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자 대표인사

퇴 임 사
사랑하는 사우 동료 여러분!
작금의 사태로 마음 상하고 또한 분주한 가운데서도 이렇게 성대하게 정년퇴임식을 마련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삶을 바쳤던 정든 KBS를 떠납니다. 정년이란 그 용어가 전설로 남아있을 법한 분위기 속에서 정년퇴직을 하게 됨에 개인적으로는 무척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후배들에게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후배동료 여러분!
용서란 큰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큰 용기와 사랑으로 떠나가는 선배들의 허물과 부족함을 덮어주시고 그때 그 선배와 같이 일하면서 재밋고 보람되었던 일들만을 기억해 주시면 합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KBS에 입사하여 30여 성상의 세월 속에서 우리의 전부였던 그 직장! 그 KBS를 이제 떠나려합니다. 형극의 날도 있었지만 우리들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는 재원관리국장 재임 이후 지난 5년 가까운 세월동안 회사를 위해 일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유리된 마음으로 한동안 갈등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혹시나 후배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회사의 어려운 경영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즈음 나에게 다가온 한권의 책이 있었습니다, “퇴직을 즐기는 1001가지 방법”이란 책이었습니다. 퇴직생활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안내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은퇴는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도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 했습니다, 이웃과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관련 자격증도 몇 개 취득했습니다.
사랑하는 퇴직동기 여러분!
실패한 사람보다 꿈을 잃은 사람이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제 자유로운 시간, 얽메이지 않는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시겠습니까,
퇴직동기 여러분! 희망으로 꿈을 다시 세웁시다. 졸업이 새로운 출발점인 것처럼 정년은 우리에게 다시 찾아온 새로운 기회인 것입니다.
우리의 가는 길이 황량한 사막일수도 있습니다. 척박한 광야일수도 있습니다. 또한 찾아간 오아시스가 마라의 쓴 우물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만 있다면 마라의 쓴 우물이 단물이 되고 시원한 생수의 강을 만들어 마실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퇴직자 가족여러분!
우리 퇴직자들이 그동안 직장을 핑계로 가정에 소홀했던 부분들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진정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이런 영광스런 정년퇴임의 자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인생의 반려자로, 동역자로, 곁에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가족여러분이 되어 주시길 소원합니다.
사랑하는 후배동료 여러분!
내일을 내다보기 힘든 방송환경 속에서 후배들을 던져놓고 도망가는 심정으로 저희는 떠나갑니다,
이제 저희들은 그동안 청춘을 불살랐던 정든 KBS를 떠납니다. 함께했던 추억들을 가슴깊이 새기며 떠나려고 합니다. 후배들의 패기와 열정을 믿고 KBS를 떠나려고 합니다.
새로운 하프타임의 출발점에 선 우리들에게 후배 여러분들의 따뜻한 눈빛이라도 한번 보내주시고 혹시 생각날 때 전화 한통이라도 해 주시면 선배로서 더 없는 기쁨이 되리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사우동료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축복 있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KBS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 6 20
퇴직사원 대표 박삼봉 드립니다.



첫댓글 하난님의 하나님의은혜와 인도하심으로 34년간 몸담고있던회사를 정년퇴임하게됨을 감사드립니다 할렐루야--
정년퇴임한지 꼭10년이 되었네요 황우섭후배가 정년을하고 카스에 올린것을 보고 옛생각이 나서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