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책임정치가 사라진 국민의힘
책임정치는 국가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정치를 말한다. 이것이 국가 책임정치라면 정치인의 책임정치는 정치인이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정치를 말한다. 한국에 정치인의 책임정치라는 것은 있는 것일까.
대선의 경우는 대선에서 패배한 유력후보는 정치에서 물러난다. 정당의 대표나 지도부도 함께 물러났다. 총선의 경우는 패배한 총선을 지휘한 정당의 지도부는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정치권의 관례였다. 새 후보를 정하고, 새 지도부를 구성하여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 중에서 다시 대선에 출마하여 성공한 사람은 김대중이 유일하다. 김대중이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김대중에 대한 국민의 지지보다는 외적 영향과 관련이 있다. 김영삼이라는 권력자의 정치적 태도가 김대중에게 대권을 잡게 했다는 것이다. 이회창이 왜 낙선했는지를 돌이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은 1997년 12월 18일 실시된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었는데 27년 전의 일이다.
총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이 연속해서 당 대표를 맡는 경우는 없었다. 소위 3김 시대를 이후는 없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을 보면 알 수 있다.
2024년의 정치를 보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승리한 당 대표였던 이재명이 당 대표 출마를 하고,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완패한 비대위원이었던 한동훈이 당 대표 출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의 당 대표 연임을 위한 출마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국민이 있고 한동훈이 당 대표 출마를 하는 것에 대해 국민은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에 대해서는 총선을 승리로 이끈 것 때문에 비판의 강도는 아주 낮다. 그렇지만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거의 망할 정도로 패배하였음에도 당 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한동훈에 대해서는 비판의 강도는 아주 높다. 정치인 한동훈이 정치인의 책임정치를 알지 못하는 무뢰한이라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총선은 어떤 정치인을 이끄느냐에 따라 총선의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고, 능력 있는 정치인은 완패하는 총선을 완패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정치 능력이다.
한동훈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 당시에 국민의힘이 의석 과반 이상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총선일이 가까워지면서 120석 정도를 얻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총선 결과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러한 정도면 한동훈은 정치 능력이 없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총선 과정에서 한동훈이 보여준 여러 가지를 두고서 홍준표는 셀카 놀이 대선 놀이라고 혹독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대패한 것은 민심이 국민의힘을 떠난 것임을 확인할 수 있고 이와 함께 한동훈도 떠났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민심이 떠난 국민의힘으로 다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적임자를 당 대표로 뽑아야 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당원들은 한동훈을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당이 망하든 말든 그것에는 관심이 없고 대선 놀이를 하던 한동훈에게 표를 주려고 안달하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에서 좌익이든 우익이든 좌익의 대척점에 있는 소위 좌익을 대선 후보로 밀어 대통령을 만든 자들이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우익인지 좌익인지도 모호한 한동훈을 당 대표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국민의힘을 우익정당이라고 말할 수 없는 기회주의 회색정당이라고 비판받은 이유다.
한동훈이든 원희룡이든 나경원이든 윤상현이든 어느 누가 당 대표가 돼도 국민의힘이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저 우익 또는 유사우익의 표로 명백만 이어가는 정당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우익 또는 유사우익은 윤석열이 우익정권이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