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국장 허영엽 신부)은 가톨릭 신자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담은 책 ‘슈퍼스타’(가톨릭출판사, 264쪽, 10,000원)를 펴냈다.
‘고통과 아픔을 기도로 극복한 문화 예술인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덧붙인 이 책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말씀의 이삭’ 코너에 연재된 글을 묶은 것으로 현재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 14인의 신앙 고백이다.
화려함과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그들이 누구보다도 진솔하고 담담하게 마음속의 원망과 절망, 외로움을 고백하고 신앙 안에서 찾은 희망과 용기를 전한다. 한편 이 책의 지은이 14인은 받은 인세 전액을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받들어 만든 ‘바보의 나눔’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바쁜 일상으로 신앙생활에 소홀해지는 모습, 갑자기 닥친 시련에 하느님을 원망하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모습, 신앙이 없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 시간이 흐른 후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이었음을 알게 되는 모습 등 이 책을 통해 만나는 그 들은 어느 평범한 신앙인의 삶과 다르지 않다.
화려함 속에서 찾은 문화예술인 14인의 진솔한 신앙 고백
어둠속에서 더욱 진가를 발취하는 ‘별’들의 이야기 <슈퍼스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이들의 글에는 화려한 무대와 조명이 가득한 곳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깊은 속내와 진솔한 신앙 고백이 담겨 있다.”며 “이 책을 읽는 많은 분들이 문화 예술인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그들이 전하는 하느님 사랑을 듬뿍 받아 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처음 서울주보에 문화예술인들의 글을 싣고자 했을 때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 들의 글에는 외롭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하느님과 함께 한다는 믿음으로 참고 견디며 극복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며 “이 이야기에서 어둠 속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달자 시인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세계에서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예인들의 진정한 내면이 들여다보이는 신앙의 마음만은 한 가닥 의심 없이 가슴에 스며온다는 것을 글을 통해 알게 된다.”며 “이 글에서 오랫동안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한 듯 따스함을 느끼며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의 말을 전했다.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14인의 솔직하고 담담한 고백은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갖게 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엮음. 10,000원. 구입문의 가톨릭출판사 www.catholicbook.co.kr
■ 지은이 (가톨릭 신자 문화 예술인 14명)
강인봉 베네딕토 | 가수
김도균 안토니오(바비 킴) | 가수
김동욱 세례자 요한(JK 김동욱) | 가수
김지영 마리아 막달레나 | 영화배우
노영심 마리보나 | 피아니스트, 작사가, 작곡가
류시현 데레사 | 방송인
양영은 데레사 | 앵커, 방송 기자
이동우 마르코 | 개그맨
이상용 헨리코 | 방송인
이인혜 데레사 | 탤런트, 겸임 교수
최유라 안나 | 방송인
최성희 비비안나(바다) | 가수, 뮤지컬 배우
최정원 다리아 | 뮤지컬 배우
황정민 아녜스 | 아나운서
■ 책 중에서
제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이미 숨이 멎어 온몸이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죽은 남편을 붙들고 절규했습니다. “하느님, 우리가 화해할 시간만이라도 달라고 했는데 너무하십니다. 너무하십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 번 더 불러 보아라.” 하는 소리가 제 귀에 들렸습니다. 저는 그때 그 소리가 하느님의 목소리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제가 다시 부르자 남편이 정말 다시 눈을 떠서 저를 보았습니다. 그 광경에 사람들이 모두 놀라 혼비백산하여 병실을 뛰쳐나갔습니다. … 하느님께서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그 음성을 들려주시고, 하느님이 정말 계시다는 사실을 알려 주셨습니다. 평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제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진정 계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감사 기도를 드립니다.
-‘김지영 마리아 막달레나’글 중에서
가끔 ‘내가 왜 음악인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제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이지만, 단지 그것만이 아니라 이 길은 분명 하느님이 주신 소명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리 쉽지 않은 삶을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를 통해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어렵게 살았던 제 지난 삶에 대해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이방인의 아픔을 겪던 시간과 무명 시절 나와 싸우던 그 시간들은 너무나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저는 감히 소망합니다. 제 노래가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그들 삶에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김도균(바비 킴) 안토니오’글 중에서
최종 결정은 하느님께 미루기로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것을 선택하게 해 주십시오. 세상의 눈으로 보았을 때 손해 보는 일이라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도 함께 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눈치가 없사오니 하느님께서 강력한 신호를 보내 주십시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겨놓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렇게 되도 좋고 저렇게 되도 좋다는 그런 여유가 생겼습니다. 어차피 방향을 잡는 키는 하느님께서 잡으셨으니, 제가 이러니저러니 해 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주님은 결국 제게 선이 되도록 예비하고 계신 분이니까요. 차라리 주님께 모든 것을 맡겨 놓고 하루하루 맘 편히 사는 쪽을 택하렵니다.
-‘황정민 아녜스’글 중에서
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통스러울 때나 남들은 다 잘 되는데 나만 유독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힘이 들 때면 이런 생각을 한다.
“하느님께 나는 스스로 ‘백조’임을 모르는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닐까? 장차 우아한 자태를 지닌 백조로 거듭날 텐데 그걸 깨닫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 다른 오리들과 다르다며 속상해하고, 초조해하고, 애태우며, 불평하는 그런…….”
이런 우리의 모습을 안타깝게 보고 계실 하느님 아버지 앞에 우리 모두가 ‘거위의 꿈’을 지닌 ‘새끼 백조들’이라는 믿음은 내게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더불어 마음의 평안과 의욕을 되찾아 주는 큰 힘이다.
-‘양영은 아녜스’글 중에서
〈Dreams Come True〉라는 제 노래에서처럼 저는 신앙 안에서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보다 기도 안에서 그 꿈을 이루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기도와 노력 없이 꿈만 꾸었다면 충만한 주님의 나라와 사랑을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성취했다는 만족감 못지않게 공허함도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자란 아이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제게 보내 주신 천사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18)라는 성경 말씀은 제 생활의 밑거름이 됩니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주님을 무조건 신뢰하고 의탁해 얻게 된 값진 열매라고 생각하니, 정말로 모든 일에 감사하게 될 뿐입니다. 저를 아껴 주시는 모든 분들의 사랑에 응답하고 주님의 도구가 되기 위해, ‘반짝 스타’가 아닌 ‘아름다운 가수’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늘 꿈꾸는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잘것없는 제게 허락해 주신 재능, 활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건강, 밝고 긍정적인 성격, 하느님의 자녀로 받아들여 주심……. 이 모든 것이 저와 제 가정만을 돌보는 데 이용할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도움이 되라고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로 함께 사는 사람들을 도우라는 깨우침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늘 감사하며, 세상에 소외된 이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최성희(바다) 비비안나’글 중에서
제가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그 낮은 곳은 주님께서 계시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서 저는 주님을 뵈었고 느꼈습니다. 주님은 절 안아 주셨고 세상을 향해 다시 돌려세워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또다시 넘어질 수도 있고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늘 부족하고 모자라기 때문에 갖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 인정하고, 뉘우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다시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일어나 살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준 건 바로 네 살 된 딸 지우였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귀엣말로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빠, 내가 커서 의사 돼서 아빠 눈 고쳐 줄게요…….”
저는 눈을 뜨지도, 지우를 향해 몸을 돌리지도 못하고, 온몸이 굳은 채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딸은 등 뒤에서 아빠의 목을 끌어안아 주었고, 심지어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의 눈물까지 닦아 주었습니다. 그때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나도 멋진 아빠 한번 해 보자…….’
그날 이후 저는 머릿속의 모든 세속적 논리와 계산을 지웠습니다. 오직 주님의 뜻이리라 생각했고 마음의 문을 모두 열었습니다. 언제나 가만히 앉아 누군가 손을 잡아 주기만을 바랐던 저는 용기 있게 세상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의 일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해 갔습니다.
진행성 난치병, 무섭고도 허무한 병이지만 전 이제 웃을 수 있습니다. 제 용기와 희망은 제 병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이동우 마르코’글 중에서
음악, 연기, 체육 등 각 분야에서는 매년 다양한 시상식을 열어서 사람들의 성과를 치하합니다. 어떤 부문도 더하고 덜함이 없이 다 영광스러운 수상이겠지만 저는 늘 ‘올해의 재기’ 부문에 주목합니다. 재기를 한 이들의 성과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이뤄 낸 것에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용기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오늘, 하루하루 부활도 다가옴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인봉 베네딕토’글 중에서
그런데 제가 그 오랜 기간 교사를 하며 일곱 개의 드라마를 하고 거기에 초등부 부교감과 교감이라는 막대한 감투까지 썼었다니…….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때를 생각하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모두를 배불리 먹이셨던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봉사까지 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시간. 그러나 시간을 쪼개어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기도 시간까지 남아 있는 놀라움…….
하느님께서는 보잘것없는 저를 이처럼 사랑하셔서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품 안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시는 것을,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면 되는 것을…….
-‘이인혜 데레사’글 중에서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언론홍보팀 이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