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과 더불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동네 골목골목에 오픈 아뜰리에(Open Atelier) ‘적요 숨쉬다’, 그리고 서학동 사진관 등 개성 넘치는 작업공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예술가 마을하면 파주헤이리예술마을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젠 전주에서도 ‘HOT’한 예술마을을 만나볼 수 있다. 쇠퇴해 가던 전주 옛 도심에 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이 탄생했다. 전주의 또 다른 명소가 되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2010년 글을 쓰는 김저운, 음악하는 이형로 부부가 전주 서학동에 먼저 터를 잡았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서학동 예술마을의 터줏대감 쌀집아저씨가 마을 내 경비아저씨를 자처한다. |
예술가들이 먼저 찾는 ‘서학동 예술마을’
전주 서학동은 원래 ‘선생촌’으로 불렸다. 그만큼 마을 안에 교사와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있던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지역상권이 쇠퇴하면서 주거시설 낙후와 경제논리에 밀려 점점 쇠락하면서 옛 도심이 됐다. 그러다가 2010년, 음악을 하고 글을 쓰는 이형로(음악가), 김저운(소설가) 부부가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후로 화가, 자수가, 행위예술가, 사진작가 등 예술인들이 하나둘 이곳으로 왔고 지금은 30여명이 넘는 예술인들이 모여 치열한 작업 현장에 몰두하는 ‘예술인 마을’이 탄생했다.
이제 서학동 예술마을은 주민과 예술인들이 서로 소통하는 동네 예술인들에게는 좋은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창작공간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처음 이곳에 터를 잡았던 이형로, 김저운 부부는 마을 중심에 있던 한옥을 고쳐 ‘벼리채’라는 문패를 달고 연주와 창작활동을 겸하고 있다. 또한 여행자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대문 앞에 과거 양반들만 심을 수 있었다는 능소화가 환히 피어 손님맞이에 나선다. 안으로 들어서면 넓직한 마당과 한옥 마루채에서 쉬는 하얀 네 마리의 고양이와 강아지가 눈에 띈다. 모두가 한가롭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서학동 예술마을 이형로 대표는 “마을 분들이 순박하고 협조적이며 나눔이 있어서 참 좋다.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강좌 등을 활성화시키고 토요장터 등을 계획해 마을주민과 예술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얻는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이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한숙 작가의 작업실 초록장화는 주말에 바느질 체험도 진행되며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카페& 푸드 극장 앞 비비안은 이탈리안 원두 드립커피와 친환경식재료 푸드를 사용한 음식을 판매한다. 비비안의 인기메뉴중 하나인 볶음우동은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다. |
정과 흥이 넘치는 예술 공간
벼리채 맞은편에는 ‘초록장화’ 주인 한숙(설치미술)씨가 거주하고 있다. 담쟁이 넝쿨이 그의 집과 하나가 되어 또 다른 멋스러움을 안겨준다. 그는 작품활동은 물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고 동네 할머니들에게 퀼트(자수)를 가르치고 있다. 할머니들은 자신이 만든 작품을 팔아 용돈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꿈을 키운다. 한숙 작가는 “많은 예술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리고 쌀집 아저씨를 비롯해 동네 어르신들이 너무 좋다”며 17개월 된 아들을 안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 10월쯤 드로잉전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숙 작가의 안내로 ‘카페엔 푸드 극장앞 비비안’에서 볶음우동을 먹었다.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서학동에 온지 1년 됐다는 주인 비비안씨는 모두 친환경식재료를 사용한다.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이희춘 작가가 운영하는 몽유화원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선재미술관에서는 이희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는 “각자 치열한 작업 과정을 지켜보는 게 좋다. 긴장이 되고 자극이 된다”며 서학동 예술마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더 많은 예술인들이 함께 작업하는 공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형로 부부에 이어 일부 작가들은 자신들의 공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경제적 문제도 보충하는 한편 외지인에게 마을도 알리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터무니없이 오른 땅값 때문에, 입주를 희망하는 예술인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형편이다.
|
이희춘 작가는 작업실이자 ‘몽유화원’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며 김성균 작가 역시 서학아트 게스트하우스 겸 갤러리& 카페를 운영한다. 서학동 예술마을에는 핸드메이드 리본 악세사리 판매점은 물론 서학동 사진관, 선재미술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
예술마을 거리축제 등 다양한 공연도
전주 서학동 골목길에는 김지연 작가가 운영하는 서학동 사진관과 생활 자수 ‘이수’도 있다. 교대 길 건너편에는 갤러리, 카페,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서학아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26일 문을 열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성균 조각가는 “많은 작가들이 함께 작업하는 공간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전시공간에서 디렉터로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지하에 작업실을 두고 작업에 열중하는 한편 예술과 소통하는 적극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 다양한 공연을 마련하고 있으며 문화토론의 장으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서학동 예술마을엔 아기자기한 커피숍과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건물이 돋보인다.
그리고 인문한 서점 ‘조지오웰의 혜안’도 눈에 띈다. 이외에도 국악자매연습실, 생활자기, 조소작업실, 퀼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은 서로 둥지를 틀고 도움을 주고 받는다. 서로 가족 같은 연대감도 생기며 도시지만 시골의 정취가 흐른다고 할까? 예술인들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주민들과 함께 ‘서학동 예술마을 거리축제’도 열고 함께 모여 한바탕 잔치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달 ‘2014 생활문화공동체사업’ 에 ‘예술가가 살고 싶은 서학동 예술마을’ 프로젝트가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 지난해에는 완주 삼례문화예술촌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서학동 예술마을은 회를 거듭할수록 활기를 띄고 있다. 외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며 한옥마을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일상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전주, 볼거리가 풍성한 서학동 예술마을의 활약이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
오시는 길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