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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반증 치료제인 단풍나무. 강 박사의 부친의 심어 놓은 1만5천그루의 나무가 백반증 환자치료를 위해 33년을 기다린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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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강형철씨 제공 |
| '백반증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할 정부 당국이 오히려 치료약 개발을 가로막고 있어 힘겹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하다. 이런 불합리한 행정구조에서 의학발전이 가능할 수 있을지 혼란스럽다.'
17년간 백반증(白斑症) 치료·연구에 몰두해 왔던 피부과 전문의 강형철(49. 서울시 종로구) 박사는 착잡하고 어이없는 심정을 이렇게 털어놨다. 백반증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했던 '백반증치료제연구소' 설립계획이 정부당국의 토지수용에 의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화여대의대 피부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백반증 환자 치료에 몰두했던 그는 교환교수로 건너간 하버드의대에서 백반증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백반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소 설립을 계획해 왔다.
그는 '단풍나무'가 백반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얻어냈다. 백반증을 낫게 할 수 있는 치료제의 원료가 단풍나무에 담긴 '항산화제'라는 임상결과를 밝혀낸 것. 그는 백반증 치료제를 실용화해 환자들에게 무료 또는 원가로 공급하겠다는 생각으로 신약개발을 서둘렀다. 지난해 8월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K사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함께 설립키로 협의했으며, 최근에는 숙명여대 약대연구팀과 함께 연구키로 하는 등 박차를 가했다.
게다가 그는 '부친이 마련해 둔 임야에 33년 된 단풍나무 15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면서 '그것은 마치 백반증 환자들을 위해 예비해 둔 것처럼 생각돼 더욱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박사는 '수 십 년간 몰두해 온 백반증 치료제 개발의 꿈이 정부의 무분별한 토지수용과 국책연구기관의 일방적인 청사건축 계획에 의해 순식간에 꺾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어찌된 일일까.
'과기부 처사는 유신시절의 강제수용 방불케 하는 관료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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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박사는 백반증치료제연구소 설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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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오마이뉴스 조호진 | 강 박사의 부친이 매입해 둔 임야(대전시 유성구 전민동·화암동)는 대덕연구단지 관할구역에 속해 있어 연구소 설립을 위해서는 과학기술부(대덕전문연구단지 관리본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는 지난 9월 4일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6만8498㎡(1만5000평) 부지에 '백반증치료제연구소'를 설립키로 하고 과학기술부에 입주신청을 냈으나 반려됐다. 정부통신부 산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이하 국보연)'에 입주승인을 먼저 내줬기 때문에 동일한 부지에 신청한 연구소의 입주승인 서류를 받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국보연은 강 박사의 연구소 설립 부지를 포함한 8만2297㎡(2만평)부지를 매입해 청사를 짓겠다며 입주승인 요청을 해 과학기술부로부터 지난 7월 7일 입주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강 박사는 '토지 소유주의 거부의사를 무시한 채 입주승인을 해준 과기부의 처사는 유신시절의 강제수용을 방불케 하는 관료적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강 박사는 지난 5월 29일 국보연에 내용증명을 보내 '백반증 치료제 연구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부지매입 요청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무시됐다. 이와 함께 지난 4일 대전지방법원에 대덕전문연구단지 관리본부를 상대로 자신의 입주승인 반려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강 박사는 소장에서 '국보연이 일방적으로 청사건립절차를 추진하면서 수십 년간 공들여 의약품으로 만들 계획인 15000주의 단풍나무를 국책사업이라는 명목으로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백반증연구소 설립은 대덕연구단지의 설치목적과 입주요건을 갖추었음에도 입주승인 신청을 반려한 것은 공익성 및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분'이라고 고소취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강 박사는 '국보연이 일방적으로 사유지를 물색하고 소유주와 충분한 협의없이 국책연구기관이라는 명목으로 국가권력을 빌려 토지를 취득하려 하고 있다'면서 '입주심의를 할 때 국보연 건설본부장은 소유주들과의 혐의를 묻는 질문에 혐의매수가 가능하다고 답변해 입주승인을 받는데 참고가 되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백반증 환자들의 카페모임인 '하얀마음'의 회원 김재호(33. 가명. 부산시 영도구)씨는 20일 '백반증 환자를 위한 연구기관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강 박사님께서 백반증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은 심정'이라며 '정부가 연구소 설립을 방해하면서까지 백반증 환자들의 고통을 무시한다면 서명운동뿐 아니라 다른 행동도 취할 수 있다'며 정부당국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과기부 '토지매수가 입주승인의 전제조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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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반증연구소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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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오마이뉴스 조호진 | 한편 과학기술부는 강 박사의 이의제기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나 국보연에 내준 입주승인은 적법한 행정처리였으며 토지수용문제는 국책사업을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20일 '토지확보가 입주승인의 필수조건이 아니며 토지문제는 사업승인을 받은 뒤 소유주와 협의해 매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서 '국보연에 대한 입주승인은 연구소 사업의 타당성 등을 검토해 적법하게 처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대덕연구단지가 강 박사의 입주승인요청을 반려한 것은 이미 이루어진 행정행위에 대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처리였다'면서 '재산권 침해라는 시각보다는 국책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한 연구사업의 특성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 관계자는 같은 날 '우리는 입주승인기관이 아니라 과기부를 대신해 입주신청을 받는 위탁기관일 뿐'이라며 '토지매도 거부의사를 사전에 알았다면 강 박사와 의논해 입주승인 여부를 참고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국보연 관계자는 20일 '대덕연구단지 부지를 물색한 결과 강 박사 부지가 보안연구시설에 적합해 선택했다'면서 '당시 강 박사와 부친을 함께 만났을 때나 이후 수 십 차례의 접촉과 전화통화에서도 연구소 설립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토지가격에 관해서만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5월말쯤 갑자기 연구소 설립계획을 밝혀와 토지가격을 올리기 위한 보상전략으로 생각했다'면서 '(입주승인 과정에서) 한 심의위원이 토지갈등 문제를 물어서 성실하게 협의를 한 뒤 안되면 토지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입주승인을 위해 허위진술 했다는 강 박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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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세워 백반증 환자들을 돕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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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반증치료제연구소' 설립 추진 중인 강형철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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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형철 박사. |
ⓒ오마이뉴스 조호진 | 강형철(49) 박사는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반증 환자가 겪는 고통을 설명하면서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부지에 '백반증치료제연구소'를 설립해 환자들을 돕고 싶다며 연구소 설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음은 강 박사와의 일문일답.
- 백반증은 어떤 병이며 환자들은 어느 정도인가. '피부의 색을 만들어 내는 색소세포가 파괴되어 피부에 횐 색의 반점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국내 백반증 환자는 30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 백반증 치료와 연구에 몰두하게 된 계기는. '피부병 중에서도 가장 고통을 받는 병이 백반증이다. 85년경 백반증 환자 엄마가 자식에게도 백반증이 나타나자 두 자녀와 함께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자살하는 가족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병이다. 게다가 백반증 치료·연구는 미개척분야여서 더욱 연구하고 싶었다.'
- 백반증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어떤 경우들인가. '백반증은 생명과 생활에 지장을 주는 병이 아니다. 그런데 어린 환자는 따돌림을 받고, 처녀는 결혼을 하지 못하는 등 삶의 고통과 가족들의 고통까지 강요받는 사회적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 연구소 설립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의사로써 소위 '있는 자'에 속한다. 거기다 부친에게 땅을 물려받아 물질적으로 풍족한 편이다. 하지만 호의호식하는 인생보다 전문지식과 물질을 통해 백반증 환자들을 돕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런 고민 중에 마침 백반증 치료물질인 '항산화'물질이 단풍나무에 풍부한 것을 발견하고 연구소 설립을 서두르게 됐다.'
- 백반증 치료제 개발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숙명여대 약학과 교수팀하고 공동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으며 대량생산을 위해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K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부친 덕분에 토지와 원료가 준비돼 있어 연구소 설립에 큰 부담이 없다. 이런 점을 살려 치료제가 실용화되면 환자들에게 무료 또는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고 제공할 계획이다. 대신 치료제를 동남아 수출해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 연구소 설립이 토지수용 제도와 국책연구소에 의해 가로막혔다고 주장하는데. '정부는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토지수용이라는 방식을 강요하고 있지만 나는 백반증 환자들과 함께 하는 자발적인 토지공개념을 원한다. 정부와 관료들은 유신시절에 만든 토지수용법으로 강제수용하는 게 적법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1970년대 치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한다면 과연 받아 들일 것인지 관료들에게 묻고 싶다.'
- 국보연 측은 토지매도 거부의사가 보상을 많이 받으려는 의도라고 의심하고 있다. '토지수용을 위해 나를 부도덕한 투기꾼처럼 몰아가려는 국보연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국보연측에 땅을 안 팔겠다. 비싼 값으로 쳐달라고 한 게 아니다. 현재의 부지 말고도 주변에 부친께 물려 받은 2만5000평의 부지가 또 있어서, 백반증 치료제에 필요한 단풍나무 지역을 제외하면 협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로에 대해 배려하며 사는 게 더불어 사는 사회 아닌가. 백반증 환자들을 위해 주변 땅으로 비켜달라고 호소했는데도 국보연은 행정편의만을 고집하며 제안을 무시하고 있다.'
- 국보연의 입주승인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국보연 관계자는 입주승인 전에 토지매도 거부의사를 밝힌 나의 답변서를 은폐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에게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거짓 진술을 해서 입주승인을 받았다.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는 토지매도 거부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사업승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리본부 측은 승인에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안 만큼 이제라도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 잘못된 약을 써서 환자가 위험에 처한 것을 알았다면 즉시 맞는 약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 아닌가.'
- 백반증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환자들과 가족들은 백반증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소 설립을 갈망하고 있다. 과기부와 국보연에 의해 연구소 설립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백반증 환자들과 가족들이 국보연의 토지수용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홈페이지(www.pivue.com)에서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 향후 어떤 계획 있는가. '국보연의 승인신청에 하자가 있어서 바로잡아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토지수용을 강요할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해서라도 국가권력의 부당한 횡포를 막겠다.' | | | |
첫댓글 앞으로 후속보도를 확인하고, 사건의 경과를 봐야 겠습니다. 강씨는 토지에 대한 개인적 공개념을 실천하겠다. 약이 개발되면 공짜로 제공이 토지공개념은 아닙니다. 약만을 개발하는 용도로 쓰고, 다른 용도로 쓰게 되면 사회에 기부해야겠지요. 그리고 약의 개발도 지대만큼은 사회에 환원해야하고요.
국가의 토지수용이 왜 가능 할까요? 토지는 원래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모두의 것이었고, 이를 국가가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토지사유재산권이 강화되면서... 부작용. 이상한 사태가 나타납니다. 토지수용을 온갖 이유로 거부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