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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상무진공양구(面上無瞋供養具)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구리무진토묘향(口裏無嗔吐妙香)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심리무진시진실(心裏無嗔是眞實)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무염무구시진상(無染無垢是眞常)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문수동자게(文殊童子偈)'로 불리는 이 짧은 게송은 중국 당(唐)나라
화엄종의 무착스님이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님에게 들었다고 전해지는 것입니다.
비록 짧지만 일상의 마음과 몸가짐이 참다운 도(道)와 둘이 아니라는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의 가르침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 게송의 본문은 『宋高僧傳』 卷20, 唐 代州 五台山 華嚴寺 無着傳에 있으며,
번역은 일타 스님이 엮으신 '법공양문'에서 발췌했습니다.
무착(無着)스님이 문수보살의 영지(靈地)인 오대산을 참배하고
문수보살을 직접 만나 뵈려고 기도하는 중이었다.
하루는 범상치 않은 한 노인을 만났다.
무착 스님도 자신도 모르게 뒤따라 들어가 노인에게 인사를 드리자,
노인이 무착 스님에게 물었다.
"자네는 무엇 하러 오대산에 왔는가?"
"저는 문수보살을 친견하여 그 가호를 얻고자 해서 찾아왔습니다."
자네가 살던 절에는 대중이 얼마나 되고 어떻게 살아가는가?"
"삼백여 명의 대중이 경전도 읽고 계율을 익히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어떠한 지요?"
"전삼삼 후삼삼이요, 용과 뱀이 뒤섞여 있고 범부와 성인이 함께 산다네."
(前三三 後三三 龍蛇混雜 凡聖同居)
무착은 노인의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무착은 노인에게 하룻밤 쉬어가게 해줄 것을 청하였다.
"애착이 남아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머무를 수가 없다네."
노인은 이렇게 말하고는 동자를 불러 배웅하게 한 뒤에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미 어둑어둑해진 길가로 나와서 무착은 동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동자가 갑자기 큰 소리로 불렀다.
"무착아! 이절은 반야사(般若寺)라고 이니라."
동자가 말하며 가리키는 곳을 보니, 웅장했던 절은 어느 새 간 곳이 없었다.
사람과 절이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 허공에서 게송 한 구절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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