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푹 해져서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밖으로 나갔어요. 뛰진 않았는데 몸이 가벼워서 뛰고 싶어집니다. '머리가 좋을수록 거짓말을 잘한다'는 것을 학자의 입을 통해 확인 사살했고, 같은 맥락에서 '양심'(휴머니즘/공동체/공감)은 악동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는 것을 "소년이 온다(한강)"를 리라이팅 하면서 결론지었어요. 에예공! 아비가 '썅-년'을 주문한 이유다. 보고 싶다. 사랑해! 탄핵 재판이 8차 변론까지 끝난 가운데 '광주 집회' 찬반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 합니다. 누가 이기는지 한 번 갈 때까지 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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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고교 시절 3년 내내 금남로에서 충장로 우 다방(우체국) 앞에 출근을 했던 곳입니다. 차 없는 거리를 명동보다 먼저 실시한 곳이 빛고을 광주 금남로 길입니다. "금남로에 꽃잎처럼 떨어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이하 생략)" '오월가'를 아시나요? '님을 위한 행진곡'보다 먼저 나온 곡인데 지금은 사라지고 기억 속에만 있어요. 1980년 대에는 버스터미널이 대인동에 있었기 때문에 담양-대인동 터미널-금남로(후반기 미술학원)-충장로-도청까지 도보로 30분가량 걸렸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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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시장(83학번. 전남대. 대동고)이 필자와 갑 장입니다. 5.18 당시 우리는 고1이었어요. 3년 선배들이 민주화 운동 실재 당사자이고 우리 세대는 집회 장소를 피해 집에 있었어요.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5.18이란 시대물을 소재로 쓴 증언 문학이면서 초등학교 4학년의 역사관을 가지고 쓴 글이라는 점에서 두께의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필자가 글쓰기를 40년쯤 해오면서 확인한 것은 역사란 팩트가 전부가 아니란 것입니다. 물론 팩트가 중요하긴 하지만 반드시 상황과 배경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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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에서 1차 독자와 2차 독자 사이의 두 지평을 거친 적용이 기본이듯 (5.18과 계엄군 vs 12.3과 계엄군)을 똑같이 취급하는 건 웃기는 짬뽕입니다. 최근에 극우를 파시즘 히틀러로 연결하려는 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그런 방식이 가능하다면 파시즘=좌빨과 다를 바가 뭐가 있습니까? 강 시장이나 박지원 의원이 "신성한 민주 광장에 내란 동조 세력이 절대 집회하면 안 된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파시스트는 누구인가? 나는 왜 지금의 민주당과 갑장이 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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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선사인’ 19회입니다. 머리를 잘리고 분노한 애신을 말리는 쿠도 히나,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지라 저잣거리에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됩니다. “기어이 내 손에 죽기로 작정을 했구나. 내 선의를 베고, 내 걸음을 베고, 기어이 이런 수치를 주는구나(애)“ 애신의 부모님 위폐 앞에서 구 동매가 했던 말이 오버랩 됩니다. “해서 아프십니까? 그때 그냥 저를 죽게 두지 그러셨습니까? 저를 살리시는 바람에 희망 같은 게 생겼지 뭡니까? 그 희망이 지금 애기 씨의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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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우습구나. 다시 그 순간이 온다고 해도, 네놈을 살릴 것이다. 허나, 다시 내 눈에 띄면 그땐 네놈을 죽일 것이다. 감히 내 염려 따위 하지 마라. 네놈은 그저 나를 호강에 겨운 양반 계집으로만 보면 된다. 제가 업소 할 때 꼴통들이 진상을 피우면 늘씬하게 패준 후에 마지막 와룡정점을 찍을 때도 “너 내 눈에 띄면 그땐 손가락 자른다고“ 했을 것입니다. ”이 손수건이 이리 쓰이네요. 이리 갈 거였나 봅니다. (쿠)“ ”나중에 돌려주겠소(애)“ "그 미국인의 것입니다. 이리 가는 게 맞다니까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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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신의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사실을 알고 고 사홍이 빗자루로 동매를 두들겨 팹니다. 맞고 있는 동매나 때리는 어르신이나 안타갑기는 매한가지입니다. ‘한 번 더 애신 앞에 나타나면 백정이 왜 백정이고, 양반이 왜 양반인지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이 소식을 듣고 수미는 유진을 찾아가 그간 사정을 말하고 동매를 이겨 달라 합니다. 동매를 찾아온 유진이 왜 그랬냐고 묻자, 이 완용이 애신 뒤를 캔다고 말해줍니다. “이기러 왔는데, 비긴 걸로 합시다(유)” 이번엔 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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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대가 무사에게 달려드는 건 앞뒤생각하지 않는 무모한 선택인 거 맞죠? 동매가 또 맞습니다. 아니 맞아 줍니다. 멀쩡한 남자3 명이서 애신 때문에 목숨을 거는 것 같네요. “애기 씨, 머리는 금방 자랄 겁니다(함)“ 어르신이 애신을 따로 부른 것은 뭔가 비장한 결심을 한 것 같은 불길한 예감입니다. ‘그깟 머리카락 나라님도 자른 머리카락이다. 네 어미아비처럼 그렇게 오지(죽어서) 않았으니 됐다. 살아왔으니 그거면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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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도 자신을 죽이려 했던 그 의병 중에 고 상환이 애신의 아비임을 알아챈 것 같습니다. 희성과 쿠씨의 맞선 자리를 마련한 완익과 희성의 부친이 상견례를 하는 걸까요? 미세쓰 쿠가 뭣모르고 나왔다가 희성을 보고 그냥 가려합니다만 희성이 붙잡습니다. “날 혼자 두지 마시오(희).” 저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전 이분의 여식입니다(쿠)“ 고애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이 자신의 친부 이완익임을 들은 쿠여사는 충격에 빠지고, 유진은 쿠 마담에게 모리 타카시의 방을 열어 달라며 수색하던 도중 조선인 폭도 명단을 발견합니다. 황은산 등 의병 살생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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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니까 쓰윽 스캔하고 바로 황 은산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황은산은 가마터를 비우고 거처를 옮깁니다. 타카시는 제일은행권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진고개의 동매를 찾아가지만 굴욕을 당하며 돌아가지요. “일본 개가 감히 누굴 가르쳐?(타)“ ”제가 딱 두 가지를 싫어합니다. 귀족 군인, 허니 앞으로 내 나와바리에 함부로 발들이시면 곤란 합니다. 나리(동)“ "기껏해야 낭인 새끼가 내 얘기를 띄엄띄엄 들었나? 조선 땅에 있는 일본 인 중에 내가 제일 높아. 그 말 인즉 아무도 나한테 명령할 수 없단 뜻이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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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가 있으신가본데 제가 충성하는 건 일본이 아니라 무신회입니다. 기껏해야 군인 나리가(동)“ 유진에게 정체가 발각된 소식을 듣고 황은산은 거처를 옮기고 홍파는 그 자리를 지켜야 된다며 남습니다. 바람개비가 꽃아 있는 담벼락 너머에 나타난 유진.
“잘 지냈소?(애)”
“머리가 짧아졌소(유)”
‘그리 되었소. 잘 생겼소?(애)“
“보던 중 늠름하오(유).”
“난 다른 말을 기대했는데 B로 시작하는 말이오(애)”
“보고 싶었소. 이 말도 아닌 모양이오(유)“
“암, 근처에도 못 갔소(애).“
“애기 씨)함)“
“또 봅시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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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익 죽이기를 도모하던 학도병들, 결전의 날 총기 훔치다가 유진에게 딱 걸렸어요. 어설프기만 한 그들을 그냥 보낼 수가 없던 유진은 동윤을 따라나섭니다. 동지가 서 있는 걸 본 동윤이 그에게 가려하지만 말리는 유진. “오지마, 아무도 오지 말게(동윤)” ‘뜨거운 열정 만으로 일을 도모하면 그렇게 소중한 걸 잃게 돼. 북수든 뭐든 실력을 쌓고 해. 그땐 안 말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 해. 도망을 치든 여기서 살아남든“ 자신을 죽이려는 움직임이 많아지자 마지막 수를 쓰겠다는 이완익 참 연기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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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자네들과의 연을 정리하려 한다. 보릿고개가 아무리 흉해도 총칼이 위협 해도 왜놈들에게는 절대 그 땅을 팔아서는 안 된다. 후손 대대로 물려줘야한다. 조선의 땅을 지켜라. 약조하겠는가?(고)“ 이 대목에서 피가 용트림을 하는 건 내 속에도 대한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리라. “조선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부디 부탁이니 그 일군 대좌를 죽여주라.(고)“ ”왜 저는 지키는 자이고 저자는 죽이는 자입니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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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가리지 않고 지켜줄 자와 고심하여 완벽을 기할 자, 담을 넘어 들어오는 자와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자의 차이다(고)“ 왜 이완익이 아니고 그 일꾼입니까?(유)“ "이완익은 조선인의 손에 죽어도 무방하다. 허나, 그 일군이 조선인의 손에 죽으면 조선을 공격케 할 명분이 될 것이다. 해서 미군인 자네 손에 맡기려 함이다“ “제게 참 잔인하십니다(유)” “원망해도 좋다. 내가 너의 하늘에 검은 새가 되려하니(고)” "결국 우리 둘 다 애기 씨 곁에서 멀리 치우셨습니다 나는 지키게 하여, 나리는 죽이게 하여, 독한 노인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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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일 슬플 지는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인생 각자 걷고 있지만 결국 같은 곳에 다다를 우리였습니다. 그대를 사랑한 바, 그러니 살아남아라. 하여 누구의 결말도 해피 엔딩은 아닐 것입니다. 다음날 고사홍은 서거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실 때도 안 울었는데 펑펑 울었습니다. “장례는 소박하게 하고 음식은 넉넉히 하라. 장례는 5일간 치르되 문상객은 귀천에 상관 없이 받아라. 사는 동안 도움 받지 않은 이가 없다(고)." 애신이 조부의 마지막 당부를 회상 합니다. “네 부모의 얼굴이다. 간직 하거라. 대신 그날의 날 용서해라. 죽지 마라. 살거라. 꼭 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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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홍의 장례가 치러지는 날 조선의 황제 고종은 직접 상복차림으로 찾아와 스승에 대한 마지막 예를 표하고 이를 비웃는 이완익에게 채찍과 함께 외부대신에서 해임시킵니다. 고 사홍이 죽은 후 본격적으로 의병 토벌에 나선 매국노와 모리 대좌, 큰일났습니다. 의병들은 조심하시라. 첫 번째 희생자는 홍파입니다. 모리 대좌는 홍파의 주검이 저잣거리에 매달았습니다. 죽일놈들. 저거 찍느라 고생 꾀나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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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들은 유진이 가장 먼저 찾아오게 됩니다. 연이어 고사홍의 49제를 지내는 사찰에 일본군이 들이닥치고 사람들을 죽이고 애신을 잡으려 하는데 이때 의병들이 나타나 일본군과 격돌합니다. 활 쏘는 큰 엄마, 돌을 든 함안 댁, 숨어 있던 희성도 얼떨결에 총질을 합니다. 황봉오동 전투도 아니고 청산리 전투도 아니고 뭐지? 황 은산 포스 죽입니다. 그리고 지붕 위의 검은 새......,
2025.2.15.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