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現代人物列傳 33選---- 이훈섭 장군님은

[운영자]

韓國現代人物列傳 33選

한국인물연구원

2004년 5월 5일 發行

그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월남 파병 선발대장

民族中興의 雄手 -철도청장․서울대학교 건설본부장

派越 1차· 2차 선발대장, 3차 연락장교단, 주월사 부사령관

장군은 派越 1차·2차 파견 선발대장으로 1차 파병 때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준 지침대로 적에게 노출 위험성이 있는 '속트랑' (주월미군사원조사령부 측이 주장)이나 '미토'(월남군 측이 주장)가 아닌 휴양지로서 안전한 '붕타우'로의 결정에 이어, 2차 비둘기부대 파견은 베트콩에게 노출되어 있는 국도 1번도로 공사를 주장하는 미군 측의 강력한 의지를 바꿔 비교적 안전한 사이공 주변 도로공사로 결정했다. 이는 장군이 미군 측과 월남군 측을 상대로 밀고 당기는 숱한 협상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3차 전투병 파견 땐 연락장교단으로 선발대에 참여, '3자정책회의체제'를 설정해두었고, 주월사 초대 부사령관 및 참모장으로서 미군 측의 일방적인 조치에 의해 무산될 뻔했던 '3자정책회의체제'를 제자리로 돌려놓기까지 했다.

장군은 파월을 단순히 군사적인 측면에서만 보지 않았다. 국방대학원 교수(경제동원 담당)와 국가재건최고회의 재경위원회 전문위원 시절,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참여,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떤 상태에 처해 있고, 또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던 지라 특히 주둔지 결정에 있어 월남 파병을 바라보는 혜안이 있었다.

장군이 전투부대 파병에 앞서 예상 작전지역을 현지답사하고 사이공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떠올랐던 회상 속에 여실히 나타나 있다. "…돌이켜 보면 육군대학시절 아프리차지역에서의 상륙작전을 가상한 기지개발계획을 연습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항만개발, 도로 및 교통망, 통신망 구축, 파이프라인 부설, 정비 및 보급시설의 설치 등 그리고 그에 따르는 인력동원 등 월남전이 본격화되면 월남의 영토 특성으로 보아 항만을 통한 기지개발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사회간접시설이 불충분한 미개발국가에서의 기지개발은 전쟁 못지 않은 또 하나의 전쟁을 방불케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월남전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특수가 아니겠는가? 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고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긴급하고 이 엄청난 일을 빠른 시일 안에 충족시키려면 군대의 병력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개인기업과 민간인의 참여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미국 사람들만으로는 안될 것이고 현지인은 물론 국제적인 규모에서의 참여가 불가피할 것이다. '퀴논'과 '캄란' 등 주요 전략적 지역을 직접 관리 장악하게 되는 한국군을 배경으로 이곳에 한국기업과 인력이 진출하게 된다면 참으로 좋은 여건이 아닐 수가 없겠다."

3차전투부대 파병 때 주둔지 결정, 그리고 사병들의 사기를 고려하여 급양문제부터 심지어 종군기자 문제까지 주월한국군의 처우를 미군과 same base, same level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 등에 대해선「그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1993. 10. 15. 3쇄, 샘터) 저서를 참고하기로 하고, 지면 관계상 '3자정책회의체제'만을 다뤄본다.

派越 2차 비둘기부대 파견 선발대장, '3자정책회의체제' 설치

2차 파병 때 가장 중요한 지휘권에 관한 우리 정부의 지침은 '앞으로 증파될 한국군부대에 대한 지휘권은 월남주둔 한국군 지휘관 에게 있으나 작전통제권은 주월미군사지원사령관에게 위임한다'였다. 그런데 미국 측 스틸웰 참모장은 "여러 가지로 연구 검토한 결과 한국군 증파부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미군사원조사령관에게 위임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월남의 정치적 상황으로 보아 이를 표면에 내세울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월남군 측이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자신들이 행사해야되겠다고 강경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장군은 스틸웰 장군에게 '만약에 비상사태가 발생 한다던가 미군이 비상철수를 해야 할 경우 USMAC-V는 한국군의 안전과 비상철수를 보장한다는 비밀각서를 교환할 것, 그리고 작전통제 문제는 한국군지휘관 책임 하에 두되 한·월·미 삼자간의 정책문제 즉 부대의 작전지역, 임무(사업계획) 주둔지 등에 대하여 삼군대표로 구성되는 정책회의 같은 기구를 두어 그곳에서 협의 결정 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스틸웰 장군은 한·미간의 비밀약정문제는 주월미군원사령관의 권한 밖이므로 보다 높은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말하면서 원칙적으로 장군의 제안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 상호교환된 문제를 한·미 간의 비밀사항으로서 월남 측에는 누설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제 1차 한·월·미합동회의에서 우리측과 미군 측은 '지휘체제에 있어 작전지휘 관계는 '協助와 協力의 關係'로 두는 게 좋겠다'고 했으나 우려했던 대로 월남 측은 '작전통제권의 행사'를 내세웠다. 그 들은 '한국군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고 하는 등 사실상 윌남 측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돼 교착상태까지 갔다. 우리나라 국방부장관 앞으로 회의내용을 전문으로 보고하였으나 본국으로부터는 '증파부대를 미군의 작전통제하에 두도록 협의하라'는 훈령뿐이었다. 선발대장 이상의 수준에서 정책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신을 하였지만 본국으로부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며칠 후 미국 측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장군에게 제의해오기까지 했다. 장군은 당시의 불안한 월남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절대 월남군의 작전통제 하에 둘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지휘체제는 1월 27 일까지 합의를 보지 못하였다. 장군은 극비리에 월남 측 수석대표 뇬장군을 만나 '월남을 이해하고 참전군이 각기 처해 있는 국내사정을 서로 살펴 이 난국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선의의 충고를 함으로써 월남 측의 양보를 끌어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을 보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당초 예정일을 변경하면서 증파부대에 대한 제반협의를 마치고 증파부대의 임무, 작전지역, 지휘체제 등을 비롯하여 각종 지원 및 협조체제를 협의하고, 그 내용을 문서화한 군사실무협정을 2월 7일에는 한·월간에, 2월 8일에는 한·미간에 체결함으로써 증파 부대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러나 선발대장인 장군에게는 미국과의 사이에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또 하나 남아있었다. 그 것은 증파부대에 대한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책이었다. 주월미군사원조사령관에게는 그런 비밀협정을 별도로 체결할 권한이 없다고 버텼으나 장군의 끈질긴 요구에 동의하고 나서 '이 사실이 제3국에 누설되면 절대로 안 됩니다.'는 조건부로 협정을 체결하였으며 이 문서는 1급비밀로 분류되었다. 이 1급비밀협정은 제한된 상사에게만 보고하였으며, 그 문서는 합참의장이 직접 보관하였다.

전투부대 파병, 3자협의기구인 정책회의제도를 관철

장군은 합참의장의 지시에 따라 이세호 장군을 단장으로 하는 연락장교단과 함께 월남에 가서 3차 전투부대 파견에 따른 군사실무약정을 전담하여 처리하게 되었다. 지휘체제에 있어 미군 측은 '한국군전투부대와 전투 지원부대는 월남 도착과 동시에 미군사원조사령관의 작전 통제 하에 들어가고, 작전 통제권은 미육군야전사령관을 통하여 행사한다.'고 한 반면, 우리측은 '한국군에 대한 임무, 작전지역, 부대이동 등 한국군 운용상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한·월·미 3군 대표로 구성된 국제군사원조정책회의에서 결정한다.'고 되어 있었다. 미군 측은 우리의 안을 보고 '국가의 정책적인 문제이고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므로 우리가 다룰 문제가 아니고 대사나 정부 수준에서 다루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한국 측은 정책회의제도를 제의 하지만 제3국군이 증가됨에 따라 각각 별개의 사령부와의 협조는 어려우며 지휘 통일에 지장을 준다.'고 하였다. 장군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서울로 넘긴다면 여러 가지 여건상 미국 측의 요구대로 타협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목표는 같지만 방법에 있어서 견해 차이가 있는 것이니 서로 상대편의 의견을 듣고 토의하여 상호간의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도록 하자며, 먼저 '정책회의 제도'신설에 대한 견해를 논리적으로 펼쳤다. 장군의 설명을 듣고 미국 측 참석자들은 부정적인 자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제3국군 담당처장이며 미국 측 실무대표인 쿡크 대령의 반응은 여전히 회의적이었다. 그는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여 정책회의를 통해서 미군의 작전통제 하에 둔다는 조항을 삽입하자고 하는 한편, 정책회의에서는 3자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이 상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작전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물고 늘어졌다. 장군은 작전통제권을 위임하고 않고는 큰 문제가 아니고 상호신뢰와 협동정신이 전제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적극 설득시켜 나갔다. 다음번 회의에선 미국 측 실무대표가 쿡크 대령에서 미군사원조사령부 참모부장인 애비 장군으로 격상되었다. 장군은 "월남의 국민감정과 베트콩에 대한 월남의 입장은 배려할 줄 알면서 한국의 국내사정과 '美國의 庸兵'이라는 모략을 받아가며 참전하고 있는 한국군의 입장은 고려할 필요도 없다는 말인가!"라고 충고하자 회의장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앉고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애비 장군이 비밀 각서교환을 제기했다. 이렇게 한참동안 논쟁을 펼치고 있을 때 연락장교단장 이세호 장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단장은 그 동안의 상황을 묻고 나서 일이 잘 안 풀리면 자꾸 연기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적당히 양보해 버리고 빨리 일을 종결짓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 말은 지휘체제문제를 서울로 넘기도록 하고 합의된 사항만을 가지고 약정서를 교환하자는 뜻이었다. 장군은 지금까지 노력하였으니 좀더 설득해 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지 약 10분 후에 이세호 장군으로부터 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는 내일 떠나겠으니 이 장군이 남아서 처리하고 귀국하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10분 간격을 두고 연속하여 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본 미국 측은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쿡크 대령이 "지휘체제에 대한 것은 일단 수용하여 5항의 전항을 살리고 국제군사원조정책회의의 기능문제는 별도로 비밀협정에서 언급하자"고 하였다. 미국 측은 근본적으로 3자합의제도를 완강히 반대하는 입장에서 장군이 주장하는 국제군사원조정책회의 제도는 받아들이되 이 기구의 기능에 대해서만은 별도의 비밀약정에서 규정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들로서는 크게 양보한 것이었다. 그것은 주월한국군사령관이 미군지역사령관의 통제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월한군사령관과 월남군 총참모장으로 구성되는 상설기구의 일원으로서 한국군을 대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비 장군은 또 다시 "작전 통제문제는 별도로 비밀약정을 체결해 해결하기로 하자"고 제의하였다. 장군은 "비밀약정을 체결할 권한은 나에게 없으며 한국군 사령관의 권한을 제한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장군은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 미군 측의 결정권자인 웨스트모얼랜드 사령관과의 담판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우리 수준에서는 최선을 다 했으나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말대로 이제는 높은 수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합시다."라고 하자 애비 장군은 약간 당황하였으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양측 대표들은 다른 모든 문제 등은 원만하게 타협을 보았으면서도 지휘체제만은 해결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쉽게 여기면서 회의를 마친 것이 13시 20분이었다. 그로부터 약 5시간 후인 오후 7시에 웨스트모얼랜드 장군과의 면담이 이루어졌으며, 그 동안 장군의 일관된 주장의 진의를 연락장교단장인 이세호 장군과의 회담을 통하여 확인하고 한국 측의 안에 동의함으로써 장군의 초지가 관철될 수 있었다. 웨스트모얼랜드 장군은 한·미 양측 실무자들에게 "주윌 미군사령관과 주월한국군사령관은 독립된 존재이며 예속되어 있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이는 주월 미군사원조사령관과 월남군 총참모장의 경우와 같은 독립된 것임을 의미했다. 이리하여 주월한국군의 지휘체제는「대한민국정부로부터 파견된 한국군의 지휘권은 주윌한국군사령관에게 있으며, 한국군전투부대의 파병과 동시에 주월한국군에 대한 임무, 작전지역 및 통제체제 등에 대한 결정은 한·월·미군 대표간에 체결된 군사실무약정에 따라 국제군사원조정책회의에서 협의결정한다」라고 규정이 되었다.

이렇게 어렵게 구축한 지휘체계가 자칫 무산될 뻔했다. 주월한국군 초대 부사령관겸 참모장으로 부임, 사이공에 한국군사령부 지휘소를 설치한지 3일이 지난 '65년 10월 23일 저녁 늦게 작전참모로부터 '미군야전사령부 작전명령에 따라 한국군 해병여단의 제2대대(증강)의 임무를 변경한다는 것과 선발대가 이미 현 위치를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즉시 채명신 사령관에게 확인해 본 결과 사전협의가 없었다는 걸 알았다. 장군은 저녁 8시가 넘었으나 즉시 미군사령부 참모장 로슨 장군을 만나기로 하고 연락을 취했다. 그쪽에서 '오늘밤은 늦었으니 내일 아침 일찍 만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전갈이 왔다. 그러나 장군은 양해를 구하고 찾아 가서 "FFV가 채명신 사령관과 사전 협의도 없이 우리 해병여단에 대해서 작전명령을 내린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채 장군이 사령관으로 현지에 부임한지 며칠밖에 안 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각기 사령관을 보좌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우리의 부주의로 지휘관들 사이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력하게 시정을 촉구했다.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밤 11시가 넘었다. 장군은 작전참모에게 지시하여 'FFV가 주월 한국군사령관과 협의 없이 직접 작명을 하달한데 대해서 한국군사령부 부사령관은 MAC-V 참모장 로슨 장군을 방문하여 작전임무 부여 개통에 대한 문제를 협의하고 '워싱턴작전'을 취소토록 하였음. 귀 여단은 '워싱턴작전'을 본전 수령 즉시 중지하라', 라는 전문을 해병 여단장에게 발송케 했다. 이렇게 하여 FFV작전 명령을 취소하고, 다음날 채명신 사령관이 FFV로부터 '워싱턴작전'에 대한 협의를 거친 다음 해병 제2여단장에게 "워싱턴 작전을 승인한다"는 구두지시를 내렸다. 한국군전투부대 파견에 따른 한·미 실무약정은 이렇게 해서 일단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렇게 숱한 장애물을 제거해가며 구축해놓은 '3자정책회의'는 단순히 군작전상의 지휘권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동안의 '傭兵에 관한 논란거리'를 날려버리고 자주적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노도처럼 밀려오는 물류와의 전쟁(4代 철도청장)

1967년 10월 철도청장으로 부임해서 현황파악을 하고 보니 "한국의 교통은 현재 어느 수단을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능력부족상태(포화상태)에 놓여 있어 이를 적기에 보강하지 않는다면, 제2차5개년 계획의 집행을 크게 저해할 것으로 우려"라는 IBRD 교통조사단의 진단(1966.12) 처럼 노도처럼 밀려오는 물류와의 전쟁 해결이 시급한 과제였다. 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 '원활한 부속품 공급', '공작창의 정비 능력 향상', '직원의 사기 진작' 이렇게 3가지가 급선무였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들을 당장 집행할 예산이 없었다. 장군은 얼마 전 국감에서 철도의 능력 부족 등 철도의 실상을 파악해간 국회 교체위원들에게 예산을 전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설득, 마침내 비상 수단을 써 이미 국회에 상정된 예산을 수정하여 인건비와 경상비만 제외하고 물품비, 공사비 등 나머지 예산을 삭감할 수 있게 되었다. 철도청 예산 약 450억 중 20~30억원의 자금이 마련되었다. 이들 돈으로 부속품을 공급하고, 능률이 오를 수 있도록 현실에 맞게 근무 체제를 바꾸고,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업무촉진비를 주고, 무연탄산지의 중심인 철암에 가면 수송문제 때문에 거쳐해야 할 집이 없어 현장에서 잠을 자는 수 백명의 직원들을 위해 가족아파트와 독신자아파트를 건립해 주었다. 그리고 청장이 부임 때마다 단행되는 인사이동의 관례를 깨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절대 인사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직원들의 사기를 향상시켜 그들이 사명감을 갖고 뛸수 있는 토대 마련에 최선을 다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현황 보고, 철도근대화 건의

당장 발등에 떨어진 화급한 불덩어리를 끈 후 박 대통령에게 철도가 연내에 실행해야 할 몇 가지 사업을 보고했다. "우선 국회의 협조를 얻어 10%의 예산을 전용하여 긴급조치를 취한 것, 그리고 中央線을 C.T.C화와 일부 복선화하여 선로용량을 20회에서 34회선으로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수송능력이 부족한 영등포 ~ 대전간 A.B.S화하여 수송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열차운행의 안전도를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포화상태에 있는 영동선의 삼화와 묵호항간의 단구간을 복선화시켜 '묵호항'을 통해 연안수송을 증대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긴급 긴요한 철도시설과 장비를 기동성 있게 취득 및 개량할 수 있도록 50억원 한도 내에서 '철도기금법'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지금을 준전시체제라고 간주하시고 물동량을 철도에만 의존하지 말고 비상조치를 취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50km 미만은 자동차로 수송을 하게 하고, 연안도시의 석탄과 시멘트는 해상수송으로 돌리도록 해야 합니다. 수입물자의 도입도 소비지 근항에 입항토록 하여 이중수송을 하지 않도록 되어야 하겠습니다. 철도의 장비와 시설은 부족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부족하고 노후되고 낙후된 시설이 많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경제발전으로 수송수요가 증가할 것인데 이를 대비해서라도 철도의 근대화가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존 5개년계획의 수정을 계기로 철도의 근대화를 건의하오니 승인하여주십시오. 그리고 이를 집행하려면 차관을 들여올 수 있게 하여주십시오." 그 자리에서 바로 박 대통령은 기금법과 차관도입 문제를 해결해주도록 조치를 취해주셨다. 이렇게 장군은 대통령과의 직접 보고를 통해 산적하고 어려운 철도현안을 풀었는데, 거기에는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협조해 준 당시 박경원 교통부장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하였다.

재임 중 이룩했던 철도근대화사업들

1968년 11월 중앙선·태백선·영동선 등 총 38㎞의 전철화사업에 대한 유럽 혼성차관단인 50Cycle Group과 5,700만불의 차관협정을 성공시켰다. 대형 장비를 도입, 우리나라 최초로 조직적인 '보선작업 기계화시대'를 열었다. 1968. 10~ 1970. 2 경부·호남·중앙선 등 주요선에 ATS 장치화, 각 기관차와 정차장에 무선전화장치화 영등포역 ~ 서울역간 복선화, 용산북부에서 경원선을 입체적 분리화, 용산에 콘테이너 야드와 성북 화물센터를 건설하여 화물처리의 능률화와 유통구조 개선, 호남선 부분 복선화 등을 통해 철도근대화에 전기를 마련하였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력차 및 객화차 증강이고, 이를 위해 차관도입 때 있었던 일이다. 정부에서 2천만원도 얻어오기 힘들다고 했으나, 장군이 직접 IBRD 차관 5천5백만불을 도입하게 되었고, 또한 IBRD를 설득하여 원래 규정상 차관국에는 입찰자격이 부여받지 못하게 되어 있는 규정을 고쳐,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하여 객화차 구매분 약 2,800만불 상당의 차량생산까지 하는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無에서 有의 창조'로써 외화절약은 말할것도 없고, 점진적으로 각종의 철도차량의 국내 생산과 함께 수출의 터전까지 마련했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기계공업 육성의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하였다.

서울대학교건설종합본부장( 1970~ 1975)

박정희 대통령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의 부지 선정에 즈음하여 최문환 총장에게 1 페이지 분량의 친서를 보냈는데 그 중 2문장만을 인용해본다. "…보람있는 創業一也日 祖國의 進運을 가름하여 인류 문화의 발전에 공헌할 세계의 대학으로 지향하여 서울대학교는 오늘 새 터전에서 새로이 출발하게 된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종합건설 계획의 燦然한 과업이 뜻 있는 이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빛나게 이룩되기를 바랍니다." 이미 60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서울대학교종합계획이 수립되었지만, 무위로 끝나고 1968.4.15 대통령령에 의해 '서울대학교종합화 10개년계획'이 국가정책으로 결정되고 또「서울대학교 30년사」 425페이지에 "1970년 4월 前鐵道廳長이었던 豫備役 陸軍准將 李勳燮氏가 건설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建設本部는 經合계획의 제일선 建設임무를 담당하게 되었다."라고 적힌 바와 같이 이 사업의 제일선 추진체인 건설본부장으로 장군이 발탁되면서 본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만큼 건설본부장의 자리는 아무나 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철학을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고, 또 대학을 이해할 줄 알고, 기획성과 추진력이 있고, 돈을 만들 줄 알아야 했다. 관련 장관들과 대학 총장들이 여러 사람 추천이 되었으나 이 3박를 두루 갖춘 인물이 없던 차에 철도청장을 그만 둔지 5일도 안된 장군이 그 자리에 발탁되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본부장이 되어 가서보니 아카데믹플랜과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107만평의 부지에 약 10만평의 건축 및 시설에 대한 설계가 되고 건설공사를 시공할 수 있는데, 1960년부터 수차에 걸쳐 종합화계획은 수립된 바 있으나 대학발전의 기본이 되는 아카데믹플랜이 나와 있지 않았다. 2년을 허송세월 했던 것이고, 가용기간(10년)이 7년밖에 남지 않아 너무 촉박하였다. 장군은 총장, 기획위원장과 만나 기간 내에 캠퍼스 시설이 완료될 수 있도록 주요 사업 목표에 따라 준공일부터 '후보계획'을 설립하여 중간목표를 정하고 그 예정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협의를 하였다.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건설본부에서 발행한「서울대학교 종합캠퍼스 마스터플랜보고서」(1972. 1)에 나와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이 財源 마련이었다. 건설 재원의 대종이 학교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의 매각대금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학교시설과 위치적인 특성 때문에 공개처분만으로는 적기에 건설자금의 조달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장군은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학교의 처분대상 토지와 시설이 포함되는 서울시 재개발계획을 발전시켜 서울시 또는 주택공사 등 가급적 공익기관에서 수용 개발토록 계획을 세워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 이렇게 하여 이 문제는 국무총리실 직속 서울대학교종합화10개년계획추진위원회에서 적극 협조하게 되어 자금조달 역사 원활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 원조기관을 활용하여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전문가를 초빙하여 캠퍼스 설계를 의뢰하고 그 작업에 우리 관계 교직원 및 건설본부 요원들도 참여케 하여 마스터플랜 자체뿐만 아니라 캠퍼스 플랜에 관한 광범위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장래에 널리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관악의 명산과 잘 조화되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건설할 수 있게 되었다.

'기획위원회 특히 조직분과위원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장군의 노고에 대해선「서울 대학교 30년사」에 나오는 글로 대신한다. "서울대학교의 여러 단과 대학이 1975년 새학기를 맞이하여 관악캠퍼스로 이전 통합되었다는 사실은 크게 두 가지 대학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하나는 과거 30년 가까이 서울대학교는 기능적인 면에서 실질적으로 종합적 성격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인데, 이번에 관악캠퍼스로 옮겨 옴으로써 그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현재 세계적 규모로 진행 중에 있는 대학교육개혁운동과의 관계에서 본 서울대 개혁안이 지니는 선도적 의미라고 하겠다."

가족으로 宋京淑 여사와 碩燦·德燦·聖熙 ·英熙 2남2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