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2승90패 NL 동부 3위) : 총 6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 투자된 선트러스트파크가 문을 열었다. 다운타운 북서쪽 컴벌랜드에 자리잡은 선트러스트파크는 터너필드의 취약점이었던 접근성 문제를 완화했다. 관중 동원에 힘써야 할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필요 조건을 충족한 것. 다음은 관중들이 실제로 발걸음을 할 수 있도록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유망주들을 닥치는대로 끌어다모은 팜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다. 시즌 전 두 매체(베이스볼아메리카 mlb파이프라인)가 매긴 팜 랭킹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러자 어린 선수들의 안착을 도울 수 있는 선수들을 골랐다. 바톨로 콜론(1년 1250만) R A 디키(1년 800만) 하이메 가르시아(트레이드)를 선발진에 넣었다.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숀 로드리게스(2년 1100만)가 교통 사고로 왼 어깨 수술을 받게 되자 재빨리 브랜든 필립스를 트레이드 해오는 임기응변도 발휘했다. 조지아주가 고향인 타일러 플라워스는 남겨두고 백업 커트 스즈키(1년 150만)와 계약했다. 특별히 전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수는 없었지만, 새 구장이 개장하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시즌이었다.
선트러스트파크 서전은 양키스와 가진 시범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구장 첫 축포를 스리런 홈런으로 터뜨렸다(첫 삼진을 잡은 애틀랜타 투수는 바톨로 콜론으로, 희생양이 된 타자는 애런 저지였다). 이날 양키스를 8-5로 누른 애틀랜타는 희망찬 마음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홈 개막전을 치르기도 전에 원정 8연전을 2승6패로 마쳐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들었다. 4월15일 샌디에이고를 상대한 개장 첫 경기에서는 행크 애런이 시구자로 나섰으며, 바비 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필 니크로 등이 자리를 빛냈다. 애틀랜타는 1회말 엔더 인시아테가 첫 안타, 프레디 프리먼이 첫 장타(2루타) 닉 마카키스가 첫 타점을 나눠가졌다. 인시아테는 6회말 첫 홈런도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선발로 올라온 훌리오 테에란은 6이닝 2실점 호투로 역사에 남을 구장 첫 승리투수로 기록됐다(5-2).
샌디에이고 홈 4연전을 압도한 애틀랜타는 다음 상대로 워싱턴을 마주했다. 호기롭게 덤벼봤지만 되돌아온 것은 3연전 싹쓸이 패배였다. 애틀랜타가 다시 냉정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5월 중순에는 프리먼이 손목 골절을 당하면서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7월29일까지 지구 2위를 사수했지만, 어디 가서 말하기는 부끄러웠다(48승53패 .475). 반 2등이 전교에서는 100등이 넘어가는 수준의 하향 평준화. 남은 시즌 메츠, 마이애미와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는 동안 워싱턴은 수시로 합격했으며, 애틀랜타는 또 포스트시즌 재수를 하게 됐다.
애틀랜타는 6월에 월 5할 승률을 넘어섰을 뿐(.571) 7월(10승15패) 8월(11승17패) 9월/10월(13승17패)은 지는데 더 익숙했다. 한시즌 821실점은 1990년 821실점 이후 최다실점. 1990년은 애틀랜타가 지구 14연패 황금기에 돌입하기 바로 직전 시즌이다. 새 집도 내 집처럼 마냥 편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님이 주인 노릇을 했다(37승44패). 홈 평균 관중은 2013년 이후 첫 3만명을 돌파하긴 했다(3만929명). 그러나 총 관중 수를 살펴보면 최근 집계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새 구장을 건립한 곳은 14팀(애틀랜타 제외). 이들의 첫 해 관중 상승률은 평균 28.3%였는데, 올해 애틀랜타의 전체 관중 상승률은 이보다 떨어지는 24%였다(250만5252명).
Good : 프리먼은 8년 1억3500만 달러 계약의 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해부터 비싼 몸(2050만)이 된 프리먼은 개인 최고 시즌을 갈아치울 뻔 했다(.307 .403 .586 fwar 4.5). 5월18일까지 ops 1.209는 브라이스 하퍼(1.235)에 이은 메이저리그 2위. 같은 기간 홈런 페이스도 한시즌 최다홈런(34개)을 친 작년보다 훨씬 빨랐다(6→14개). 1999년 치퍼 존스 이후 첫 애틀랜타 MVP에 도전하는 듯 했지만, 5월18일 토론토전에서 그만 손목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몸맞는공).
약 6주간의 공백을 이겨내고 돌아온 프리먼은 놀라운 도전에 나섰다. 고등학교 졸업 후 맡아본 적이 없는 3루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프리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맷 애덤스 때문이었다. 애덤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이어가자(.271 .315 .543) 애틀랜타는 애덤스를 다른 팀에 보내지 않고 프리먼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로 인해 3루 수비 연습에 돌입한 프리먼은 복귀 후 16경기를 3루수로 뛰었다. 수비 범위는 평균 이하였지만 민첩한 타구 처리는 여느 3루수 못지 않았다(DRS +3). 프리먼은 남은 80경기에서 타격도 준수했다(.292 .375 .515 14홈런). 그러나 초반 맹렬했던 기세가 한 풀 꺾인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프리먼은 시즌 막판 "마치 젖은 신문지로 공을 치는 기분"이라며 손목 상태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밝혔다.
프리먼과 함께 타선을 이끈 엔더 인시아테는 5년 3053만 달러의 첫 번째 시즌. 애틀랜타의 안목이 정확했다는 것을 증명했다(.304 .350 .409). 인시아테는 21년만에 나온 팀 200안타 타자였으며(1996년 마키스 그리솜 207안타) 수비에서는 명장면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다. <스탯캐스트> 측정 포구 확률 0~25%의 5성급 수비를 가장 많이 해냈다(7회). 시즌이 끝난 뒤에는 골드글러브도 2년 연속 사수했다. 올해 애틀랜타 타선은 19홈런 트리오가 나왔다. 맷 켐프, 맷 애덤스와 더불어 커트 스즈키가 그 중 한 명. 애틀랜타가 큰 기대 없이 영입한 스즈키는 전혀 예상치 못한 파워를 뽐냈다. 2014-16년 1230타수 16홈런 타자가 올해는 276타수 19홈런을 쳤다. 홈런 하나당 걸린 14.5타수는 골드슈미트(15.5타수) 프리먼(15.7타수) 아레나도(16.4타수)를 능가한다. 스즈키는 방망이였다면, 타일러 플라워스는 포수 미트로 팀에 공헌했다. 플라워스는 프레이밍(RAA)에서 야스마니 그랜달(18.9)을 제치고 ML 1위에 올랐다(28.1). 8월에 올라온 아지 앨비스는 마지막 41경기를 .323 .396 .497로 마쳐 리드오프 적응력을 키웠다. 무엇보다 마이너리그 세 개 레벨을 주파한 로날드 아쿠나(19)는 <베이스볼아메리카> 올해의 마이너리거(139경기 .325 .374 .522 21홈런)와 애리조나 가을리그 MVP를 독차지했다(23경기 .325 .414 .639 7홈런).
애틀랜타 선발 평균자책점은 4.87에서 4.80으로 소폭 하락. 1년 전 한 명도 나오지 않은 10승 투수가 세 명이 나왔다(테에란 디키 폴티네비치). 마이크 폴티네비치(10승13패 4.79)는 7월1일 오클랜드 원정에서 8회까지 볼넷 네 개만을 내줬다. 노히터에 아웃카운트 세 개만을 남겨뒀는데, 9회 선두타자 맷 올슨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짐 존슨이 곧바로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 하면서 8이닝 1실점 승리에 만족. 애틀랜타 마지막 노히터 투수는 여전히 1994년 켄트 머커로 남아있다. 첫 술에 배가 부르진 않았지만 션 뉴컴(4승9패 4.32) 루카스 심스(3승6패 5.62) 루이스 고하라(1승3패 4.91) 맥스 프리드(1승1패 3.81) 같은 젊은 투수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Bad : 새로운 홈구장 적응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 작년보다 홈에서의 타격 성적이 조금 좋아지긴 했다. ops가 .704에서 .729로, 조정득점창조력은 87에서 90이 됐다. 이적생 스즈키(홈 ops .872)와 애덤스(.857) 그리고 필립스(.825)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홈구장 평균보다는 나쁜 성적이었다(ops .769, wRC+ 101). 홈 ops는 메이저리그 25위, 조정득점창조력은 29위에 불과했다. 참고로 선트러스트파크 25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 타자는 브라이스 하퍼였다(.455 .520 .909). 애틀랜타 타자로는 프리먼이 .316 .415 .560(229타석)을 기록하면서, 훌륭한 타자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투수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홈 평균자책점이 4.39에서 4.82로 더 나빠졌으며, 9이닝 피홈런은 0.95에서 1.18개로 늘어났다. 피안타율(.260)은 리그 두 번째로 높았는데,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는 콜로라도만이 애틀랜타보다 좋지 않았다(.269). 구장 첫 승리투수가 됐지만, 테에란(사진)과 선트러스트파크의 궁합은 상극이었다. 원정 15경기 8승3패 3.14를 기록한 테에란은, 홈 17경기에서는 3승10패 5.86으로 부진했다. 터너필드 통산 성적(70경기 24승16패 3.02)을 감안하면 찝찝한 변화. 애틀랜타는 테에란을 중심으로 마운드 세대 교체를 하고 있는데, 만약 내년에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마지막 홈 8경기 2승4패 3.42).
베테랑들도 본보기가 되지 못했다. 디키(42)가 그나마 몸값을 한 반면(10승10패 4.26) 디키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콜론(44)은 당황스러운 헛기침을 하게 했다(2승8패 8.14). 7월에 방출된 이후 미네소타로 가서 좀더 나은 활약을 했다(5승6패 5.18). 짐 존슨(34)은 22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마무리에 어울리지 않았다(5.56). 아롤디스 비스카이노(14세이브 2.83)가 안착한 것이 더 큰 참사를 막았다. 켐프(32)는 백 번 양보해서 공격은 참고 볼 만했다(.276 .318 .463). 하지만 좌익수 수비는 지명타자가 없는 내셔널리그 제도를 원망스럽게 만들었다(DRS -17). 내셔널리그에서 켐프보다 승리 기여도(-0.5)가 낮은 타자는 토미 조셉(-1.1)밖에 없다(450타석).
타선에서 기대를 저버린 타자는 댄스비 스완슨이다. 2015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으로, 애틀랜타가 그해 12월 셸비 밀러를 주고 받아왔다(애리조나는 인시아테까지 얹어 줬다). 지난해 38경기 .302 .361 .442로 눈길을 끈 스완슨은 129타수에 들어서 올해도 신인 자격을 유지했다(신인 자격 130타수). 이로 인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는데, 정작 본무대에서는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도 못했다. 패스트볼 대처가 미흡했지만(타율 .242) 슬라이더/커브 같은 브레이킹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188). 실책 20개는 올랜도 아르시아(밀워키)와 더불어 리그 최다. 디펜시브런세이브(DRS) -7은 10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격수 중 최하위였다.
전망 : 진짜 심각한 사건은 시즌이 끝나고 터졌다. 애틀랜타는 10월초 존 코포렐라가 돌연 단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을 하게 된 배경은 충격적이었다. 국제 아마추어 시장을 활발히 누린 애틀랜타가 사무국의 눈을 피해 불법으로 유망주를 모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사무국은 즉각 조사에 나섰다. 애틀랜타가 규정을 위반한 시기는 2015-17년. 애틀랜타는 2015-16년 국제 아마추어 선수 5명에게 기존에 합의한 계약금보다 더 낮은 금액을 줬다. 이듬해 한 선수당 계약금 30만 달러로 제한되는 징계를 피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래서 2016-17년 잡은 선수들이 최고 유망주로 불리는 케빈 마이탄(425만)을 포함한 9명이었다(마이탄은 미겔 카브레라, 미겔 사노와 비교).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애틀랜타는 2019-20년에 나오는 유망주 로버트 파우손 영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그의 에이전트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도 적발됐다.
사무국은 장고 끝에 강력한 처벌을 내렸다. 2016-17년 계약했던 마이탄을 비롯한 9명의 선수, 또한 부당한 방법으로 선수를 묶어서 사들인 '패키지 계약'에 연루된 3명, 그리고 사무국이 계약 승인을 하지 않은 배지환까지 총 13명의 선수가 FA로 풀렸다. 향후 국제 아마추어 계약도 제한했다. 당장 내년인 2018-19년에 30만 달러를 넘길 수 없으며, 2019-20년은 1만 달러로 확 쪼그라든다. 2020-21년에도 쓸 수 있는 금액이 절반으로 깎인다. 사무국은 애틀랜타가 보유한 내년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도 박탈했다.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 코포렐라는 죄질이 아주 나쁘다는 이유로 야구계에서 영구추방을 당했고, 코포렐라를 보좌한 고든 블레이클리는 1년 직무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사무국은 사장직을 사임한 존 하트에게는 그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이를 본 피터 개몬스 대기자는 "그럼 코포렐라가 이 모든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한 구단 경영진은 누군가"라고 꼬집었다. 결국 이 또한 일종의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한편 FA로 풀린 13명은 다음달 6일부터 내년 1월16일까지 나머지 29팀과 계약할 수 있다. <베이스볼아메리카>가 매긴 유망주 순위에 따르면 1위는 마이탄, 배지환은 5위에 올랐다.
거대한 태풍이 휩쓸고 간 곳에 알렉스 앤소폴로스가 신임 단장으로 부임했다. 명석한 두뇌를 지닌 앤소폴로스는 오마 미나야, J P 리치아디, 앤드류 프리드먼 같은 인물들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토론토 단장 시절 다양한 트레이드를 해냈는데, 조시 도널슨 영입은 단연 백미였다. 앤소폴로스는 현재 애틀랜타에게 딱 필요한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성공을 거두겠다"는 말을 했다. 선트러스트파크 시대가 출발하자마자 수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과연 애틀랜타는 오늘날의 고난을 극복하고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으로 받은 징계 여파는 당장이 아닌 서서히 스며든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그 대비는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야수 fwar 순위
4.5 - 프레디 프리먼
3.0 - 엔더 인시아테
2.7 - 커트 스즈키
2.5 - 타일러 플라워스
1.9 - 아지 앨비스
1.6 - 브랜든 필립스
1.3 - 맷 애덤스
1.2 - 요한 카마고
0.9 - 닉 마카키스
투수 fwar 순위
1.8 - 마이크 폴티네비치
1.6 - R A 디키
1.5 - 하이메 가르시아
1.3 - 션 뉴컴
1.1 - 훌리오 테에란
1.0 - 루이스 고하라
0.7 - 아롤디스 비스카이노
0.7 - 샘 프리먼
0.6 - A J 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