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세..
소[마음]을 찾아 길을 떠나세..
아침 6:15분
벌써 해가 떴나?.
아니, 올 들어 제일 크고 밝은 달이라는 헌터 문이 온 누리를 감싸고 있다.
축복은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자가 받는다.^^
아침 일찌감치 미네와스카 산에 오르려
이른 아침 6:20분 집을 나선다
여전히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여운과 흥분을 이곳에서도 느끼면서..
유서는 어느 밤 이미 써 두었다 /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한강 작가님이 쏘아 올린 불꽃은 한동안 우리 영혼을 흔들 것처럼 보여 또 감사를 보낸다.()^^.
오전 7시 하얀돌 다리를 넘어가니 조 다리를 건너가는 95번 도로 차 혼잡은 이미 시작되고 있어..
팰 파크웨이로 가려던 계획은 얼릉 포기하고
87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 타판 지 다리를 건너 내처 달린다.
계획을 세웠다 포기하고 또 조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우리가 세운 계획은 수많은 나뭇가지처럼 많은데.. 그것도 어디선가 나무처럼 자라고 있을까?.
87번 도로 달리는 차 밖 경관은 아직 덜든 단풍일 뿐 아니라
추워진 날씨에 생기 넘치는 단풍 대신 후리죽죽한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짝님이 "올 가을 단풍은 아니올세다네요"
아직 미네와스카 단풍을 본 것은 아니지만 뻔하다는 실망을 비춘다
두 시간 이상을 드라이브를 하고 한국에서 오신 스님을 모시고 가는 단풍 구경을 포함한 트래킹 trekking인데
시시한 단풍이라면 스타일 구기는 게 아닌가
어떤 모습의 단풍이든 내 탓이 아니지만 시시한 단풍이라면 내가 그런 것인 양 미세한 진저리를 일으켰다.
길은 뻥 뚫려 시원하게 달리니
며칠 전 하양산 가던 답답했던 하이웨이가 떠오른다.
자연은 인자하지 않은 만큼.. 세상은 결코 고른 공평을 주지 않는다.
오늘 미네스카 산은
아침 조바심 내던 은근한 걱정과는 달리.. 기대했던 대로 한껏 단풍을 뽐내고 있었다.^^ ㅎㅎㅎ
스님과 걷는 것을 즐기려 약간은 긴 트래킹을 택했다.^^..
스님과 함께 있으면.. "저기 스님과 세 사람이 있네" 하듯.. 스님은 일반 사람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취급하는 게 세상이다.
그렇듯 다르게 보는 세상은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가까이에서 지내다 보면 절로 느낀다.
부처님께서는
지혜롭게 하라셨는데..
착하게 사는 게 지혜로이 사는 거지요.^^.
지혜와 착함은 그 나무와 꽃의 관계인가..
산길 따라 에이 오스팅 호수까지 한 시간 반을 걷다 보니..
약간의 다리 통증이 느껴진다. 이제 반 왔으니 돌아가는 길이 반이다.
저녁 약속이 있는 청정화 보살님을 생각해서라도 여기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단풍이 잘 들고 못 드는 것..
오늘 날씨가 좋아 멋진 단풍을 볼 수 있다는 것..
좋은 분들과 함께 파아란 하늘과 단풍 진 숲속을 걸을 수 있다는 것..
어느 하나 멋진 인연이 없으면 얻기 힘든 일들이 아닌지..
늘 감사하라는 선지식 말씀을 새삼 음미한다.
네 시간 남짓 걸으니..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인생이란.. 다시 돌아오려고 그렇게 한많은 삶을 사는 게 아닌지..
산 정상에 있는 방문 센터에서 잠시 휴식하고..
준비해 간 김밥에 커피 등을 마시며
점심을 즐기니..
신선이 강림했구나! ㅎㅎㅎ
오늘 함께한 마음이 따뜻하고 정다운 님들에게
푸르른 감사를 손 모아 드립니다.()^^.
길을 떠나세
사는 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가을 하늘 단풍!..
이라 답하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