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려라(빌 3:13)
2023년 1월 1일 주일로부터 12월 31일 주일까지 온전하게 한 해가 지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어떤 한 해를 보내셨습니까? 분주함과 고달픔 가운데 삶의 무게를 견디며 지나는 동안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지금까지 도우시고 인도하심을 고백하는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바다교회 가족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2023년 첫날 1월 1일 ‘부름의 상’이란 말씀을 오늘의 동일한 본문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푯대를 향한 하나님의 부름의 상을 소망하며 달려가자고 다짐하고 기도했던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해를 되돌아보면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한자로 선정한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를 통해서 ‘의로움’을 찾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면서 성장과 발전하는 소망의 결실을 맺어야 하는데 우리의 삶은 다양한 도전과 장애물들로 점점 팍팍해지고 있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름의 상을 향한 우리의 달음박질을 돌아봅니다. 가정과 직장, 학교에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얼마나 깨닫고 순종하셨습니까? 일등만을 기억하는 사회이지만 일등만 생존하는 것은 아니듯이 믿음의 달음박질에서 일등은 아니어도 하나님의 뜻을 위해 몸부림치며 달려온 우리의 발걸음을 격려합시다.
소소한 삶의 발걸음을 돌아보면 격려를 기대하고 가운데 사도 바울은 ‘부름의 상’을 받기 위해서 먼저 열심히 달려온 그의 걸음을 먼저 ‘잊어버리는’ 믿음의 결단을 보여줍니다. 인생 노년기에 로마 감옥에서 기록한 빌립보서에서 그는 자신의 삶의 행적을 짧게 소개합니다. 스스로 베냐민 지파이며, 히브리인이고, 바리새인였음을 밣혔지만(5절)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필요했던 조건과 자격들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겼습니다(7절).
사람들은 자신의 스펙, 경험, 지식에서 힘을, 의로움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배설물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8절). 오히려 그는 그리스도와 그의 부활의 권능에 참여하고자 고난과 죽으심을 본받는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10절).
초대 교회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위해 고난과 죽음을 기꺼이 마주해야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물론 이런 성경의 인물처럼은 아니지만 오늘날의 목회자에게도 그들의 겸손과 고난의 길을 투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질타가 목사들에게 집중되는 이유는 세속적인 목사들이 그들의 업적과 위업으로 돈과 명예를 쫓는 부끄러운 일들을 서슴치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 안에서도 천박한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물질적인 성공만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가 이룬 업적(한 일 13절)을 잊어버리고자 합니다. 바울은 기꺼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과 죽음에 참여하며 초대 교회의 위대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소위 성공했다는 목회자는 교회와 성도를 위하여 놀랄만한 열매를 맺기도 했습니다.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에게는 겸손한 섬김과 시간과 물질의 헌신이 남아 있습니다. 믿음의 수고와 헌신이 충분히 격려받으며 칭찬받을만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스스로 얻었다 함도 아니고 이루었다 함도 아니다(12절)’을 고백합니다. 오히려 되돌아보면 ‘한 일은 잊어버린다(13절)’고 선언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부인하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눅 9:23)’고 말씀하셨습니다. 2023년 분주함과 고달픔 가운데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우리의 삶을 일구었습니다. 성공이었든 실패이었든 이제는 뒤에 있는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다시 우리에게 주어진 믿음의 길을 달려갈 바다교회 믿음의 가족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