 간다. /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박스-천렵>

강에서 만나는 즐거움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천렵(川獵)이다. 영월은 강줄기가 많아  곳곳에 천렵할 만한 곳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깊은 소를 이루는 절벽 밑이 아니라 졸졸졸 여울을 이루며 흐르는 수심이 얕은 곳이 적격이다.

물이 깊은 동강이나 서강보다는 주천강이 천렵하기 알맞다. 상류지대라 수심이 얕은데다 여울이 많고 수질이 깨끗하기 때문.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라면 어디서나 족대와 어항 등으로 피라미, 모래무지, 꺽지, 쉬리, 퉁가리, 돌고기 등 오랜 만에 각양각색의 민물 고기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어느 강에서든지 투망이나 밧데리 사용은 금지돼 있고, 일부 보호어종이 있음은 염두에 둘 일이다.

서강 문개실마을 앞은 다슬기 잡이에 좋다. 1kg에 1만원이나 해 하루평균 10kg만 잡아도 농사일(2만원)을 하거나 돕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 반디불이 등 희귀 곤충들의 먹이이므로 너무 많이 잡지 않도록 유의한다.

 

 

 

<여행메모>

◇가는 길=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원주 만종 분기점에서 우회전 해 중앙고속도로를 탄 뒤 신림나들목에서 나와 영월쪽으로 빠져 나온다. 88번 지방도를 타고 직진하면 주천이 나오고 계속 나가면 서면을 거쳐 38번 국도를 만나 영월읍까지 갈 수 있다.

◇숙박 및 음식=수주면 무릉리 무릉2교옆 무릉가족콘도(033-372-6658)는 최근 새로 지은 콘도식 민박으로 바로 옆에 고기잡이를 즐길 수 있는 주천강이 있다. 총 11실. 4인가족 평일 4만원, 주말 5만원부터. 주천면의 두부요리 전문점 콩깍지(033-372-9434)는 순두부와 청국장을 잘한다. 제천식당(033-372-7147)은 꼴뚜국수와 막국수를 내는 집이다. 도리뱅뱅이(민물고기 양념구이)를 내는 퉁가리식당(033-372-0277)에 연락하면 래프팅과 천렵에 관한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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