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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그 어떤 것도 내 삶을 짐스럽게 할 수 없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지니아 울프, 에밀리 디킨슨까지
열세 명의 작가들이 혼자만의 시간에서 발견한
오직 나 하나로 충분해지는 법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촘촘히 연결된 세상에서, 어느 때보다도 가장 큰 고립을 경험하고 있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는 없던 일이 되지 않을 일상화된 거리두기 속에서, SNS와 유튜브를 표류하며 타인의 삶을 훔쳐보면서 우리는 끝없이 혼자라고, 외롭다고 느낀다. 시인 메리앤 무어는 외로움을 ‘고독’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는 무엇일까. 스스로 자신 안에 무한한 세계를 품고 있는 존재라는 점을 자각하고, 혼자서도 완전한 충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고독의 기술’을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
바로 그 해답이 될 이 책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는 ‘고독’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시, 에세이, 단편소설 등을 한 권에 모은 앤솔러지다. 영국을 대표하는 맥밀란 출판사의 기획으로 탄생한 이 특별한 책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지니아 울프, 에드거 앨런 포, 에밀리 디킨슨 등 16세기부터 20세기에 걸친 세계적인 거장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독을 이야기한다. 고독을 견디고 즐기고 만끽하며, 때론 예술의 자양분으로 삼고, 때론 고독 그 자체를 쟁취하려 분투했던 열세 명의 작가들의 빛나는 고독의 문장들을 만나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어떤 고독은 정말로 외롭지 않다는 것을.
목차
엮은이 서문
호수가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
우리에게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합니다
―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그는 읽히기를 거부하는 책이다
― 에드거 앨런 포 〈군중 속의 사람〉
영혼이 머무는 극적이자 사적인 공간
― 에밀리 디킨슨 〈고독의 공간이 있다〉
남을 위해서는 이제껏 충분히 살았으니
― 미셸 드 몽테뉴 〈고독에 대하여〉
몸을 동그랗게 말고 평화롭게 잠들 것이다
―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뉴잉글랜드 수녀〉
고독은 거리가 아니라 시간으로 세는 것
― 앨리스 메이넬 〈고독〉
상상 속 은신처로 날아가는 일
― 장 자크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누구나 평생 짊어져야 하는 고독이 있습니다
―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 〈자아의 고독〉
의심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르네 데카르트 〈의심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알려지지 않은 채로 살게 하소서
― 알렉산더 포프 〈고독의 노래〉
자기 안의 빛을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
― 랠프 월도 에머슨 〈자기 신뢰〉
군중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 새뮤얼 존슨 〈바람직하지 않은 고독〉
옮긴이 후기
이 책에 실린 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4명)
저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년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자신을 ‘신비주의자, 초절주의자, 자연철학자’로 묘사한 소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단순하고 금욕적인 삶에 대한 선호, 사회와 정부에 대한 개인의 저항 정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로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형과 함께 사립학교를 열어 잠시 교사 생활을 한 뒤 목수, 석공, 조경, 토지측량, 강연에 이르기까지 시간제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산책하고 독서하고 글 쓰는 데 할애하며 보냈다. 그리고 저명한 문필가이자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집에서 머무르며 가정 교사 생활도 하고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면서 지냈다. 그러다가 1845년 3월부터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기 시작하여, 같은 해 7월부터 1847년 9월까지 그곳에서 홀로 지냈다. '숲속의 생활'(Life in the Woods)이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 『월든』(Walden)은 바로 월든 호숫가에서 보낸 2년의 삶을 소로우 자신이 기록한 책이다.
소로우가 명실상부한 자연주자라는 사실은 『월든』에서 더 없이 분명해진다. 단순히 호숫가 오두막에서의 생활을 기록해 놓은 것이 아니라, 자연과 깊이 교감하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솔직하게 적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글을 보면, 그가 호수 표면의 잔잔한 움직임에서 크나큰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꼈음을 알 수 있다.
'물은 새로운 생명과 움직임을 끊임없이 공중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물은 그 본질상 땅과 하늘의 중간이다. 땅에서는 풀과 나무만이 나부끼지만, 물은 바람이 불면 몸소 잔물결을 일으킨다. 나는 미풍이 물 위를 스쳐 가는 곳을 빛줄기나 빛의 파편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안다. 이처럼 우리가 수면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월든』 중에서)
부당한 시민 정부에 대한 합법적인 개인의 저항을 주장한 에세이 『시민 불복종』(1849)은 1846년 7월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여 투옥을 당한 경험을 생생히 그리면서 노예 해방과 전쟁 반대의 신념을 밝힌 역작이다. 20세기 마하트마 간디의 인도 독립운동 및 마틴 루터 킹의 흑인 민권운동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멕시코 전쟁과 노예제도에 반대하여 인두세(人頭稅) 납부를 거부했던 소로우는, 이 때문에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다음날 석방되기도 했다. 1859년에는 노예제도 폐지 운동가 존 브라운을 위해 의회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노예제 폐지 운동에 헌신하며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펼쳤다. 그는 집필과 강연, 사회 참여를 이어 가던 중 폐결핵 진단을 받고 1861년 11월 3일 한평생 써 온 『일기』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뒤 1862년 고향 콩코드에서 세상을 떠났다. 저서에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1849), 『소풍』(1863), 『메인 숲』(1864) 등이 있다.
저 : 버지니아 울프 (Adeline Virginia Woolf)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파도』,『현대소설론』 등과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과 속편 『3기니』 등이 있다. 1927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등대로』를 발표하며 소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올랜도』, 『물결』, 『세월』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왔던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저 : 에드가 앨런 포 (Edgar Allan Poe)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 1809년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실종되고 어머니는 두 살 때 세상을 떠나자, 세 살 때 한 사업가 부부에게 입양되어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러나 1826년 버지니아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도박과 음주에 빠져 양부모로부터 최소한의 재정적 지원으로 잠시 수학했으나 졸업하지 못했다. 그 후 1835년에는 잡지사 편집인으로 근무, 그 이듬해 5월 클렘과 결혼했지만, 그녀는 생활고와 결핵에 시달리다 결혼 생활 6년 만에 사망했다. 그러자 포는 방탕한 생활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아 2년 후인 1849년 10월, 볼티모어의 길거리에서 쓰러져 마흔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검은 고양이』, 『모르그 가의 살인』, 『어셔 가의 몰락』, 『황금 풍뎅이』 등의 단편과 『애너빌 리』, 『갈가마귀』, 『엘도라도』 등의 시를 남겼다.
저 :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19세기와 20세기의 문학적 감수성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소설가.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칼뱅주의 마을 애머스트에서 태어나 평생을 보냈으며, 평생 결혼하지 않다. 평생 살며 1800편의 시를 남겼다. 자신의 시를 직접 출판하거나 세상에 거의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수의 친구와 가족, 지인들에게 보여주기를 좋아했다. 자연을 사랑했으며 동물, 식물, 계절의 변화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 말년에는 은둔생활을 했으며 시작 활동을 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매우 높은 지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또한 뛰어난 유머 감각도 보여준다. 운율이나 문법에서 파격성이 있어서 19세기에는 인정받지 못했으나, 20세기에는 형이상학적인 시가 유행하면서 더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40여 편씩 시를 직접 필사하고 편집한 손제본 형태의 파시클fascicle 40권에 보관했고 더러는 편지봉투를 뜯어 그 안에 적어두기도 했다. 주변의 일상과 자연을 시에 담아 사랑, 죽음, 상실, 영원함, 아름다움, 글쓰기와 읽기의 즐거움을 노래한 시인은 당시 청교도의 엄숙함이나 가부장적 질서, 물질주의 생활양식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리듬과 형식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사유했다. 현재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미국 시인 가운데 한 명이며, 많은 후배 시인들과 비평가는 물론 음악가와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페미니스트 뮤즈이기도 하다.
저 : 미셸 몽테뉴 (Michel de Montaigne)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 최고의 교양인, 사상가, 철학자, 때로는 정치인으로 부각되기도 하는 몽테뉴. 그러나 곧 덧붙여 말해야 한다. 그는 당대 인문학자들과 달리 라틴어가 아닌 속어(프랑스어)로 글을 썼고, 나아가 장바닥의 생생한 말로만 쓰고 싶다고 한 교양인이요, 어려운 개념도 체계도 교화적 목적도 없이, 누구나 부딪히는 실존적 문제들에 대한 인간적이고 온당한 답, 주어진 삶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사는 길을 찾고자 하는 보통 사람의 “자기 탐구”로 사상가, 철학자가 된 최초의 사람이다. 내란으로 분열된 나라에서 중재자로, 보르도의 시장으로 일했지만, 공적 생활에 염증을 느껴 서른여덟 살에 은퇴하여 ‘자기만의 방’으로 물러났고, 왕이 하사하는 은전을 거절하고, 억지로 시장직을 맡았으며, 사적 삶의 문제로도 벅찬 사람으로서, 공적인 일에 ‘손’과 ‘어깨’까지는 빌려줄 수 있어도 그 일을 ‘간과 폐’에 담지는 않겠다고 공언한 사람이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면서, 유대인 핍박과 신대륙에서 저지른 유럽인들의 잔인한 행위를 큰 소리로 비판한 유일한 문인이요, 농부를 비롯한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삶의 교훈을 얻은 사람, 그가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여기 20여 년 동안 써 내려간 『에세』에서 그의 시대만큼 혼란스런 시대를 사는 21세기 독자에게 들려준다.
1533년 프랑스 남부 페리고르 지방의 몽테뉴 성(현재의 생 미셸 드 몽테뉴 마을)에서 태어났다. 6세가 되어 보르도에 있는 귀엔 학교에 입학해 고전 공부에 열중했으며 13세에 전 과정을 마쳤다. 16세부터 툴루즈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해 1557년에 보르도 고등법원 심사관이 되었고 1568년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몽테뉴의 영주가 되었다. 1570년 법관생활에서 은퇴했는데, 은퇴 후에 신·구파의 종교전쟁에 휩쓸렸다. 프랑스의 광신적인 종교 시민전쟁 와중에 종교에 대한 관용을 지지했고 인간 중심의 도덕을 제창했으며 그러한 견해를 알리기 위해 ‘엣세essai’라는 독특한 문학 형식을 만들어냈다. 1580년 그간 써둔 수필을 간추려 『인생 에세이』(2권)를 보르도에서 간행했고, 신장결석 치료를 겸해 유럽 관광길에 올라 1년 넘게 외국에서 보냈다. 이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1774년 『여행기』를 집필했다. 1586년 몽테뉴 성으로 돌아가 『수상록』에 증보와 수정을 가하고 그 뒤에도 집필을 계속해 1588년 3권 107장에 이르는 『수상록』 신판을 간행했다. 『수상록』은 1676~1854년 성서를 인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티칸 금서 목록에 올랐으나 몽테뉴는 평생 온건한 가톨릭 신자였다. 1592년 59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저 :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Mary Eleanor Wilkins Freeman)
미국의 소설가. 『뉴잉글랜드 수녀』(1891)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일찌기 여성의 역할과 가치관 및 사회관계를 다루었으며,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페미니스트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간결하면서도 명징한 문체가 특징이다.
정교회 조합교회주의자 부모의 엄격하고 종교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어머니가 요구하는 ‘좋은 딸’이 되지 않기 위해 평생 어머니의 방식에 저항했다. 가난했던 살림에 보태기 위해 십 대 때부터 동화를 썼던 그녀는 이십 대 후반부터 소설을 썼고, [하퍼스 바자] 등에 글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녀는 평생 서른 권이 넘는 단편집과 소설을 출간했으며, 소설 속 여성 인물들에게 약하고 의존적인 모습 대신 독립성을 부여함으로써 여성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아동소설, 고딕,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렀지만, 뉴잉글랜드의 시골과 이곳에 깊이 배어 있는 청교도적인 사상의 영향, 지역 주민들의 모습과 특히 가난한 노동자 계층 여성들의 삶을 다룬 지역색 소설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1926년 프리먼은 여성 최초로 미국문화예술아카데미에서 5년에 한 번 그 시기에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가에게 수여하는 윌리엄 딘 하우얼스 메달을 받았다.
저 : 앨리스 메이넬
영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성장했으며 스물여덟 살에 첫 시집 《서곡》을 출간했다. 잡지 편집자이자 저널리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편, 여성 참정권 운동에 앞장섰다.
저 : 장 자크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 1712년 '유럽의 가장 작은 공화국’ 제네바의 시계 수리공 집안에서 태어난 루소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칼부림 사건으로 도피한 후부터는 외숙부 밑에서 자랐다. 그는 외사촌과 함께 한 목사의 집에서 라틴어를 비롯한 여러 교육을 받았으나 엄격하고 인위적인 교육 방법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그 후 법원 서기의 필사 수습 사환, 동판 조각사의 견습공 등으로 일했으나 독서열과 상상력을 펼칠 수 없는 나날은 그에게 크나큰 짐이 되었다.
열여섯에 제네바를 떠난 루소는 바랑 부인을 만나게 된다. 바랑 남작부인과 루소의 관계는 마치 모자간의 사랑과 이성간의 사랑이 기묘하게 뒤섞인 것 같았다고 한다. 바랑 부인은 그에게 지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고, 루소는 이때 철학과 문학에 대한 소양을 풍부히 갖추게 된다. 불우한 소년기를 보낸 그는 스물여덟에 가정교사로 일하는 등 사회 활동을 하다가 파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1742년 파리로 나온 그는 디드로가 공동 편집을 진행하던 『백과전서』의 여러 항목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저술가로 활동하게 된다. 선되었고 이것이 『학문과 예술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사상가로서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그 후 저작에만 몰두하여 『불평등기원론』, 『정치 경제론』, 『신 엘로이즈』등 많은 저술활동을 하였다. 마흔이 되던 1762년 4월에 자유 실현에 관한『사회계약론』을, 5월에 인간 교육에 관한 사상을 담은 『에밀』을 출간했으나, 파리 의회는 『에밀』을 압수하는 한편 루소를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그는 스위스로 도피했지만 제네바 당국도 『사회계약론』과 『에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책을 불태우는 등 적대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1768년에는 1745년 이래 지내온 테레즈 르바쇠르와 정식으로 이혼한 루소는 피해망상에 괴로워하기도 하였다. 1770년 파리로 돌아와 자기 변호를 위한 작품 『루소, 장 자크를 재판하다』를 쓰기도 했다. 주변의 박해로 여러 곳을 떠돌던 그는 지라르댕 후작의 배려로 그의 영지에서 집필 활동을 하다가 집필 중이던 『고독한 산책가의 몽상』을 완성하지 못하고 1788년 생을 마쳤다.
그는 이성 중심의 사상을 허물고 낭만주의의 탄생에 공헌했으며, 자유가 보편적인 동경의 대상이라고 역설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그의 개혁 사상은 당시 예술에 혁신을 가져왔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혁명에서 그의 자유민권사상은 혁명지도자들의 사상적 지주가 되었으며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주요 저작으로 『학예론』, 『인간 불평등 기원론』, 『신 엘로이즈』, 『음악 사전』 ,『고백록』,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등이 있다.
저 :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
미국의 사회운동가. 노예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활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초창기 여성 운동의 선도적인 인물이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를 공동 편집했고, 자서전 《80여 년, 1815-1897》을 썼다.
저 : 르네 데카르트 (Rene Decartes)
1596년 3월 31일, 현재는 그의 이름을 따 데카르트로 지명을 바꾼 프랑스 중서부 투렌의 라 에이에서 조아킴 데카르트(Joachim Descartes)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생후 일 년 만에 어머니를 여의고, 예수회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고전어, 수사학, 철학, 물리 등을 공부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는 “우주는 무한”이라고 말한 브루노(Giordano Bruno)가 화형당하는 한편,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천체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는 등 중세의 기독교적 도그마와 근대과학의 희미한 서막이 공존하는 때였다. 데카르트는 프아티에 대학에 입학해 법학사 학위를 받았지만, ‘세상이라는 큰 책’을 배우고자 여행길에 올랐다. 스물세 살이 되던 해 그는 놀라운 학문의 기초를 직관하도록 한 세 가지 꿈을 꾸고 나서 지혜를 추구하며 보편학을 정립할 것을 삶의 목표로 삼게 되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정신지도규칙(Regulae ad directionem ingenii)》을 집필했고, 그가 쓴 최초의 철학서라 할 수 있는 《방법서설(Discours de la methode)》을 비롯해 《성찰(Meditationes de prima philosophia)》, 《철학의 원리(Principia philosophiae)》 등을 차례로 내놓았다. 1643년 데카르트를 사숙 (私淑)했던 엘리자베스 왕녀와 서신을 주고받기 시작했으며, 2년 후 그녀의 요청으로 《정념론》 을 집필하기 시작해 1649년 책이 출간되기에 이른다. 평소 몸이 약해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매일 이른 아침 만나 대화하길 요청하는 스웨덴 여왕 크리스틴으로 인해 면역 체계에 문제가 생겨 이듬해 폐렴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끊임없는 의심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명증한 진리를 모든 학문의 시작으로 보았으며, 사유의 확신자를 신에게서 인간으로 옮겨놓음으로써 근대의 철학적 주체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철학사에 큰 획을 그은 위대한 사상가로 평가된다.
저 : 랠프 월도 에머슨
미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으나 사임 후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쳤다.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사회 비평가로서 명성을 누렸다. 대표 저서로 《자연》 《제1 에세이》 《제2 에세이》 등이 있다.
저 : 새뮤얼 존슨 (Johnson, Samuel)
영국의 시인, 극작가, 에세이스트, 비평가, 전기작가, 편집자, 사전편찬가. 42,773개 단어와 114,000여 개의 인용문이 실린 방대한 양의 근대적 영어 사전 『A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를 편찬했으며 영문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외 풍자소설 『라셀라스』The History of Rasselas, Prince of Abissinia, 후에 그의 전기를 쓴 제임스 보즈웰과 함께 한 여행을 담은 『스코틀랜드 서쪽 섬 여행기』A Journey to the Western Islands of Scotland, 17~18세기 시인 52명의 전기와 비평을 모은 『가장 유명한 영국 시인들의 삶』Lives of the Most Eminent English Poets 등을 썼다.
편 : 재커리 시거
작가이자 편집자, 영미문학 연구자. 옥스퍼드를 기반으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낸다. 엮은 책으로 영국 맥밀란 출판사의 문학 선집 시리즈인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 《자연 속 우리의 장소》가 있다.
역 : 박산호
번역가, 에세이스트.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에서 공부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 번역을 시작으로 번역가로 데뷔. 이후 스릴러의 거장인 로렌스 블록의 소설 시리즈, 영화 ‘월드워Z’의 원작 소설인 <세계대전 Z>, 영화 ‘차일드 44’의 원작 시리즈, 여성 첩보원 시리즈 ‘레드 스패로우’의 원작 소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 <토니와 수잔>, 그래픽 노블 <사브리나>, <양들의 침묵>을 쓴 토머스 해리스의 <카리 모라> 등 다수의 스릴러 명작들을 20년 가까이 번역하면서 스릴러 문법과 구조를 익힌 스릴러 매니아. 첫 장편소설 <너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루나의 거짓말(가제)>을 비롯해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일은 스릴러처럼, 일상은 딸 릴리, 고양이 송이, 강아지 해피와 시트콤처럼 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공저)>, <단어의 배신>,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우리 지금, 썸머(공저)>가 있다.
인스타그램 @sanho.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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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고독만큼 같이 지내기에 좋은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우리는 대개 방 안에 혼자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때 더 외롭다. 사색하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 항상 혼자다. (…) 마치 저토록 요란하게 웃어대는 호수의 저 아비새가 외롭지 않으며 월든 호수가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저 고독한 호수에 어떤 벗이 있단 말인가? 하지만 저 호수는 하늘색 물속에 푸른 악마들이 아닌 푸른 천사들이 있다. 태양은 혼자다. 안개가 짙은 날에는 태양이 두 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하나는 가짜 태양이다. 그러나 악마는 절대 혼자 있는 법이 없다. 그는 떼거리로, 군인들처럼 몰려다닌다. 목장에 핀 한 송이 현삼이나 민들레, 콩잎, 괭이밥, 등에 그리고 뒤영벌이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중에서
휴식은 타고난 기질에 맞는다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와 궁궐에서도 누릴 수 있다. 다만 나는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있을 때 좀 더 여유롭게 그런 휴식을 누릴 수 있음을 고백한다. 속세의 쾌락과 부를 즐길 수도 있지만, 그것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고 믿는 한 마음 편히 지낼 수는 없다. 우리는 반드시 혼자 있을 수 있어야 하며, 거기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나만의 방을 마련해야 한다. 고독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에게 그런 칩거란 세계 속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는 것과 같다.
---「미셸 드 몽테뉴 〈고독에 대하여〉」중에서
루이자는 그날 밤 혼자 조금 흐느껴 울었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산책하면서, 마치 여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자신의 왕국을 뺏길까 봐 두려워했다가 그것이 확실히 자신의 것임을 알게 된 왕국을 본 여왕이 된 기분. 이제 시저가 있는 작은 집 주위에 키 큰 잡초와 풀이 무성하게 자랄 것이고, 겨울마다 눈이 그 지붕 위에 쌓이겠지만, 시저가 무방비 상태의 마을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작은 카나리아도 잠에서 깨 겁에 질려 요란하게 창살에 날개를 부딪히며 파닥거리는 일 없이, 밤마다 노란색 깃털이 수북하게 난 몸을 동그랗게 말고 평화롭게 잠이 들 것이다.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뉴 잉글랜드 수녀〉」중에서
고독은 거리로 재는 것이 아니라 날짜로 세는 것이다. 고독은 모든 인간이 매일매일 새롭고 자유롭게 다스릴 수 있는 자신만의 영토와 같다. 고독한 생활을 하는 은둔자들은 수없이 많다. 나이에 상관없이 인간은 살아갈 나날만큼 고독을 품을 수 있다. 고독은 지상에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 고독의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아니고, 고독에서 우러나온 침묵이 훼손되는 법도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혼자였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고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아니, 고독은 날짜로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수만큼 셀 수 있다. 산 자와 죽은 자 모두 자기만의 ‘빛나는 고독의 순간’을 가져봤을 테니까.
---「앨리스 메이넬 〈고독〉」중에서
출판사 리뷰
고독이란 자기 안에 또 하나의 세계를 갖는 것!
한 권에서 만나는 《에세(수상록)》, 《월든》, 《자기만의 방》
세계적인 작가들의 빛나는 문장에서 길어 올린 낭만적 은둔의 기술
초연결시대에서 더욱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고독의 기술’이 아닐까. 고독은 스스로를 번잡한 외부로부터 한 발 떨어뜨려놓는 적극적인 행위이자,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시간과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열세 명의 작가들이 남긴 ‘고독’에 관한 글을 한 권에 담아냈다. 170년 역사를 지닌 영국의 대표 출판사인 맥밀란이 선보인 이 앤솔러지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지니아 울프, 에드거 앨런 포, 에밀리 디킨슨 등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겪고 써 내려간, 고독을 이해하는 방식과 고독을 권하는 글을 담고 있다. 시, 에세이, 단편소설 형식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대에 따라 변모해온 고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독특한 매력은 철학자, 시인, 소설가, 수필가, 여성운동가 등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저마다 고독을 바라보고, 다루었던 방식을 엿보는 데 있다. 철학자 데카르트에게 고독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었다면, 루소에게는 낭만적인 도피였고, 소로에게는 월든 호수와 같이 자연스러운 벗이었다. 그런가 하면 여성운동가 엘리자베스 스탠턴에게 고독이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타고난 권리였고, 버지니아 울프에게는 창작의 조건이었다. 새뮤얼 존슨은 지나친 고독을 경계할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한 권의 책에서 《에세(수상록)》,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월든》, 《자기만의 방》 등 평생 꼭 한번 만나봐야 할 고전 명저들 가운데 ‘고독’을 다룬 부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엘리스 메이넬이나 엘리자베스 스탠턴의 에세이처럼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글도 수록되어 있다. 여성에게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함을 역설했던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해 독신의 삶을 다룬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등 여성 작가들의 고독에 대한 관점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의미 깊다.
끝없이 밀려드는 외부의 소음 속에서, “모든 인간의 내면에 존중되어야 할 공간, 당당하고 자유로운 공간, 명쾌하고 본질적인 권리가 부여된 공간”(150쪽)이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고독이라는 조언자로부터 어떤 영감을 받게 될 희망도 없”(157쪽)어지고 그토록 원하는 “마음의 평화는 절대 오지 않”(267쪽)을지도 모른다. 그런 순간에 잠시 숨을 고르고, 여기 이 깊고 아름다운 고독의 문장들에서 혼자만의 리듬을 찾는 법을 배워보면 어떨까. 이 책의 작가들이 그랬듯 우리 또한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나만의 방을 마련해”(106쪽)볼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이 다채롭고 느슨한 앤솔러지에서,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이 혼자만의 시간에서 발견한 낭만적 은둔의 기술과 새로운 통찰,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영감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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