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름다워라.'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은 영화를 통해 맨 먼저 알려진 팝의 고전이다. 윌리엄 홀든과 제니퍼 존스가 주연을 맡고 헨리 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동명의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흘러나왔다. 영화는 1952년 출판돼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한 수인Han Suyin의 자전적 소설 <A Many-Splendoured Thing>을 바탕으로 한 작품. 1955년 개봉한 이 영화는 국내에선 일본에서 붙인 그대로인 <모정慕情>*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은 이 영화의 테마곡이었다. 영화의 OST는 1930년대부터 100여 곡 이상의 히트곡을 배출했던 유명한 작곡가 새미 패인Sammy Fain이 맡아 그해 아카데미에서 '베스트 오리지널 송'을 수상했다. 영화 덕분에 유명해진 이 노래는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 프랭크 시나트라, 냇 킹 콜, 배리 매닐로, 잉글버트 험퍼딩크Engelbert Humperdinck 같은 유명 가수들도 즐겨 불렀다. 닐 세다카와 코니 프란시스는 이탈리아어 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패티 김 등 많은 가수들이 불렀다. 이 곡은 이후 1967년부터 1973년까지 앞서 말한 영화를 토대로 만든 같은 제목의 TV연속극에서 주제가로 쓰이기도 했다.
이 곡의 베스트셀러는 뭐니 뭐니 해도 미국의 남성사중창단 포 에이시스Four Aces가 부른 버전이다. 원래는 영화를 위해 연주곡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폴 프랜시스 웹스터Paul Francis Webster의 시적인 가사에 Four Aces의 보컬이 합쳐졌고 잭 플레이스The Jack Pleis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뒤를 받쳤다. 데카 레코드에서 나온 이 레코딩은 1955년 10월 8일 빌보드 정상을 차지했다. 이 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은, 말하자면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영화 주제곡인 것. 영국에서도 2위까지 올랐다. Four Aces 버전은 나중에 1989년 영화 <Cookie>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골드 레코드를 획득했다. 어쨌든 Four Aces 버전은 목소리로 부른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의 오리지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영화 <모정>은 옛날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손에 꼽히는 명작이다. 한국전쟁과 관련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랑의 이야기가 가슴을 저민다. 남자가 그녀를 찾아갔을 때 발견한 건 목을 매단 채 죽어 있는 그녀의 싸늘한 시신이었다. 그 후에 남자는 자기가 만드는 담배에 'MARLBORO'란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MARLBORO는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사랑을 기억한다)' 의 약자다. 여주인공의 친척 역할로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의 아들인 한국계 배우 필립 안이 출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