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톡을 사용한지 얼마 안된다.
아내가 죽고 아내의 폰과 전번을 가지고 살았다. 시작은, 대게 주문을 아내가 받았고, 그렇게 살다보니, 내 폰이 필요가 없어졌다.
아내가 갑자기 사망하고 내게 남은 것은 아내의 폰과 전화 번호였다.
2년전에 겨우 내 폰과 전번을 가졌다.
말과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다르다. 받아 적으면 글이 되는 말은 드물다. 부처, 예수, 무함마드(마호메트)처럼 성인의 말을 적으면 경전이 되고 공자, 소크라테스 같은 철인의 말은 고전이 된다.
말은 빠르고, 글은 느리다. 생각의 흐름을 말로 드러낼 수 있지만 글로 옮기자면 수고롭고 시간이 걸린다. 글로 적는 순간에도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생각은 바뀌고 다듬어진다. 거친 것들을 걸러낼 수 있어 글은 논리적이게 된다. 말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사라진다. 말이 기록되면서 인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기록되어 전승된 말엔 소중한 가치가 담겨 있다.
카톡이 최근 성폭행을 비롯한 범죄와 다툼에서 핵심 증거로 기능하고 있다.
상대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반박하고 사건 당시 정황을 보여주는 데 유용하다. 평상시 말로 나누던 수준의 대화가 그대로 저장돼 있기 때문에, 당시를 방증한다.
국내 3500만여명이 가입한 카카오톡은 지난해 말 기준 이용자가 하루 평균 43분 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이들은 말보다 카톡으로 문자대화를 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카톡은 통신사의 수익 감소, 모바일의 새로운 플랫폼 등을 연관검색어로 만들었고, 이용자들은 집단적 대화, 카톡 왕따 같은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수시로 울리는 알람과 끝없는 번잡함, 반갑거나 귀찮은 수다로의 초대이기도 하다. 카카오톡이 부른 다양한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가 말을 글로 자동기록하는 언어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카톡 대화가 말을 대체하면서 대화가 통째로 기록으로 남고 있다. 나와 상대, 서버에 3개의 원본이 있는, 일종의 내용증명 대화다. 특정한 시공간에 머물다 허공으로 사라지던 대화는 기록으로 바뀌어 빛의 속도로 유통될 수 있다. 말조심, 아니 카톡조심 해야 할 이유다.
심지어 나훈아는 ‘카톡’이라는 제목의 노래도 만들었다.
첫댓글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