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51 병원 이야기 (3)
일요일이다.
어제 병원에서 유일하게 처방해 준 해열제를 먹고 열이 내린 때문인지 죠셉의 기분이 좋다.
"괜히 병원엘 갔어. 집에서 감기약 그냥 먹으면 될 걸. 댕기라고 해서 엄청 놀랬잖아."
그는 자신 있어 한다. 내가 하루 좀 쉬라고 하는데도 성당 미사에도 나갔다.
엊저녁 내가 간절히 연락 닿기를 바라며 다음 , 다음 전화했던 분들이 이제사 차례로 연락이 되거나 만나게 되어서 웃음꽃이 핀다.
꼭 필요한 순간엔 그토록 연락이 안 되었다고 ....이곳이 그런 곳이라며 안도의 표정들이다.
그런데 정말 PLT 혈소판 수치는 왜 그리 낮게 나왔을까 그게 아무래도 맘에 걸리지만 본인 컨디션이 괜찮다고 하니 다소 맘이 놓인다.
그러나 아무래도 월요일 골프 약속은 무리인 것 같아 모두 취소한 채 푹 쉬기로 한다.
월요일이다.
앞 집 옆 집도 모두 괜찮으냐는 문안 인사를 한다. 그리곤 모두들 나가버려서 빌리지가 텅 빈다.
그는 괜찮다고 대답하면서도 내내 누워 있다. 쉬려는 걸까? 시간이 지날 수록 뭔지 좀 석연치 않다.
이마가 불덩이 같다. 왜 열이 또 오르지?
서둘러 해열제를 복용한다. 여전히 가래가 나오고 콧물도 나오고 코가 아프다고 한다.
점심엔 죽을 먹겠다고 했으나 솜씨 없는 죽이지민 끓인 성의가 무색하게 아주 조금만 입에 댄다.
어떻게 하지? 병원엘 다시 가자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많이 아픈 가보다.
일이 있을 때마다 맨 처음 찾게 되는 분이 돈보스코 교수이다. 우리 아들 뻘 되는 그 분은 이 곳에 우리의 보호자란 느낌이 들고 언제나 마음으로 의지를 하게 된다.
"알겠어요. 선생님, 제가 지금 손님과 함께 산타로사에 와 있어요. 일이 끝나는 대로 전화 드릴게요."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온다. 그의 예쁜 부인 글라시아 목소리다.
"선생님, 아무래도 차도가 있을 때까지 며칠 간 저희 집에 두 분이 계세요. 혹시 밤에라도 필요하면 병원에 저희가 모시고 갈 수 있잖아요."
그 말에 마음이 울컥한다. '어떻게 이럴까? 여기 천사가 있었네.'
안 아픈 사람이 와서 머문 대도 부담스러울텐데 환자 수발을 들겠다고 전화를 주다니!
나이도 잊은 채 나는 울먹여져서 제대로 대답이 안 나온다.
첫댓글 진짜 좋은 분 이네요.
이모든게 상대 적일 수 있지요.
한 선생님이나 우리 선석 친구가 호인 들이니............................................
세상엔 좋은사람이 많다구요
우리나라도 그러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