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가 작동되는 데도 불구하고 봉 창을 열어 놓고 잠을 자야 기상 컨디션이 좋습니다. 12시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는데 밖에 눈 발이 날립니다. 2월 눈을 좋아하면 속이 없지만 올해 마지막 눈이니 너무 그러지 마시라. 음력 날짜를 짚어 봤어요. 맞아요. 오늘이 정월 대보름입니다. 건너뛰려다 일부러 시장에 나가 찰밥을 한 팩 사 왔어요. 전라도 식 찰밥은 살짝 달아요. 꼬들 꼬들 한 것이 심지어 식어도 맛이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찰밥을 살 바에는 차라리 약 밥을 선택하시라.
-
조무래기 때(14세) 정월 대보름 날 찰밥을 훔쳐 먹는 일은 꽤 재미가 있었어요. 형들과 4-5명이 무리를 지어 동네를 털었는데 도둑질인 줄도 모르고 킬 킬 댔다는 것 아닙니까? 한편 ‘쥐불놀이'를 해보았나요? 국풍 80의 '불놀이야!' "도로 짓고 땡, 도로 짓고 땡 말입니다. 깡통에 구멍을 뚫어 불덩어리를 허공에 돌리는 놀이입니다. 놀이라는 것이 기원이 있을 터 ‘쥐불놀이’는 뭣 땜에 했을까요? 제 기억으로 해 거름에 삼삼오오 모여 불장난을 하고 있으면 형들이 내 키만 한 버스 폐 타이어를 가지고 왔어요.
-
불똥을 얻어 깡통에 넣고 시큰둥해질 때까지 불 깡통을 돌립니다. 고무 타는 냄새가 중독성이 있었을 것입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코를 옷소매로 쓰윽 문 댄 후 편을 먹고 본격적으로 찰밥 서리를 시작합니다. 물론 이 일이 나쁜 쪽으로 발전을 해서 찰밥 시루부터 구두 양복까지 다 들고나오긴 했어요. 그때는 의식주마저 부족했던 시절이라 허접한 것들마저 훔쳐 먹었으니까요. 김이 모락모락 한 고사리나물-무나물을 기억하시나요?
-
담양읍 지침리 노인 회관-복순이네 집 블록 공터가 아지트 성격의 놀이터이었는데 동수네 노인 회관에서 옥고시를 팔았던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그 마름모꼴 문형의 목 폴라 세타가 유행했던 생각도 납니다. '불놀이' 작가 주요한을 아시나요? 주요한(1900-1979)은 초대 상공부 장관과 국토부 장관을 역임한 친일 작가입니다. 이인직(혈의누)이 을사오적 이완용의 집사였고, 주요한이 주요섭(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형이라는 것도 최근에 알았어요. 난 언제나 친일, 좌빨의 이데올기를 넘어설 것인가?
-
"아아 날이 저문다, 서 편 하늘에, 외로운 강물 우에, 스러져 가는 분홍 빛 놀…… 아아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중략) 아아 춤을 춘다, 춤을 춘다, 시뻘건 불덩이가, 춤을 춘다. 잠잠한 성문 우에서 나려다 보니, 물 냄새, 모래 냄새, 밤을 깨물고 하늘을 깨무는 횃불이 그래도 무엇이 부족하여 제 몸까지 물고 뜯을 때, 혼자서 어두운 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과거의 퍼런 꿈을 찬 강물 우에 내어 던지나 무정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멈출 리가 있으랴?……
-
아아 꺾어서 시들지 않는 꽃도 없건 마는, 가신 님 생각에 살아도 죽은 이 마음이야, 에라 모르겠다, 저 불길로 이 가슴 태워버릴까, 이 설움 살라 버릴까, 어제도 아픈 발 끌면서 무덤에 가보았더니 겨울에는 말랐던 꽃이 어느덧 피었더라 마는 사랑의 봄은 또다시 안 돌아오는가, 차라리 속 시원히 오늘 밤 이 물 속에…… 그러면 행여나 불쌍히 여겨줄 이나 있을까…… 할 적에 퉁, 탕 불티를 날리면서 튀어 나는 매화 포, 펄떡 정신을 차리니 우구우구 떠드는 구경꾼의 소리가 저를 비웃는 듯, 꾸짖는 듯 아아 좀더 강렬한 열정에 살고 싶다, 저기 저 횃불처럼 엉기는 연기, 숨 막히는 불꽃의 고통 속에서라도 더욱 뜨거운 삶을 살고 싶다고 뜻밖에 가슴 두근거리는 것은 나의 마음…….
-
‘미스터선사인’17회입니다. 일식이 진행되던 동매의 타로 카드, 궁궐 안 오야 꽃 담장을 스쳐지나가는 유진과 애신, 그러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일식이 사라지고 해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엄 빈의 부름을 받고 궁에 간 애신에게 총명한 신여성의 모습을 본 엄 빈은 하루빨리 학당을 세워 조선의 여자들도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발. 숙명여대가 이때 궁녀 출신이었던 엄 빈에 의해 진명학교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엄 빈과의 자리가 끝나고 쿠 여사와 만난 애신은 구 동매가 고 사홍을 찾아온 이유를 듣게 됩니다.
-
“엄 비마마를 통할 줄 몰랐소(애).” “무엄하게도 말이지요?(쿠)” “무엄하기도 했고, 나는 귀하가 내게 힘을 과시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애)” “전 그저 답을 빨리 드리고 싶어서 구 동매에게 직접 들은 내막이라(쿠)” “난 서신을 기다렸는데(애)” “전 글을 남기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경험 상(쿠)” “부탁하오? 내막이 무엇이오?(애)” “애기 씨 조부께서 각처에 글을 보냈는데 서신이 당도하기 전에 몽땅 불태워진 모양입니다. 그중 하나 남은 것을 구 동매가 조부께 돌려주기 위해 담을 넘었고, 서신의 내용도 왜 불태워졌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
다만 구 동매가 직접 담을 넘은 건 애기 씨의 조부를 구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답이 되었습니까?(쿠)“ ”고맙소(애)“ ”허면 제게도 답을 주시겠습니까? 희성 상 손에 납 채 서가 들려져 있던데 애기 씨 손엔 헛된 희망이 들려진 걸까요?(쿠)“ “떠보지 마시오. 이유는 잘 알거고 그날 내가 처음 간 것이 아니란 것도 아는 뜻한 대?” “한 번은 들어오는 걸 보았고, 그땐 나오는 걸 보았지요. 고맙단 말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저도 도움을 받았으니(쿠)” “오늘 고마웠소. 이리 나를 담 밖으로 빼 준 것 말이오.
-
내 아직 벌을 받는 중이라. 이 떡 값은 내가 치르리라(애)“ "잘 먹겠습니다.” “궁은 어떠셨습니까?(쿠)” “울 뻔 했는데 다행히 웃었소(애)” 유진은 무관 학교 교관을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외부대신 매국노는 이 소식을 듣고 찾아와 유진을 협박하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교육이 끝나고 희성의 집을 찾은 유진은 희성에게 악 감정이 없으며 반성하려는 모습을 응원해주라고 합니다. 쿠 마담의 날카로운 촉이 펜싱 선생인 레오의 음직임을 알아차리고 레오가 강씨 부인과 쿠 마담의 레이더에 걸리게 됩니다.
-
“ 내 하늘에 그자가 검은 새인가? 그자 하늘에 내가 검은 새인가?(고)“ 희성은 마음정리를 끝내고 애신을 불러 정혼을 깰 것이라 말합니다. 사나이가 달구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입니다. 불쌍한 희성 상 제가 거둘까요? 애신은 동매를 찾아가 약속을 지키고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다음 보름을 기약합니다. 고사홍의 서신을 받고 전국각지에서 선비들이 모이고 석고상소로 의기투합합니다. 광화문 태극기부대도 자신들의 명분을 여기에 둘 것입니다.
-
“물자의 수탈은 침략의 발판이 될 것이 자명한데 조선의 성상께선 어찌 일본의 편을 드시나이까? 통촉하여 주옵소서(고)“ 한편 사격장에서 애신이 러시아 볼트액션을 가지고 사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섯 발 중에 두 발은 안 맞게 쏘느라 애 쓰는 중이오(애)” “ 그냥 안 맞은 것 같은데(유)” “아니오(애)” “그러면 허탕인데 섭섭하네(유)” “그건 함안 댁 앞이라 놀래기도 했고(애)" “어제는 배 타던 곳에, 그제는 약방에, 오늘은 여기 있소. 어떤 여인이 올만한 곳에 나는 계속 서 있는 중이오(유)“
-
”궁에선 딴 여인이랑 말을 길게 하던데(애)“ ”옆에 있는 여인 들으라고(유)“ ”오야 꽃이 예뻤소, 그 여인이 예뻤소?(애)“ ”예쁘긴 오야 꽃이 더 예뻤소(유)“ “줘 보시오. 내 이 두발 다 명중시키고 이 수업 안 받을 테니(애)” 야들 연예 참 달달하게 합니다. 필자도 아내와 연애시절 아내가 나타날 만한 곳에 항상 서 있었어요. 어떤 날은 하루 3번을 만나 6개월 만에 약혼을 했는데 연병, 18년 살고 이혼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뭔 일인지 몰라도 구 동매는 의병에게 총을 맞고 쓰러지게 되며 학당의 미국인 선생도 일본에 연행되어 갔습니다. “ 이 댁 영애께서 학당에서 밀정 행위를 한 혐의가 있어 체포하러 왔습니다(모), “ 모리(김 남희) 역 연기 잘합디다. 포스트 엄 태구로 인정합니다.
-
"Do the Japanese ask for cooperation in this way? How can you come to another country and act so lawless? If you're guilty, tell them you'll be investigated, but not from the Japanese, but from the Joseon Police Agency. So get out of this house right now! “일본인들은 협조를 이런 식으로 청하는가? 어찌 남의 나라에 와 이리 법도도 없이 굴 수 있단 말인가? 죄가 있다면 조사를 받을 것이나, 일군이 아니라 조선경무청에서 받겠다고 전하게. 그러니 당장 이 집에서 나가(애)“
2025.2.12.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