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고백으로 쓰는 할매들의 시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4/11/26/YC3VHJYY7BF5JJCGNIGXLAN2M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일러스트=박상훈
‘80이 너머도/ 어무이가 조타/ 나이가 드러도 어무이가 보고시따/ 어무이 카고 부르마/ 아이고 오이야 오이야/ 이래 방가따.’ 내년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1937년생 이원순 시인의 ‘어무이’가 실린다. 교과서를 내는 천재출판사가 ‘칠곡 할매’ 4인의 시를 ‘성장’의 의미를 다룬 편에 넣었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남에 손 빌려다가/ 내 이름 적는’ 까막눈의 설움을 딛고 시인으로 거듭났다. 이런 ‘성장’이 어디 있을까.
▶경북 칠곡군 약목면에 사는 ‘칠곡 할매’들은 지난 2013년 군이 개설한 ‘성인 문해 교육’ 과정을 통해 한글을 깨쳤고, 시를 썼다. 2015년 89명의 시를 엮은 첫 시집 ‘시가 뭐고’를 낸 후 세 권을 더 냈다. ‘배우께 조은데/ 생가키거를 안는다/ 글이 안 새가킨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다/ 그래도 배아야지’(박후금 할머니 ‘배아야지’) 할머니들은 2000장 넘게 손글씨를 연습해 ‘칠곡할매 서체’도 만들었다. 지난해 대통령실 연하장에 이 글씨가 쓰였다.
▶일본에는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있었다. 1911년생으로 불우하게 자란 시바타 할머니는 아들의 권유로 91세에 처음 시를 썼다. 장례 비용으로 모아 둔 100만엔으로 2009년, 98세에 첫 시집을 냈다. 무려 158만부가 팔렸다.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이후 100세 전후를 뜻하는 ‘아라한(Around Hundred) 작가’가 잇달아 나왔다. 2017년 일본 베스트셀러 1위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친 93세 사토 아이코의 ‘90세, 뭐가 경사냐’였다.
▶”호랑이는 가죽을, 칠곡 할매는 시를 남긴다.” 할매들은 못 배워 서러웠던 인생, 시집살이, 남편과의 불화와 추억을 죄다 글로 쓴다. 전국에서 문화 강연을 하는 김별아 강원문화재단이사장은 “박물관 대학, 문학 강좌 같은 지식 강연에는 할아버지 수강생이 많지만, 자백과 고백이 필요한 시 창작에는 압도적으로 할머니가 많다”고 설명한다.
▶고백 문학자, 할머니들도 세월에 꺾인다. 교과서에 수록되는 두 할머니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심장이 쿵덕기린다/ 도둑질핸는 거보다 더 쿵덕거린다’며 ‘처음 손잡던 날’을 회상한 강금연 할머니, ‘도래꽃 마당에 달이 뜨마/ 영감 생각이 더 마이 난다’던 김두선 할머니, 이제 그리운 분 만나 함께 시를 읊고 계실까.
박은주 기자 zeeny@chosun.com
빛명상
홍시가 될 즈음이면
감꽃이 피어나서
감나무에 감이 붉게 물들어
홍시가 될 즈음
동에 아이들이 새총으로
홍시를 맞춘다.
떨어진 감은 하필이면
머리 위에 개똥위에 떨어진다.
한 번은 새총의 총알이 빗나가
장독대를 맞추었다.
간장이 쏟아져 내린다.
이놈 아야!
와서 감나무에 올라가서
묵고 싶은 대로 따 먹거라
장독 깨진 건 또 사면 되지만
몇 년 먹을 간장은
우짜면 좋노
그 시절의 울 엄마 모습이
감꽃 목걸이와
홍시에서 되살아난다.
울 엄마가 보고 싶다.
있을 때 잘해.
감꽃 목걸이
홍시가 될 즈음이면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32-33
그리움은
참꽃 되고
꽃은 피고 지면
또다시 피어나는데
이젠 영영 볼 수 없는
아부지, 엄마, 큰형님, 박 신부님
그리고 바보 김수환 추기경님, 김 몬시뇰,
헤명스님, 수우 씨도
그리움은 참꽃이 되고
애절함은 소쩍새가 되어
있을 때 잘하라고
밤새도록 일깨운다.
빛터 참꽃이 피어나자 그리움이 몰려왔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258-159
첫댓글 있을때 잘해 깨우침을주는 정겨움을 빚은 시 감사합니다.
그리움이 되살아 납니다 .
있을때 잘해,
감사합니다 .
고백으로 쓰는 시ㆍ
할매들이 쓰는 시
마음을 울립니다ㆍ
학회장님의 시
홍시가 될 즈음이면ㆍ
학회장님의 어린시절이 떠으릅니다ㆍ
아름다운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ㆍ
그림찻방 빛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 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주는 시가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칠곡할머니 고백하는 시들이 마음에 스며듭니다. 어머니 요양병원 계실 때 시바타도요 할머니의 시집을 사드리니 정말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움은 참꽃되고... 이제는 떠나간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시기인가봅니다. 더 마음 깊숙하게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감꽃목걸이 목에 걸었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가족들과 형제자매들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한 소중한 시간들이 언젠가 그리움으로 남겠지요.
함께 할 수 있을 때 내가 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있을 때 잘하라고
밤새도록 일깨운다
깨우침 귀한 빛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있을때 잘해 귀한 글
마음에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귀한빛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움은 참꽃되고...빛책속의 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슴이 뭉클하고 짠~해져 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이 짠해지는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