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아시나요? 정답은 '군대에 간다!' 입니다. 특히 군(軍) 성당에서 나눠주는 초코○이는 정말 끝내줍니다. 거기에 달짝지근한 믹스 커피 한 잔 곁들이면 절(불교)에서 주는 샌드위치와 콜라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빵이라도 억지로 먹는다면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아무리 흔한 빵이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는다면 꿀맛이겠지요. 군 성당에서 먹는 초코파이가 바로 그런 꿀맛이었습니다.
성당에서 주는 단맛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을 때쯤 절에서 샌드위치 대신 햄버거를 준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마침 식당에서 옆 중대 신학생을 만났고 우리는 심각하게 논의했습니다. "그래, 일부러 다른 종교를 체험하기도 하잖아" 그날 우리는 성당이 아니라 법당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며 이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하루종일 갈등했습니다. 예수님이냐 부처님이냐, 신분미이냐 법사님이냐...... 사실 초코파이냐 햄버거냐 였죠.
그날 저녁 종교 활동 시간에 그 신학생과 저는 성당 입구에서 성수를 찍다가 만났습니다. 그러고는 서로 씨익 웃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라고요. 그날 군종 신부님의 졸린 강론을 들으면서도 뿌듯했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예수님께서 이토록 다 내어주시는데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 6,68).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은 함께 먹는 빵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 많이 가지는 방법을 가르치겠지만, 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나누는 법을 가르치십니다. 혹시 지금도 냉장고 안에 언제 넣어뒀는지도 모를 많은 비닐봉지가 있지는 않나요? 더 쌓아두지 마시고 나눕시다. 새로 시작되는 한 주, 넉넉헤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써 더 넉넉해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