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가 들리기 시작했을 무렵 카페에 티비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올렸다.
한 분은
'버리라'고 했고,
한 분은
'부럽다. 들리는 티브이'.라고 하셔서
"웬 떡이람 그럼 제꺼랑 바꿔요." 했더니 오늘까지도 대답이 없으시다.
부럽다고 다 갖고 싶어하는 건 아닌가 보다.
송승헌을 보면 행복하지만 사귀고 싶지 않은 내 맘과 같을까.
티비가 들리기 시작했을 때 나는 느꼈다.
한번도 느끼지 못 했던 감정이었다.
어쩌면 가끔은 했던 생각이었다.
그토록 비웃어 제꼈던 대중의 한 명이 '나'라는 희미함에서 또렷함으로.
티비 때문에 한 동안 뚜껑열렸던 나 대신
친절하게도 중고센터의 아저씨께서
티비의 뚜껑을 열어제끼셨다. 접촉불량이란다.
인터넷이 있으면 티비 따위 필요 없어 라고 말했던 날 비웃 듯 이사하고 티비를 처음 들여놨을 때
마치 인류가 티비를 처음 접했을 때의 신기함,
가뭄의 단비 같았다. 그랬건만,
어느새 티비는 멀리하고 나는 인터넷의 다음 카페랑 곰플레이어에 빠져 아니
정확히 일본 애니메이션에 중독(필요에 의한 중독이었지만)되어
티비는 본 채 만 채.
티비와 인터넷은 마주보고 있다.
그래서 내가 티비를 하면 인터넷을 등지고
인터넷을 하고 있으면 티비를 등지는 꼴이다.
티비가 잘 나옴에도 난 인터넷만을 줄기차게 했고
덕분에 티비는 삐쳤는지 흑인으로 위장했고 채널을 돌릴 때마다 여러나라 언어로 시위를 했지만
그곳이 어딘지 어떤 표정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까짓껏 보지 않으면 그만이고 그래서
약 2개월간은 티비랑 인사했다. 사요나라.
컴터는 내가 원하는 걸 보여준다. 대신 원하는 것만 보여준다.
말 잘듣는 여자아이는 시시하고, 또 귀찮다.
티비는 어떤가. 혼자 알아서 다 한다. 이것 저것 보여줄것이 많다고 떠든다.
오늘은 이런 모습 아니 시간대 별로 천차만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설정을 해 놓으면 내가 그만 지켜워져 잠이 들 무렵 알아서 꺼져주고. 편리하고도 편리하다.
버릇없는 티비녀석을 아저씨께서 고쳐 주셨다.
9월25일에 중고로 6만원에 구입했다.
A/S 기간은 6개월이라 3월 25일까지.
제대로 턱걸이 했다.
으하하하핫.
근데, 얼마전 까지 공짜로 보고 있던 유선 방송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건,
이제 NHK는 볼 수 없다는 거..
짜증지대로지만
좀 덜 외로워질까 당분간은.
첫댓글 대답에 대답했는 줄 몰랐으니까 그랬지! 지금 봤는데.. 내 그 긴 대답을 다 보지 않았던 걸까. 그런 건 품에 품고 놔주지 않아야 의미가 있는법! 난 그런 게 부러운 건데, 바꾸자고 말하는 순간 그건 가치를 잃는 거지.. 관심 없어졌어 다시 완쾌된 녀석따위. 부럽다고 또 욕심부려 다 가질 수도 없다는 것. 아아 배아파,
달라고 해도 안 줄꺼에요. 메롱~
동상이몽
고물 티비 아직도 있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