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전에 텃밭에 갔다가 기겁을 하고 돌아왔다.
장대에 꽂아 둔 허순이 얼굴은 머리카락조로 만든 은박지가 앞으로 쏠려
이제나 저제나 내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귀신 산발을 하고 있었다.
머리카락을 살포시 뒤로 넘겨주었다. (미안하다. 허순아~)
한창 먹음직스럽던 오크상추는 딸 시기를 넘기고 훌쩍 자라 있었고,
밭고랑의 풀은, 계속되는 비에 한뼘 반을 넘기고 제멋대로 커가고 있었다.
(와이구야~! 엄두 안 난데이~) 그날은 그렇게 보기만 하고 돌아왔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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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또 본체가 말썽을 부렸다.
부팅 되다 말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장대같은 비를 뚫고,
구입처로 가져갔더니, 부속의 수명이 다 되서 더 이상 투자할 가치가 없다하네~
하는 수 없이 조립은 조립인데, 새것으로 주문하고 왔다. 10만원 돌려받고도 30만원 호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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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실습 첫날이자, 사회 과목 참관수업을 하기로 한 날이다.
손정숙쌤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제법 노련해 보였다.
학습자들의 수준도 예상 외로 높았다. 앞으로 전개될 일들이 꿈만 같아라~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잠시 비가 멎었으니, 얼른 밭에나 한번 다녀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