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관 경험담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12192720 정현빈
직관 경험담을 쓰려니 떠오르는 사건이 거의 없다. 나는 조금이라도 계획을 세우면서 살아왔고, 계획적으로 살아가도록 교육을 받았고, 합리 모델에 따라 성장해왔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 홍영일 교수님의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수업을 들으면서 직관적으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직관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관적으로 살아본 경험이 있을 지 계속 생각해봤는데 떠오르는 건 작년에 1학년 1학기 종강 후 대학 동기들과 함께 간 오사카 여행이다. 나는 여행을 갈 때 주요 관광지, 랜드마크는 꼭 가야했고 그 지역에서 흔히 말하는 핫플레이스는 다 가고 싶어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일정은 빡빡해졌고 그 일정을 소화하기란 사실상 어려울 정도의 양이었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출발해야 하고, 그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몇 번 버스를 타야 하면 도보로는 어떻게 가야 하는 지 등등 아주 세세한 계획을 세우는 편이었다. 물론 이 계획이 지켜진 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리고 계획을 다 실행하지 못하면 여행을 다녀와서 약간의 억울함과 허탈함이 들었다. 기준이 너무 높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오사카 여행은 그날 바로바로 하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진짜 힐링을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떠났기에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계획이라곤 비행기 표, 숙소 단 둘 뿐이었다. 환전은 정해진 양만 했지만 계획이 없었기에 아주 넉넉히 하고 갔다.
종강을 하고 한 삼일 후에 떠났고 심지어 그 전 주말에는 교육학과 동기들과 엠티도 다녀 왔다. 그만큼 여행 계획에 대한 부담감이나 어떠한 불안함도 없었다. 오히려 직관적으로,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이 처음이라 기대되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에 가면 꼭 가야 한다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라던지 그런 곳에 얽메이기보다 우리는 우리가 먹고 싶은 규카츠, 아니면 지나가다가 보이는 예쁜 카페에 들어가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나오는 맛집이 아니라 길을 걷다가 예쁜 곳, 마음에 드는 곳을 위주로 돌아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그 결과가 혹시 맛이 없더라도 우리는 즐거웠다. 만약 인터넷을 뒤져서 맛집을 갔더라면 그 블로거를 욕하거나 더 열이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고 그 선택의 책임은 우리가 지는 것이기에 오히려 더 만족도가 높았던 기억이 난다.
이 오사카 여행을 통해서 이후의 여행은 주로 계획을 거의 세우고 가지 않는 편으로 변했다. 그 이후로 오히려 여행을 더 잘 즐기고 오는 기분이다. 합리모델에 얽매여 살아가고, 계획을 세우지 않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이라 몰아세우는 사회인데 이런 사회가 어서 변화하여 직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번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나도 여전히 계획에 묻혀 사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 수업이 나에겐 직관적인 삶을 선물해준 아주 소중한 수업이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교수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나의 직관 경험담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