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 집 짓는데 겨우 50만 원 들었다ㅣ계곡 물 걸러먹고 하루 한 끼 먹는다는 그가 6년 전 도시에서 가진 것들을 다 버리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이유ㅣ한국기행ㅣ#골라듄다큐
오래 전 산 속에서 살 때 생각이 납니다. 첫 영상을 보니 아마도 화전민 터 같습니다.
화전민들이 살던 터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살지 않은지는 그리 오래 되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산지 3~4년만 넘어가도 주변은 온통 풀로 뒤덮이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영상에 나오는 분이 주변 땅에서 농사 짓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영상에 나오는 사람의 삶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이들은 영상 속 남자처럼 살아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정말로 영상 속 남자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자기의 생명을 걸 정도의 용기가 있어야만 합니다. 영상에서야 고생한 것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을 테니.. 그리고 영상 속 남자는 자기가 겪은 것을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고요. 당연한 겁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들이니까요.
그리고 영상 속 남자 이름이 한동안씨라고 하는데 한동안씨 같은 사람이 진짜 수행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스님들을 만나보고 자칭 수행자라고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진짜 수행을 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수행이란 뭐랄까.. 방편을 행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때로는 방편을 하기 위해서 한세월 보내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한동안씨는 산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날마다 올라오는 욕망을 버리고 하루하루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 아마도 한동안씨는 빌 게이츠도 부럽지 않아할 것 같습니다. 욕망이란 그런 거거든요. 욕망 자체가 지옥인 겁니다. 잘 살고자하는 욕망이 없다면 현재에 만족할 것이고 그렇다면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생각은 잠잠하게 가라앉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이치를 몰라서 계속 치성하게 생각을 일으키면서 괴롭다고 아우성인 겁니다. 말하자면 자기가 자기의 삶을 지옥으로 몰고 있으면서 괴롭다고 힘들다고 아우성인 거죠.
라마나 마하르쉬는 어떤 방문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대는 그대 자신도 모르게 이 생에 태어났다. 신이 그대를 삶이라는 기차에 태웠다. 그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도 삶이라는 기차는 종착지에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간다. 그런데 왜 그대는 삶이라는 기차에 타고서는 계속해서 짐을 지고 있는가? 이제 그만 짐을 기차 바닥에 내려 놓으라.."
평생 살 집 짓는데 겨우 50만 원 들었다ㅣ계곡 물 걸러먹고 하루 한 끼 먹는다는 그가 6년 전 도시에서 가진 것들을 다 버리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이유ㅣ한국기행ㅣ#골라듄다큐
2024. 7. 27.
※ 이 영상은 2017년 3월 9일에 방송된 <한국기행 - 내 맘대로 산다 4부 시끌벅적 산중일기>의 일부입니다.
“나의 오랜 로망을 실행에 옮기자. 그래서 왔죠. 싹 다 버리고.”
‘자발적 가난’과 ‘우아하게 욕망하기’를 쫓아 강원도 화천 두메산골로 들어온 남자가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지만 모든 것이 살아 충만한 산중의 하루.
직접 흙집을 짓고 혼자 살고 있는 한동안 씨는 매일 아침 ‘삭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마음에 낀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서다. 방을 닦을 때도 아궁이에 불을 넣을 때도 그런 마음으로 ‘수행’을 한다.
방 한 칸, 1일 1식.
소박한 삶이지만 문을 나서면 마주하는 자연에 모든 계절이 풍요롭다. 가끔 멀리서 찾아오는 벗들이 있어 외롭지도 않다. 돈을 좇고 세상을 좇고 살았던 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는 한동안 씨. 이 남자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