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오면 역시 설악산이죠. 날씨도 어찌나 화창한지 울산바위 오르는 길에 바위와 계곡물, 우람한 나무들 모두 반짝거립니다. 산에 올라가야 하는 것같으니 준이가 하차를 거부합니다. 준이가 고집부리고 안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죠.
원래 목표가 흔들바위까지는 가는 것이었는데 차에서 내리지않은 준이가 계속 걸리는지 태균이 걸음이 한참 처집니다. 완이는 너무 빠르다 싶을 정도로 갓길 돌경계선 따라서 뛰다시피하고... 우리의 등산은 요즘 계속 이 모양입니다. 준이가 함께라면 흔들바위까지는 너끈이 갔을텐데...
아쉽게도 중도에서 내려오는 길에 신흥사도 들리고 기와불사도 하고, 기와불사하면 태균이가 늘 기원물을 쓰는데 과거와 달리 어찌나 단정하게 쓰는지 '사랑해요' 옆에 💜 도 그려넣는 게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내려오자마자 오늘은 강릉 경포대까지 갔습니다. 경포호수 둘레 자전거길따라 4인용 자전거타기에 도전해 보기 위해 거기까지 갔습니다. 정말 허벅지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태균이와 준이가 같이 열심히 돌려주는데도 워낙 천천히 가도록 설계되어 있는 탓에 힘주고 돌리는 것에 비해 굴러가는 속도는 워낙 느려서 오늘 셋다 운동 제대로 한 듯 합니다.
어떤 활동이든 거리낌없이 함께 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어, 완이가 보여주던 야외활동에의 불안은 이제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호기심을 가지고 더 적극적이 되어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며 완이 녀석이 얻어가는 게 얼마나 많으려는지요. 우연찮게 내뱉어지는 소리 중에는 말이 되는 단어도 포함되기 시작했으니 완이녀석 뭔가 반향어라도 하게 될런지 궁금합니다.
완이 부모님을 설득해서 구매한 iLs 청각통합훈련도 예정되어 있어 기대가 부풀고 있습니다. 길들여지지 않았고 과연 길들여질까 의문투성 야생마같던 완이가 어떻게 변해줄지 기대만빵입니다. 분명 변할 것이고 분명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 봅니다. 가속이 붙는 싯점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허벅지 터지도록 자전거 패달돌리고, 완이녀석 중간중간 신발떨어뜨려서 자전거 세우고 부리나케 주워오도록 시키고, 1시간 대형자전거 타기를 하고나니 다들 허기가 져서 탕수육과 짬뽕을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그렇게 시간보내고 콘도로 돌아오니 완이녀석 가동 나동 헷갈리지도 않고 우리가 묵는 그 홋수에 뛰어가서 기다립니다. 녀석 많이 똑똑해졌군...
첫댓글 태균씨 글씨가 참 예쁘고 좋습니다.
완이의 가능성을 보며 야외 감통의 힘을 실감합니다. 강원도산인 저는 설악 강릉 모두 친숙한 이름입니다.🍒🙏
하트에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4인용 자전거 저도 도전해봐야겠어요^^
주중에 일하다보면
주말에 체력이 안 되서 쉬는날 집에만 있는 저도 있는데 ㅠㅠ 대단하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