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爲善)과 위선(僞善)
위선(爲善)은 선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하고
위선(僞善)은 거짓 선을 의미합니다.
한글로는 같은 글자이지만 그 뜻이 반대인 단어이지요.
노자의 도덕경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선지위선 사불선이 (善之爲善 斯不善已)
"사람이 일부러 하는 선은 이미 선이 아니다."라는 말씀이지요.
목적을 갖고 행하는 선은 결국 거짓과 속임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사회적으로 지도자층에 있는 사람들이 남의 앞에서는 선함으로 모범을 보이면서도
뒤로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비견할 수 있지요.
그래서 거짓 위 자는 인(人)에 위(爲)를 더했습니다.
사람이 일부러 어떤 것을 한다는 의미로 무위자연을 이야기한 노자의 측면에서 보면
인위적인 것, 즉 꾸밈이 있는 것은 거짓이니까요.
공자는 위선자(爲善者)는 천보지이복(天報之以福)하고 위불선자(爲不善者)는 천보지이화(天報之以禍)라고 말했습니다.
즉 선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복을 주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재앙을 내린다는 말씀이지요.
그럼, 불선(不善)과 위선(僞善)의 개념이 남게 됩니다.
불선(不善)은 선하지 않은 것으로 악이라 할 수 있고
위선(僞善)은 거짓 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불선보다는 위선이 더 위험합니다.
불선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위선은 선함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爲(할 위)는 쉬운 글자지만 중요합니다.
중국 사상은 儒敎(유교)와 道敎(도교)의 큰 두 줄기가 있는데
그것을 구분 짓는 게 바로 人爲(인위)와 無爲(무위)이기 때문입니다.
즉 유교는 인간이 의식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도교는 인위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위선자는 라는 단어도 잘 써야 합니다.
僞善者(위선자)라고 쓰면 거짓으로 착한 체하는 사람이지만
爲善者(위선자)라고 쓰면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거나 순수성이 결여된 세상을 좀 더 밝게 하려면 僞善者가 아닌 爲善者가 필요합니다.
그 선함이 우롱당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우대받는 사회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요.
“착하게 살면 손해다.”라는 인식의 개선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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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무료하여, TV채널을 돌리다가 <어른 김장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경상도 진주에서 60여년을 한의사로 일하면서
학교를 지어 헌납하고, 수많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어 공부시키고,
형평사 등 사회사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후원금을 내기도했지만,
대통령표창도 거절허고, 방송 인터뷰도 안하겠다 하는 것을
경남의 한 언론인이 몰래몰래 취재하여 만들어 낸 다큐면터리였습니다.
왜 인터뷰도 거절하는가 하는 잘문에
"내 손을 떠난 돈이니 그걸로 끝이지"한 대답이 인품을 짐작케 하고,
위 글에서 말한
"사람이 일부러 하는 선은 이미 선이 아니다."는 말을 이미 실천하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이 시대에 어른으로 모셔 손색이 없기에 다큐의 제목도 <어른 김장하>라 붙였다고 생각됩니다.
곧 원본을 구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