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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의 <서사의 위기>는 지금 우리사회를 위기라고 판단하고 그 위기의 원인을 서사의 부재라고 진단한다. 서사, 이야기, 정보, 지식의 개념적 차이를 구분하고, 서사(이야기)의 위기가 초래된 원인을 찾는다.
-신자유주의 속에서의 서사 : 개개인이 기업가로서 자기 최적화, 자기 실현에 몰두하여 서사의 상업화를 초래한다. 이는 오히려 개인을 고립시키고 사회를 불안정하게 한다.
-스토리셀링으로서의 스토리텔링 : 이야기과 광고를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 이는 다른 이야기, 다른 삶의 형식, 다른 지각과 현실에 눈을 멀게 하고 이것이 곧 스토리중독시대의 서사의 위기를 낳는다.
-디지털화 : 시간적 폭을 축소시키는 “시간적 위축증”을 악화시켜 시간을 파편화해 삶을 불안정하게 한다. 또 접촉의 빈곤을 악화시켜 개인을 우울하고 불안하고 외롭게 한다.
이렇듯 그 원인은 나름 파악이 되나 정작 왜 서사가 중요한지. 서사의 위기를 왜 막아야하는지는 찾기가 어렵다. “개인의 고립, 우울, 불안, 사회의 불안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잃어버린 서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일까? 구체적으로 서사의 부재로인해 “개인의 고립, 우울, 불안, 사회의 불안정”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서사를 다시 쌓으면 이 양상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마치 맨 앞장과 맨 뒷장이 찢어진 책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2024년 책풍경 독서동아리 운영일지 | |||
일 시 | 2024년 5 월 16 일 목요일 ( 19 : 00 ~ 21 : 00 ) | 장 소 | 김해도서관 2층 구지봉실 |
참여 인원 | 총9명(남자:4명/여자:5명) 강빈, 시카, 럭키짱, 와이, 바다맘, 평안, 애몽, 승승장구, 바신 | ||
선정 도서 | 한병철 <서사의 위기> | ||
내 용 | 1. 내 인생의 이야기 -애몽 : <서사의 위기>에 따르면 “이야기”는 “현재를 과거와 연결하며 맥락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라 내 인생의 한 부분을 떠올려 본다면, 지금 나의 경제관념은 과거 IMF시절 회사에 가지 않던 아빠, 가족이 모여 부업을 하던 시절에서 비롯된 나의 오해속에서 쌓여왔다. -승승장구 : 지금껏 나는 직업의 전환이 몇 차례 이뤄져 왔다. 나의 아버지는 무려 20여개의 직업을 가져왔다. 이런 직업전환의 횟수는 어떤 이유로 이렇게나 차이가 났으며, 현재 이런 차이는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바신 : 최근 지인의 부고 연락을 받고, 그가 예전에 가르쳐준 운동방식이 생각났다. 자세한 설명없이, 느낌과 맥락만 알려주고 일단 해보게 하던 그의 지도법이 오늘날 나에게 다른 분야에서 접목해서 활용하게 했단 걸 알게 됐다. -시카 : 과거의 나는 내가 담을 수 있는 것에 비해 많이 담으려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넣은 다양한 정보들이 결국엔 내 삶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여겨지니, 지금의 나는 내 안에 많은걸 담지 않으려 노력한다. -럭키짱 : 최근 동문회부회장이 되면서 과거 대학생활에 별로 관심없었던 나의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됐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마음을 주고 받아야 하는데, 가치있는 나눔 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설렘을 느껴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와이 : 무난했고 특출 난 게 없었고, 평범했던 지난 날이었지만 그속에서 밝았던 성격이 점차 차분해지고 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지금 나는 내 인생에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고 있는 듯하다. -바다맘 : 역사상 큰 사회적 흐름을 타고 살아온 인생이다. 가부장적이던 집과 사회속에서 항상 불합리함에 항변해왔고 독립적 사고로 살아왔다. 내 인생에서 “인정”과 “도전”이 내 삶의 주된 요소였고 그 길잡이이자 동반자로서 책이 있어왔다. -평안 : 예전에는 불합리함에 항의하느라 그 과정들이 참 힘들었는데, 나이를 먹으니 지금의 편안함이 좋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혹여 돌아간다면 과거와는 달리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2. “디지털화된 사회“가 서사의 위기의 원인이라는 것에 동의하는가? -바다맘 : 상업적 활용이 된 SNS story, TV의 관찰예능 등의 보여주기들 -애몽 : 개인의 SNS속의 기록들은 하나의 맥락으로 내 삶이 진행되는 방향과 나의 가치관을 드러내준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용도로도 사용되긴 하지만 그럼 어떤가, 그것조차 현재 자신의 모습이며 어떤 모습이든 자신을 알아채가는 게 삶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와이 : 기록용도로 SNS를 하는 편이다. 남의 것을 보다 보면 피곤해진다. 점차 사색의 시간이 부족해져 가긴 한다. -시카 : 스마트폰이 어떤 위기를 초래했는지 모르겠다. 접촉의 빈곤이 서사의 위기를 악화시킨다는 데 오프라인에서의 만남만이 의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상에서 만나온 사람들과 긴 시간을 통해 쌓아온 서사 역시 나에겐 의미있고 중요하다. 우리가 휴대폰 없이 살아왔을 때도 그리 사색을 많이 하며 살았을까? 그 때 본 각종 신문들 역시 정보지일 뿐이지 그것을 봤다고 해서 사색한 건 아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다. -바신 : 도구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유튜브 속에서 내가 볼 컨텐츠를 선택해서 본다면 내가 주체가 되나 “쇼츠”는 내가 그것을 도구로 사용한다는 느낌이 없다. -강빈 : SNS상의 상태메세지, 페이스북의 몇줄의 글들, 왜 이렇게 관종처럼 남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걸까 -럭키짱 : 인간은 표현의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한다. 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 그저 본능이 아닐까. 오히려 표현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SNS의 순기능으로 보여 진다. -승승장구 :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도구로서 활용하기 좋다. 다만 개인적인 사용에 있어서는 균형과 절제를 위한 규칙설정은 필요하다. 3. 무용한 것의 아름다움 4. 나에게 쓸데없는 것은? -애몽 : 같은 행동이어도 그 행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그 행동의 쓸모가 달리 판단된다. 행동 후에 후회가 밀려오는지의 여부로 쓸모 정도를 가늠하는데, 설사 후회가 들었다고 해도 그 행동 역시 그 순간의 나에게는 쓸모 있는 것이 아니였을까. 그렇다면 나의 모든 행동은 그 나름의 쓸모를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승승장구 :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고민은 쓸데없긴 하다. 우리의 관심도의 정도에 따라 쓸모의 유무를 판단하는 게 아닐까. 잘하는 걸 더 잘 할 수 있게 하면 쓸모있다고 여겨진다. -시키 : 쓸모의 기준이 높으면 쓸모없는 게 많아진다. 개개인의 쓸모의 기준도 다 다른데, 각자의 쓸모를 존중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5. 서사의 위기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애몽 : 사물이든, 사건이든, 정보든 그 곳에 시선과 의식을 두고 다시 보자, 그럼 없던 의미도 재생성될 것이다. 그 과정이 곧 이야기가 된다. |
강빈님이 던져준 "무용한 것의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을 들으니 이 드라마가 생각나네요.
난 원체...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농담...
그런것들
첫댓글 무용한것들에 대해 추상적이라 표현하기가 애매했는데
달,별,꽃,바람,농담,공원벤치에서 멍때리기. . . . .
한가로이 있을때 이런것 좋아해요^^
그런 시간들중 문득 충만함이 밀려 올때가 있고
과거의 어떤 장면이 시공간을 초월해 문득 깨달아지는 감정이 있고
어느책에서 본것인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지금 찰라의 순간에
그때 그 글귀는 이런것을 이야기 하는것인가 하고 생각날때가 있어요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라 잠시 머물다
바람처럼 흩어져 버리죠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내면의 단단한 기둥이 되어주고
비바람이 칠때 지붕이 되어 줄거라 믿어요
철학적인 책이라 답은 각자 생각속에 있을것 같습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영화제목이 떠오르네요
독서모임의 책 리뷰는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가능하면 모임후에 보는편 입니다.
찰떡같은 후기 덕분에 정리하기 참 좋아요
진행과 후기작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