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6막49장 (6부)
4월초순경 나주를 가게 되면 하얀꽃이 만발한 것을 보게 된다.
모르는 이는 벚꽃으로 오해할수도 있으나 벚나무처럼 크지도 않은 사람키만한 나무에 하얀꽃들이 뭉개뭉개 피어난 것이다.
나는 너무나 색다른 광경에 혼이 빠질시 문뜩 나주지역에 무슨 봄꽃 축제라도 여는줄 알았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배나무들이 꽃이 만개하여
서로 자태를 뽑내는 것은 처녀 총각이 혼례를 치르기위해 꽃단장을 하듯 ,배꽃들도 수정을 하기 위해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고 ,더욱이 불가할때는 인공수정을 해야 배가 열매를 맺은다니 가히 만물중에 만물이로세.
나는 벚꽃에서 느껴볼수 없는 아기 자기한 배꽃에 매료되여 본다.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분홍빛 색을 띠나 배꽃은 매화꽃과 같이 백의민족의 상징인 백색을 띠며 지나가는 이의 눈을 홀리고 만다.
어찌 쳐다보리오.
따스한 봄햇살아래 처녀 총각처럼 꽃단장 곱게 하고 하얀 적삼저고리를 입고 교만한 자태로 모든이들을 유혹하니 어느 누가 그들을 뿌리치리오.
나는 우연히 나주를 지나다 하얀꽃에 매료되 아내를 데리고 사진촬영 삼매경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아!
뺨에는 하얀분을 바르고 입술에는 연지를 찍어대고
양반다리 한채 처녀 총각 혼례 치루기 바쁘구나.
나주는 4월 초순경이 되면
온 대지가 하얀색으로 변하고 나주시 전체가 한바탕 잔치집으로 변하고 혼례식 뒷풀이로 나주시 전체가 들썩 거리고 나니
그해 가을 풍성한 나주배들이 보름달아래 곱게 자태를 뽑내며 드리운다.
어찌 4월초 나주배꽃은 황진이처럼 가야금을 켜고장구를 치며 한바탕 양반들 환갑잔치처럼 들썩이게 하니 어느누가 어깨춤을 마다하리오.
나주배꽃.
그들은 봄꽃중에 생명력에 입김을 불어넣는 마녀의 마술처럼 신비롭기만 하다.
그리고 아내와 나는 그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축하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