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가 시작된다는 일기 예보는 정확했다.
그래서 아침 나절에는
출장 중에 언니로 부터 건네 받은 꽃들을 심었다.
비 오는 날엔
번거로운 작업복을 입지 않아도
장갑을 끼지 않아도
물러터진 땅들 덕분에
여기 저기
점령군으로 들이 닥치는 풀들을 쫍아내기에 딱이다.
한참을 잡초와 씨름하고
제 위치 잡아 꽃들을 옮겨 심고 나니
제법 빗줄기가 강해진다.
그렇게 오전의 일과를 끝내고
컴 작업을 마치자 마자
삼흥리 이웃사촌 김종대님으로 부터
전화 수신을 받는다.
그 현장으로 달려갔다.
비 내리는 오후 다섯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
오늘의 상량식을 축하하는 발길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무슨 건물이든지 간에 공정이 끝나기 전
완성하는 중간 지점에 꼭 거쳐야 하는 상량식.
그 상량식을 잊고 지나갔다면
조상님들의 후환을 두려워 해야 하리라.
요상한 자세로 일필휘지를 날리고
남들이야 뭐라하든 말든...여념이 없다.
개의치 않는다.
늘 지니고 다닌다는 붓과 먹물.
언제 어디서나 이벤트성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반드시 무제에서 행해 볼 안병경 님의 퍼포먼스...
휘날리게 될 붓자락.
그의 희망 사항이
여인네의 하얀 속치마에 멋들어지게 일필휘지 날리는 것이라는데
누구,
지원자 우선 순위 받습니다요.
기어이 낙관까지 찍고서야 마무리.
그의 상량 글귀에는 닭살 커플의 전형적인 소망이 함께 담겼다.
상량 대들보가 하늘로 오를 준비를 하고 있음이나
일단은
고시레...조상님들과 지신에게 인사를 여쭤야 한다.
간절한 소망을 담아
한 잔 올리는 마음...많은 교차가 있음이다.
도시를 버리고
지난 시간을 버리고
새롭게 탄생되어질
인간 안병경을 위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진심을 다해 기원을 해보지만
쑥스럽고 서툴기는 매 한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흥리,
그의 집 완성되는 날 까지
무사, 무탈의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지없는 닭살 커플의 행태.
그래서 잠시 잠깐 딴짓을 한다.
이해하시라...
처형네와 처남의 진심이 담긴 조아림.
보기에 좋더라..
반드시 대가를 치르리라...웃자는 돼지 아자씨.
겹겹이, 골골이 자리 보전하고 계실 모든 조상님과
땅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여쭙고 나니
한결 편안해진 기운이다.
그 상량 대들보...하늘로 오를 채비를 한다만
배추잎이 부족하여
올라가질 않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재미있고 익살스런,
해학이 넘치는 우리네 풍습이다.
고이 고이 모셔져 들려 있다 윗층으로 올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를 차지할 터이다.
게다가
온갖 악귀를 물리치라는 의미에서 동전,
부귀 영화를 바라는 의미로 돼지 코때기, 귀때기...
건강을 위해 쌀.
그리고 다복을 구현하기 위한 밤, 대추 등등이
한지에 싸여져 하나로 합일을 이룬다.
모든 것을 움켜지고 날로 번성할 일만 남았다.
마지막까지 수고로울 일손들.
그들이 있어야만
안병경 님...그의 집이 완성될 터이다.
그런 그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지원 사격을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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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거나
안성 시민이요
금광면민, 삼흥리 주민이 되실 안병경 님의
근사하고 멋진 집이
끝까지 별 일 없이 지어지길 바라는 마음에다
그의 가정이 날로 행복할 일이며
함께 하는 인생살이에
중단 없는 전진만이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건강하소서...
첫댓글 난 왜 몰랐찌 자기네끼리만...ㅡ.ㅡ 집들이때보자구여...^^*
ㅎㅎㅎ, 통기카님은 그 시간에 무지 바빳을 텐데 뭘 그러셔...한가한 무설재 쥔장이나 참석하는 거지. 집들이 때 걸판지게 놀겨?
하모예말씀인교^^*불러만주이소
대기 경보 발령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