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동혈(偕老同穴)
함께 할 해(偕), 늙을 로(老), 해로(偕老} 라 함은 ‘같이 늙는다’라는 뜻이고, 같을 동(同), 구멍 혈(穴), 동혈(同穴) 이라 함은 ‘같은 구멍, 같은 무덤’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해로동혈‘이라함은 “살아서 같이 늙고, 죽어서 같은 무덤에 묻힌다”는 뜻이다. 생사를 같이 하자는 부부의 다짐, 부부의 금슬이 좋음을 이르는 말이다.
해(偕)는 사람 인(亻)과 모두 개(皆)를 합친 글자이다. 부부가 머리가 희게(白)되도록 다함께(比) 오래도록 산다는 데서 “함께”라는 뜻이다. 남녀가 백년해로(百年偕老)하자고 할 때는 죽을 때 까지 함께 하자는 의미이다. 백년을 약속하고도, 10년도 채 안되어 헤어지는 것은 해로(偕老)라고 할 수 없다. 요즘 세상은 너무 쉽게 만나서 너무 쉽게 헤어지는 것 같다. 인스탄트 사랑을 하는 것만 같아 안스럽기만 하다. 웬만하면 참고 해로함이 마땅하다.
해로(偕老)라는 말은 시경(詩經)에서 비롯된다. 시경 격고(擊鼓)편에 “그대와 손잡고 백년해로 하자고 하였노라”(執子之手 與子偕老: 집자지수 여자해로)라고 나와 있다. 동혈(同穴)이란 말은 대거(大車)편에 “살아서는 집을 달리하나, 죽어서는 묘혈을 함께하리라”(穀則異室 死則同穴: 곡즉이실 사즉동혈)라고 나와있다. 여기서 곡(穀)은 ‘곡식’이라는 뜻이 아니라 ‘살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 두 구절 중 앞 구절의 해로(偕老)와 뒷 구절의 동혈(同穴)을 합하여, ‘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는 말이 이루어진 것이디.
산행을 하다보면 깊은 산속에 연리지(連理枝)를 보는 경우가 있다. 두줄기 나뭇가지가 자라다가 하나로 붙어서 한 개의 나무줄기로 되어 자라는 것을 연리지라고 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일심동체의 부부를 이루는 것과 흡사하다.
전설의 새, 비익조(比翼鳥)도 이와 비슷하다. 비익조라는 새는 눈과 날개가 한쪽에만 달려있어 암수가 합쳐져야 하늘을 날 수 있는 새이다. 남녀가 합쳐져야 가정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백거이(白居易)라는 당나라 시인은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연리지와 비익조에 비유하여 읊었다. 백거이는 장한가(長恨歌)에서 “우리가 하늘에서 만나면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 만나면 연리지가 되리라”라고 했다. 그래서 연리지나 비익조는 남녀간의 사랑이나 부부간의 애정을 나타내는 상징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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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막이길 연리지 나무처럼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