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8 | 또... 산행기도 아니고... 그냥(두번째) | 2008-09-21 오전 7:48:51 |
권성근 |
스크랩 : 0
조회 : 53 |
2008. 9. 18(목)
<오색>에서의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 그야말로 忘中閒. 이리빈둥... 저리빈둥. 이리딩굴... 저리딩굴. 달랑 4개뿐인... TV. 채널도... 이리돌리고... 저리 돌리고.
후배 부부를 깨워... 온천탕으로. 탄산천에 들어갔다온 후배부부는 손톱 근처가 까맣게 변했다(어제 저녁부터) 난... 죽을병 걸린거라고.... 놀리며.... 키들키들. 그이유가 뭔지? 호텔 직원들도 서로 말들이 틀리고.
아침거리가 신통치 못하다. 어제 저녁. 너무 늦게까지 탕과 찜질방을 들락거리느라고... 아침거리 준비를 못했기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어제 남은 밥을 누룽지로 만들어... 물을 부워 다시 끓여... 양을 늘린다.
50년대 중반과 후반때는.. 점심을... 거의가... 아침에 남은 밥에 물을 부워 다시 끓여 먹었었다. 그마저 안되면...막걸리 도가에서 재강(술찌게미)을 사다가 사카린을 넣고 끓여 먹기도 했었고. 어떤집에서는 아침에도 재강을 먹어... 그것을 먹고 학교에 온 아이는 술기운에 꾸벅꾸벅 졸곤했지. 그런 애를 본 선생님은 슬며시 고개를 돌리고.
여하튼.... 밥을 먹었으니... 오늘도 꼼지락은 거려야지. 후배놈과 한참을 설왕설래했지만... 결론은.... <양폭>까지만 가서 자리를 깔기로한다.
참....입맞춤을 四字成語로 고치면... 설왕설래라며? 혀들이 오고가는 舌往舌來말야 ㅋㅋㅋ
<양양>에서 먹거리를 준비하곤.... 소공원으로.
<비선대>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 반주로... 쐬주 한 분과... 맥주 한분을 시켰지만.... 후배는 맥주 한 병만 하자며... 극구사양이다. 선배님도 안드시는데 미안하다나... 어쩧다나. 맥주님 한 분으로 끝내는 우리를 보곤... 그곳의 정사장이 영 이상한 모양이다 그러나.... 설명은 생략한다.
커피를 마시며 바라본 <비선대> 물 흐름이 마치 보살님상의 옷(치마인감?)의 흐름 모습과 비슷하게 연이어.... 타원형을 이루고... 또 이루며... 흘러내린다.
짧은 소견이지만(아니... 잘못된 생각일수도 있다)...보살이 선녀이고... 선녀가 보살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곳은... 보살들이 내려오시고 있으니...<飛仙臺>가 아니고 <下仙臺>가 되어야 마땅치 않은건지? 키들키들.
다시 일어나... 비실비실 <양폭>을 향해서. 이길을 맑은 정신(?)으로 오른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날은 덥다 못해... 무더워.. 한여름 날씨이지만.... 왠지... 무언가 쓸쓸해 보이는 오름길의 풍광은 가을로 접어들었음을 알리고있다.
바쁠것도 없는 일정. 쉬고.. 또 쉬기를 반복한다.
<설악골> 입구. 10년전....<천화대> 등반후... 이곳으로 내려오다가... 알탕을 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니... 이곳은... 혼자 하산시에는... 가끔 들어가 라면을 끓여 먹던 곳이기도 하다.
<잦은바윗골> 입구. 스톤... 사춘과 더불어.... 이곳으로 한참을 들어가 비박을 한적이 있었었지. 酒님을 흠뻑 영접한후... 침낭 속에 누워서 바라보던 별들... 별들.
<귀면대>. 좌판이 열렸던 시절. 땀을 뻘뻘 흘리며... 이곳에 올라... 2천원인지 1천5백원인지.. 거금을 주고 사마시던 캔맥주 맛이란. 또... 몇년전 한겨울. 옆에 있는 후배놈이 이곳 어디다 묻어 두었다 꺼내다 준... 살얼음이 사각거리던 캔맥주도 일품이었지.
아이고야~~~ 내가 늙긴 늙은 모양이네. 아님... 몸이 약해졌던가. 왜?? 이리.... 추억만 되씹을까?
흐느적 거려도.. 걸음은 걸음인지라.... 드디어(?) <양폭> 도착. 직원들과 반가운 악수. 이곳에 오른지가 어느새 3개월이 다되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하고 높은 하늘. 오늘밤. 별밤을 기대해도 될려는지.
酒님 없는 밤. 난...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나때문에... 계속...주님 모심을 조심하던 후배는.... 어쩔 수 없는지??? 슬며시 직원 숙소(?)로 그래... 모실 수 있을때 열심이 모셔라.
새벽 3시 30분쯤. 어김없이... Nature calls me. 별들은 많이 떠있지만.... 휘영청하게 서쪽 하늘 어느 봉우리에 걸터앉은 달님의 위세에 잔뜩 몸을 움추리고있다.
집에서도 지끔쯤은 일어나는 시각. 네명이 독채 전세를 낸 2층의... 저쪽 한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랜턴을 조심스럽게 켜곤... 오래전...선배가 自署해 준...<어머니의 물감상자>라는 시집을 읽는다.
이선배.... 대단한 술꾼에다가... 술이 만취되면.... 돼지 멱 따는 소리로 노래를 고래고래. 그러나... 이제는... 쐬주 두어잔에 만족(?)한다는데.... 모교에서의 훈장질도 고만둔 요즈음.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두번째 이야기도 끝내렵니다. 읽는 것도 싫고... 긁적거리는 것은 더욱 귀찮은 요즈음. 그러나.... 읽기 편한 책이라도 골라 읽고... 이렇게라도 긁적거리지 않으면.... 치매라도 걸릴 것 같아... 억지로 읽고... 긁적거립니다만... 힘만 듭니다요. 海諒해 주시길^^
2008. 9. 21. 아침. 성재 배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