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의 밤문화가 그렇듯 망고 스트릿의 비키니바를 그날도 찾았습니다...
이번은 혼자가 아닌 동생 한명과 같이....
여행이라는 것이 항상 좋을 수 만은 없잖아요..
같이 간 동생과 약간의 트라불이 있었습니다. 전 형의 입장에서 무탈하게 일정이 끝나도록 초행 길인 동생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했습니다...
예를들면 누가 말 붙이면 왠만하면 무시해라 말 받아주지 마라.. 이런 것들이죠
앞서가던 제가 뒤를 돌아보니 이동중 동생이 스트리트 칠드런과 얘기하며 크게 웃고 떠들고 있습니다...
순간 동생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소메치기를 당하지나 않을까 그리고 저기서 저러고 있는건 아무의미 없는 시간 낭비인데... 라는 생각에 데리고 바로 들어가 무언의 압박을 조금 줬습니다.. 저는 걱정이 되서 그런거였죠..
바에서 제가 말을 안해서인지 동생이 정말 몸이 안 좋은 건지 호핑도중 먼저 호텔에 가서 쉬겠답니다 두통 때문에 돌아다니기 힘들답니다...아프다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러라고 했죠...
동생은 먼저 택시타고 들어가고 저 혼자 남았습니다. 괜히 나 때문에 그런거 같아 미안하고 맘이 안 좋습니다..
바에서 나왔는데 그 꼬마들이 저한테 묻습니다..
꼬 :니 친구 어디 갔어?
나: 아파서 먼저 가서 잔데...(걸어가면서)
(걷다가 저두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근데 요놈들 제 왼쪽 오른쪽에 2명씩 따라 앉습니다. 눈을 보니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소메치기나 나쁜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자세에서 제 호주머니에는 저도 손 넣기 힘듭니다..
저의 대답을 간절히 듣고 싶다는 표정입니다.)
꼬: 왜? 정말 아팠어? 어디가 아픈데? 많이 아파?
나: 응... 왜 무슨일 있어?
꼬: (한 녀석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그랬구나.. (주변 녀석들도 다같이 시무룩해집니다...)
이후 녀석들과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호구조사를 당하고 있더군요..
꼬마들의 질문- 세부는 몇번째냐? 친구 이름은 뭐냐? 니 이름은? 몇 살이냐? 뭐하러 왔냐? 여기에 아는 사람은 있냐? 여자 친구있냐? 그 동안 뭐했냐? 이제 뭐할꺼냐?....등등
참나 이게 무슨 상황인지 ㅋㅋ
왼쪽에서 한 녀석이 물어서 대답하면 다시 오른쪽 녀석이 물어오고 다시 왼쪽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길거리 꼬멩이들 한녀석 두 녀석 모여들어 눌러 앉아 그 자리를 빛내 줍니다. 참....얼마나 지났을까..
( 이 상황은 옛날 할아버지가 옛날 얘기 들려줄때 할아버지 앞에 동네 아이들 동그랗게 둘러 않아 턱 괘고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할아버지 이야기에 귀 귀울이는 그런 장면이 연출된 거죠...둘러보니 언제 왔는지 이 꼬마중 한명의 엄마로 되 보이는 아줌마도 간난아기 등에 업고 옆에 와서 우리들의 애기를 듣고 있네요.. 아무튼 저를 둘러싸고 열 뎃명의 꼬마들이 제 주위에 둘러 앉아 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겁니다... 속으로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구나...) 지나가던 사람들이 보는건 당연하고 지나가던 택시 기사들도 잠깐 멈췄다 쳐다보고 갑니다..가운데 왠 외국인이 앉아 있으니 무슨 일이라도 난 것처럼 보였겠지요...
제가 느낀건 졸지에 거지 왕자가 된 기분..꼬마들의 왕초 ㅋ(몇몇은 제 팔둑도 쓰다듬고 또 한 녀석은 제 얼굴에 손도 데보고 또 한 녀석은 내 왼 손을 꼭 잡고 있고..또 한 녀석은 내 팔에 고개도 기대 봅니다.. 참.. 희안한 상황이죠 이거) 근데 이런 스킨쉽이 싫지는 않습니다..애들이자나요..제가 느끼기엔 애정을 갈구하는 느낌.. 너무 심각했나요(??)
시간도 좀 흐른것 같고 이제 가야될 것 같아 나 간다라고 얘기하니 녀석들중 가장 이야기를 주도 했던 여자꼬마가 저한테 손톱 반만한 크기의 종이 조각을 수줍게 내밉니다..
꼬: j야 이거 니 친구한테 좀 전해줄 수 있어?
나: 물론이지... 이거 먼데?
꼬: 그냥 주면 알아.. 약속해... 꼭 줘야 돼...
나: 알았어.. 걱정마.. 꼭 전해 줄께..
택시를 타고 인사하는데...그 모든 꼬마들이 배웅해 줍니다...
(티비에서 어느 마을 체험하고 떠날때 거기 모든 주민들이 손 흔들며 배웅해주던 그런 장면처럼)
전 받은 그 종이를 잃어버리기라도 할까봐 바지 안 주머니에 깊이 보관합니다..
방에 들어온 저는 그 종이가 궁금해서 살짝 펴 봤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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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옵니다... 약간 눈시울도 젖어오구요...
제가 영어가 중학교 수준이다 보니 대강 눈치로 알아듣는 편인데..
꼬마와의 얘기중
"버그, 택시, 쓰로우”가 있었습니다
아까 자기들과 장난치며 놀아주던 동생이었기에 택시타고 돌아갈 때도 만난나봅니다.. 그런데 시무룩한 동생의 반응은 전과 달랐겠죠.. 그래서 얘네들은 어린애 특징상 장난으로 풀어줄려고 택시 타는 동생에게 택시 안으로 버그 즉 이 나라 왕바쿠벌레를 던진 겁니다.. 저기압인 동생이 좋아했을리 없고 냉냉한 반응으로 돌아갔던 겁니다..
펼쳐 본 그 종이엔
i am sorry
i so bad
“미안해”
“내가 정말 나빴어”
이 두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때 행동이 미안했는지 어디서 구했는지 껌종이 같은 종이에 성인 손으로는 쉽게 접을 수도 없을 정도의 크기로 여러번 정성껏 접어 손에 꼭 쥐고 있다가, 제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던거죠...이 쪽지를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저 뿐이란걸 알고 있었으니....
아.... 왜마디 탄성과 함께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순순한 아이들의 마음에 제가 참 부끄러웠습니다..
(저 역시 길거리 꼬마들 절대 주의하라, 소메치기 당한다, 불쌍하다 생각해 한푼 주면 개때같이 달려붙는다, 애 때리면 큰일 난다... 이런 내용들은 후기를 통해 많이 봤도 그 날 이후에 소메치기 하는 꼬마를 줄리아나 앞에서 직접 잡아보기도 했습니다만... 그때 제가 만난 이 꼬마들만은 그런 아이들과는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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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착한 아이들이야 정말....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도 할 껀 해야징..ㅋㅋㅋㅋ
옷 갈아입고 줄리아나로 출동합니다 혼자이고
오늘은 토요일 그리고 처음....
택시가 줄리아나에 섰을때 택시 문도 열기 전에 땅이 울립니다.. 강력한 우퍼 사운드, 음악소리..
택시문을 열었을때 놀랍니다 입구가 안 보입니다 사람이 많아서...들어갈 엄두가 안 납니다.. 혼자 어리버리 서 있는데...
누군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돌아보니 그 녀석(나에게 쪽지를 건내줬던) 반갑줘...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그 분위기에 약깐 눌려있는데...아는 사람이 제 이름을 불러주니... 물론 꼬마이기는 해도 ㅋㅋㅋㅋ)
하이파이브하고 인사하고, 제가 어리버리하고 있는 걸 알았는데 손가락 질로 비어있는 야외 테이블을 가르킵니다..
가서 앉습니다
녀석도 앞에 앉더니 정색하고 저한테 묻습니다
꼬 : 쪽지 줬어?
나 : 동생 자고 있어서.. 내일 꼭 줄께
꼬 : 알았어, 근데 너 여기 왜 왔어?
나 : 아니 그냥... 뭐.............
꼬 : (그냥 웃더나) 너 지갑 어딨어?
나 : 지갑은 없고 돈은 이쪽에...
꼬 : 핸드폰은 어딨어?
나 : 반대쪽에...
꼬 : 그래 잘 킵해..
여기 소메치기 많고 데인저러스하니까 알겠지?
베드한 사람 보이면 내가 알려줄께
나 : 응..
( 경계 대상이었던 스트리트 친드런이 저를 걱정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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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우리는 친구가 됬고 갈 때마나 반갑게 안부를 물으며 밥 한끼씩(?)하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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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친구야 ㅋㅋㅋ
넌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녀석이야...
* 이 아이들이 언제까지 착할지 언제 변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돈을 떠나 항상 배고픈 아이들입니다
졸리비에서 먹다보면 어느정도 남겨서 항상 싸 가더군요 엄마를 줄려는지 나뒀다 나중에 먹을려는진 모르지만, 혹시 망고바 호핑중에 돈 달라고 하지않고 친한 척하는 아이들 보이시면 바이킹 지하 출입구 바로 앞에 조그많게 과자 파는 구멍가게 있습니다...비싸봐야 20페소입니다 과자 한 봉지씩 사주세요... 그러면 친구됩니다 ㅋㅋ
절대 불쌍하다고 돈 줘서 돈 맛들게 하는거 보다는...ㅋ
- 이상 제 꼬멩이 친구들과의 추억이었습니다...
첫댓글 작은 글씨 뚫어지게 보고 열심히 읽었는데, 끝까지 반전은 일어나지 않는군요...ㅎㅎㅎㅎ
아~
폰으로 끼적 거리다보니 컴터로 확인을 못해봤네요...
글씨가 많이 작은가 보내요 ㅎㅎㅎ
반전이라면 반전 비스무리한게 있긴한데.... 별 재미는 없을꺼 같구요....
그 내용이 들어가면 주제가 바뀔 것 같아서요 ㅋㅋㅋ
결론은 할껀 합니다..ㅋㅋㅋ 옹고이하고 ㅋ
구로님도 끝까지 의심하시면서 읽으셨나봐요 저도요 ㅎㅎㅎ
음 항상 막탄에만 있었으니 꼬맹이 보기가 어렵네요
시내나가면 코베간다고해서
코 베어가겠더군요 충분히.... ㅋㅋㅋ
다른 분들도 경험이 있으시겠지만...
줄리아나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다 잠깐 눈을 감고 서 있다 눈을 떴는데 고사리 손이 제 왼쪽 바지 앞주머니에 들어가 있더군요 언능 낚아 채서 내 앞에 세우고 그아이 얼굴을 두 손으로 살포시 잡고 제 얼굴을 그 앞에 대고 한마디 합니다.. 아 윌 리멤버 유어 페이스 오케이?
다음날....
리멤버는 무슨...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ㅋㅋㅋ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네
덕분에 좋은 친구를 얻었죠..
갈때마다 무슨 일 있었는지 얘기도 해주고 박선생도 알려주고...
근데 쪼인해서 갈때 뒤에서 뜬금없이 큰 소리로 이름을 불러대서... 한번씩..ㅋㅋㅋ
오호, 색다른 경험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제가 거기 얘들 만나러 간건 아니지만,ㅋ
따뜻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일들도 즐거운 것 같습니다
약간동화같은 이야기네요
그렇죠.. 그러니 저두 아직 기억하고 있는거겠죠
내용은 이 친구들을 처음 만날때 있었던 실화입니다
(아이들의 사진이 카페내에 있습니다. 쪽지 주시면 제 이름과 아이들 이름 알려드리겠습니다)
식사는 작년 10월 올해 1월 줄리아나 근처 졸리비에서 같이 했습니다
제가 항상 시리어스 가이라서 글이 그런가 봅니다.
제 이름과 아이 이름을 아신 후
직접 가지 않으셔도 현지 지인이나 카페 회원님을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죠 ㅋ
아이들은 항상 그 거리에 있으니 만나기 아주 쉽습니다. 사진도 있으니...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내용에 거짓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제친구는 그곳에서 거의 10만 페소를 털릴뻔 했습니다. 애들만을 욕할 순 없으나 망고근처에선 꼭 주의 하세요.
네
맞는 말씀입니다..
저 역시 거리 꼬마들 만나면 피하거나 무시하는 1인입니다.
동생 덕분에 운좋게 그런 아이들 중에 착한 아이를 만나 아직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거구요...
근데 10만페소면 큰 돈인데....큰 일 날뻔 하셨네요
전 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돈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