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너무 기니까 3줄 요약.
1. 이강인은 아직 아시안 게임에 뽑힐만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 아시안 게임은 어린 선수에게 경험치를 먹이게 해 줄 만한 대회가 아니다.
3. 아시안 게임은 일정이 너무나도 빡빡하다.
저는 이강인을 안뽑았다고 욕을 먹는 분위기가 이해가 안되는 사람입니다.
크게 3가지 이유인데
첫번째로는
"이강인은 아직 아시안 게임 엔트리에 들어 갈 만큼의 활약을 보여준게 없다"
이강인이 프로계약도 하고 프로팀 경기에 출전한건 대단한 일입니다만
어디까지나 "나이에 비해서" 대단한거지 않습니까?
아시안 게임이 물론 행정 자체는 졸속행정이 맞지만,
우리가 우승을 노리는 입장에서 조별 예선을 넘어서 토너먼트에서 상대해야 할 팀들은
저기 어디 이름도 생소한 무슨 뒤에 메니스탄 붙은 국가들이 아니라
"이란" "북한"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같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강한 팀들을 상대로 경기를 해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강인이 이들과 실전 경기를 할 만큼의 실력이 된다는걸 보여준적이 있습니까?
이강인이 경기로 보여준 것 중에서 우리가 알고있는건 (언더 23세 대회이니 유스 경기는 제외하고)
전후반 40분씩만 하는 제대로 된 경기라고 말하기도 힘든 완벽한 친선전인 툴롱컵에서 언더 21세 대표팀 상대로 3경기 잘한 것
그리고 스페인 "3부리그"에 11경기 340분 뛴게 전부입니다.
11경기 340분 1골 이에요.
풀타임 1경기, 77분 1경기, 58분 1경기, 35분 1경기.
다음 7경기 합해서 76분입니다. 이중에서도 출전시간 적은 3경기 합치면 18분 출전했습니다.
지금 아시안게임 명단들 보면,
와일드카드로는 유럽에서도 이름 날리는 손흥민 황희찬, 세리에 1부리그 데뷔한 이승우, 오스트리아 리그 2군 주전 김정민 등등
나름의 유럽파도 있고
다른 케이리그 선수들도 저마다 프로 데뷔를 해서 1군 선수들과 훈련하고 적게나마 경기도 나오고 주전으로 뛰기도 합니다.
근데 이강인이 이들을 제치고 선발이 되어야 할 만큼의 무언가를 보여준게 있을까요?
이강인이라는 이름을 떼봅시다.
대충 김철수라는 선수가 22살에 스페인 3부리그 데뷔해서 11경기 340분 1골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전후반 40분짜리 제대로 된 경기도 아닌 친선전에서 언더 대표팀 상대로 3경기 잘 했습니다.
이게 이 선수가 내세울 수 있는 경력의 전부입니다.
과연 이 선수를 아시안 게임에 선발했으면 사람들이 그냥 넘어갔을까요?
스페인 3부리그에서 제대로 경기도 못 뛰는 선수를 케이리그 주전 선수들이나 다른 유럽파 선수들을 제끼고 뽑았냐고
온갖 욕은 다 먹었을 겁니다.
이강인이 "어리기에" 저 활약이 대단해보이는거지,
이강인이라는 인물을 떼고 보면
아시안 게임에 선발 된 선수들에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아직 택도 없는 커리업니다.
유럽에서 날고기는 선수들과 케이리그에서 경쟁하는 선수들과
스페인 3부리그에서 340분 뛴 선수를 비교를 할 수가 있습니까?
이건 이강인을 폄하 하자는게 아닙니다.
물론, 이강인은 좋은 선수가 맞습니다.
다만, "미래에 엄청나게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선수이지 "지금 당장 엄청나게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아직 성인축구라는 무대에서 보면 부족한것이 분명히 있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아시안 게임은 "지금 당장" 열립니다.
지금의 커리어가 부족하다는게 아닙니다. 다만 "지금 당장 아시안게임에 선발 될 만큼"의 커리어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강인이란 이름을 떼놓고 보자는겁니다. 과연 저 커리어가 "이강인이 아닌 선수의 커리어였다면"
그래도 우리들은 저 선수를 아시안 게임 대표팀으로 뽑았을 때 환영할지?
스페인 3부에서도 제대로 못뛰는 선수를 뽑았다고 욕을 할지?
너무나 뻔한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까?
여기에, 결정적으로 김학범 감독이
"그래, 너가 비록 17살이지만 언더 23세 대표팀에서도 통할 실력이 있다는걸 나에게 보여줘봐"
라면서 전지훈련에 불렀습니다.
그런데 발렌시아 구단이 반대했어요. 못왔습니다.
자, 보여준건 스페인 3부리그 11경기 340분 출전 1골, 전후반 40분 짜리 친선전 경기에서 나이 많은 대표팀 상대로 잘한것.
이것이 전부인 선수를 전지훈련에서 조차도 시험 해 보지 못한상태에서 뽑는다?
이게 말이 될까요?
두번째
"아시안 게임은 경험을 쌓는 대회가 아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차라리 이번 월드컵에 이강인을 뽑았다? 그럼 환영했습니다.
아예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 합류하여 많은걸 경험할 수 있고,
그걸 발판으로 삼아서 더 큰 선수가 되면 좋으니까요.
그런데,
아시안게임은 아닙니다.
월드컵처럼 16강 가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어린 선수에게 경험치 먹였으면 되었다고 할 만한 대회라던가,
AFC 언더 XX세 대회에 월반해서 뛰게해도 어차피 한국의 전력으로는 언더 월드컵 나가는 3위나 4위는 사실상 따논 당상이니까
여기에서 경험치를 먹여도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아뇨, 제발 먹여줬으면 합니다. 당장 언더 21 대회가 있다면 이강인 좀 뽑아주세요.
그런데,
아시안게임은 아닙니다.
아시안 게임은 한국이 경기 경험을 빼면 아예 얻을게 없다거나, 당연히 무언가 얻는게 있는 그런 대회가 아닙니다.
한경기 한경기마다 군 면제라는 선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포상을 두고 싸우는 데스매치입니다.
설령, 조별예선에서 떨어져도 좋고, "뭐, 4강만 들면 언더 월드컵 나설 수 있으니까 4강만 가면 그 다음은 져도 돼"
라고 처음부터 언더독으로 나서거나 반대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대회가 아니라는 겁니다.
위에 제가 설명 한 것처럼,
이강인이 언더 23 대표팀과의 실전경기에서 제 몫을 다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만한 커리어를 보여주지 못했다면,
다른 대회에서, 한국이 잃을것이 없거나 무언가를 얻는것이 당연한 대회에서 보여주면 됩니다.
하지만, 이건 단 한경기라도 지면 안되는 대회입니다. 무조건 "우승" "금메달" 이 아니면 완벽하게 실패하는 대회입니다.
이강인 선수를 "단 한경기라도 지면 안되는" 대회에 출전시킬 수 있을만큼 한국 대표팀의 상황이 여유롭습니까?
저번 인천아시안 게임만 해도 "홈"에서 "현역 분데스리거" 박주호, 김진수, (심지어 김진수는 와일드 카드도 아님)
당시 아시아 탑급 스트라이커인 "김신욱"
이 3명을 데리고 아시안 게임을 나가서도 토너먼트에서
일본 상대로 1:0, 태국 상대로 2:0, 결승전에서 북한 상대로 겨우 1:0으로 이겼습니다.
그만큼 빡센 대회가 아시안 게임이에요.
현역 분데스리거 두명을 데리고 나가도 살얼음 판을 걷는 대회가 아시안 게임입니다.
그 이전에는 우승한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요...
이런 대회에서 어린 선수에게 경험치를 먹이겠다?
이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번째는
"아시안 게임의 일정" 입니다.
아시안 게임은 다른 대회들처럼 일정이 여유롭지가 않습니다.
그런 주제에, 또 선수진은 23명이 아니라 20명입니다.
골 키퍼 빼면 18명입니다.
여기에 17일간 7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상화엥 따라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할 수도 있구요.)
장소도 5월의 프랑스 같은곳이 아니라 8월의 동남아시아 입니다.
당연히 선수 한명한명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보여준게 없는 이강인을 뽑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한 도박입니다.
이강인을 조별예선 로테이션 용으로 뽑는게 아니라면,
적어도 이강인도 조별예선 + 토너먼트를 합쳐서 세경기 가량은 풀 타임을 뛰어주거나,
7경기에서 평균 40분 이상을 소화를 해 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게 아니라면 토너먼트 4경기를 17명으로 17일간 7경기를 치르게 되는거죠.
차라리, 일정이라도 빡빡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이강인 한번 뽑아 보라고 말이나 따나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일정조차도 너무나 타이트합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프랑스나 스페인 같이 언더 대표팀도 압도적인 선수들로 구성이 되어 있거나, 그간의 성적이 좋았다면 몰라도,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하지만, 금메달을 딸 수 있냐 없냐를 확언할 수 없는 대회에
아직 보여준것이 없는 선수를 "단지 유망하다는" 이유만으로 데리고 가기에는 너무나 힘들다고 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첫댓글 비팀이 낮아도 성인리그이니 실력적으로는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망하다라고 곁들어진게 엄청난포퍼먼스로 닥주전에 들어갈 포스가아니니 붙은건대 이정도 포스로는 감독이 안보고도 데려갈 정도가 아니니 안뽑아도 문제 없다보네요
20명엔트리에 무조건금메달아님 의미없는대회인데 못써본선수를 데려간다면 감독이 총맏은거죠
맡겨놓은 메달도 아닌데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봅니다
세개다 동의함. 그냥 그런 주장하시는 분들의 대다수 생각은 "유망한" 이강인의 군면제를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는거지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자체를 바라보진않는듯.
문제가 되는 이유를 모르겠음. 애초에 와일드카드도 아닌 선수를 경쟁이나 테스트 없이 뽑는다는 게 말이 안됨
그렇지만 이강인을 뽑자고 주장하는 이유가 단지 유망하다는 이유만은 아니라는 점은 말하고 싶음
..근데 애초에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를 바라보면 애초에 국가대표급 선수를 내보내지 말고 다른 나라들 처럼 아마추어 보내야죠 프로리그가 있는 종목은. 아니 애초에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정신에 맞게 프로리그가 있는 종목들은 원래 그냥 제외해야하죠.
원론적인 이야기로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를 바라보자고 주장하자면 오히려 프로리그 선수들 뽑는걸 비판해야 옳바른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는 자세고요, 그냥 뭐 축구팬들끼리 논쟁할 수 있지 않나 봅니다. 서로 욕만 안하고 인신공격만 안하면 됬지 공산당도 아니고 토론은 할 수 있죠. 상호 비방하는 순간 문제가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