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372) / 스페인
쿠엥카 성곽 도시(Historic Walled Town of Cuenca; 1996)
카스티예라만차 자치 지방[Autonomous Community of Castile-La Mancha], 쿠엥카 주[Province of Cuenca]에 속한 쿠엥카는 무어 인이 코르도바 칼리프[Caliphate of Cordoba]의 심장부에 지은 방어 거점으로 보존 상태가 뛰어난 중세의 요새 도시이다. 12세기에 카스티야(Castilla) 왕국에 의해 점령된 후, 스페인의 최초의 고딕 양식 성당으로 우에카르(Huecar) 강변의 가파른 절벽에 세운 ‘허공에 매달린 집[Casas Colgadas]’ 등의 중요한 건물들이 있는 로열 타운(Royal town)이자 주교좌 도시가 되었다. 지리적인 이점을 십분 활용한 이 도시는 아름다운 농촌의 풍광 위에 우뚝 솟아 있다.
쿠엥카 성곽 도시는 12~18세기에 지은 뛰어난 종교 건물, 일반 건물들과 함께 중세 요새 도시로는 최초의 도시 경관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이례적인 경우이다. 또 성곽 도시는 주변의 농촌과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풍광을 더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외적인 사례이다. 쿠엥카는 이슬람 문화에 기원을 두고 카스티야 왕조[Castilian crown]에 속한 여러 도시들 가운데 가장 선도적인 위치를 점했던 중세와 르네상스 부흥기에 번성했다. 또한 자연을 아우르는 건축으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창출한 ‘성곽 도시’이며, ‘경관 도시[landscape town]’의 원형으로 간주된다. 요새 안에는 공간이 부족해 강의 계곡에 걸터앉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독특한 토착적 건축 양식을 탄생시켰다. 우에카르(Huecar)와 주카르(Jucar) 강변을 굽어보는 절벽 위에 있는 건물들이 대표적이다. 무어 인은 스페인을 정복하면서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방어가 튼튼한 장소 중 하나인 이곳의 이점을 활용해 코르도바 칼리프의 심장부에서 쿠라 데 쿤카(Kura de Kunka)의 넓은 지역을 통제할 수 있는 요새 도시를 건설했다. 이곳은 지세에 맞도록 성과 요새의 중간 형태로 개발되었다. 이 기독교 도시는 무어 인의 도시 위에 세워졌다. 그러면서 언덕 위의 도시에서 생산 거점이자 카스티야 경제권의 핵심 도시의 하나로 또 행정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종교 기관들이 요새의 내부 지역을 조금씩 차지해 갔다. 부유한 계층은 도시 아래쪽으로 보통 사람들은 새로 조성된 교외 지역으로 옮겨 갔다. 이때는 쿠엥카가 섬유산업과 교역의 중심지로 전성기를 맞은 시기였다. 도시 구조 역시 이때 정착되었으며, 이후 현재까지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요새화된 어퍼타운(upper town)은 폐쇄되고 밀집된 중세 도시 공간으로 발전했으며, 로어타운(lower town)은 개방되고 정돈된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17세기에는 섬유산업이 붕괴되면서 경제 위기가 닥쳤다. 종교와 관련된 요소들은 비교적 상처 없이 살아남았고, 건설은 계속되었다. 쿠엥카는 수도원과 같은 도시가 되었다. 바로크 양식의 건축이 도시 경관에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도시는 퇴보했다. 고대의 건물들은 붕괴되거나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철거되었다. 부유한 거주민들은 사실상 이 역사적인 성곽 도시의 내부를 버렸다. 이곳은 노동자 계급과 수도원이 있는 장소가 되었다. 1918년에 요새 내부에 대해 복원을 시도했지만 일부 거리와 파사드(facade)를 넓히고 복원하는 것 외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어퍼타운은 성곽 도시의 원형이자 쿠엥카의 성격을 규정하는 장소이다. 카스티요(Castillo) 구역은 성 외곽에 있는 작은 교외 지역으로 토속적인 주택들이 있다. 여기서는 다리를 통해 성곽 도시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무어 양식 성곽의 유적들 중 일부는 지금도 남아 있는데 중세부터 르네상스와 바로크 기간 동안에 지어진 산 페드로(San Pedro)와 트라부코(Trabuco)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귀족들의 대저택, 수도원, 교회 등이다. 12세기에 대(大)모스크가 있던 장소에 지어진 성당과 스페인 최초의 고딕식 성당, 플라테레스크(Plateresque) 양식의 성당은 시청과 페트라스(Petras) 수녀원이 있는 메이어(Plaza) 광장에 있다. 교회와 사원들은 쿠엥카를 대표하는 예술품들로 대부분은 도시가 조성된 초기에 건립되었다. 그리고 이후 수세기 동안 개조되거나 증축되었다. 주교궁[Episcopal Palace] 가까이 우에카르 강이 내려다보이며 장관을 이루는 가파른 절벽 위에는 중세 후반에 개인주택들이 들어섰는데 대부분은 16세기에 다시 지어졌다. 현재의 좁으면서 높은 2~3개의 마루와 방이 있는 구조가 적용된 시기였다. 하지만 어퍼타운의 중요성은 개별 건물에 있지 않다. 많은 건물들이 뛰어난 건축미와 예술미를 갖추고 있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보다는 강과 계곡을 지배하는 요새화된 입지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도시 경관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쿠엥카만의 특성과 품질을 부여하는 요소이다. 한편 노동자 계급이 살았던 산 안톤(San Anton)과 로스 티라도레스(Los Tiradores) 교외 지역은 중세 시대를 기원으로 한다. 이 지역은 14세기 부유층과 교회에 의해 성곽 도시 외부인 로어타운으로 첫 번째 이동 과정을 보여 준다. 20세기 들어 개발이 이뤄지면서 역사적인 요소 일체를 잃어버린 지역이기도 하다. |
첫댓글 석벽을 쌓는 기술은 서양이 동양보다는 한 수 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