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Black Hole
온 인류가
그렇게 찾고 싶던 블랙홀을 찾았다.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태양보다 65억 배 무거운 M87 블랙홀을 잡았다.
반지 모양의 밝은 노란색 빛, 검정색 원형.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별의 시체들
그 구멍, Black hole에 갇힌
죽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살아나고
죽은 호킹박사의 체면이 살아났다.
해체되지 않는 초거대
사건의 지평면에서
빛조차 탈출할 수 없어 물리법칙이 없는 곳
모든 힘의 합이 제로가 되는 곳
강력한 중력은 시공간을 멈추고
분해된 원소는 혼돈의 악순환
빛의 고리가 휘어진 잔물결
망망대해의 그림자를 보았다
우주의 붉은 융단
수수께끼 속, 신의 놀이 같은
은하의 진화이야기
별들의 전쟁이야기
플러스만 존재하고
사라지지 않는 영원불멸
모든 천체가 붉은 빛
그 끝은 처녀의 몸부림인 것을
비어있는 영혼 채우듯
조건의 초월
신성의 질서로
창공에 점점 커지는 하늘의 시위
묵언수행중인 천체
인간이 사라진 후
천체운동은 계속되고
어느 순간
시간의 끝
10의 68승 년경 사라질 블랙홀
지구에서 잘났다고 큰소리치지 마라
바닷물조차 한 모금이 안 되는데.
애들아 문 열어라
블랙홀에 뛰어드는 것이야말로 우주에서 가장 멋지게 죽는 방법이다.*
온몸이 원자 단위로 분해돼 죽을 수 있는 곳이 블랙홀 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Neil Degrass Ty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