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화 - '새로운 삶의 막이 올랐다'
2004년 1월6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정식으로 인천유나이티드팀의 창단식이 있는 날이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양복을 쫙 빼입고 근사하게 인천유나이티드 팀의 훈련장이 될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인천 월드컵 구장'으로 들어갔다. 오랜시간 백수생활을 해오던 내게 양복을 입을 기회란 거의 없었다. 그런 내게 정말 다시 양복을 입어보게 해준 '인천유나이티드'가 문득 더욱 고맙게 느껴졌다.
경기장 중앙에 모두가 모여있었다.
구단주, 스카우트 최상광, 김신일, 유재호, 코치 박정진, 오세훈 수석코치 김주성,
팀닥터 이일호, 최우진, 마지막으로 인천구단주가 힘겹게 영입한 이탈리아 출신 비디오 분석관 카텔리오 까지.. 쟁쟁한 스탭진들이 었다. 모두와 첫만남을 갖고 인사를 나눴으며 모두 훈훈하고 정이 많은 따뜻한 사람들인 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장 라커룸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선수단을 보러 갈수있었다.
마침내 고대하던 선수들과의 첫만남이 이루어 졌다. 라커룸에는 모두 19명의 선수들이 있었다. 모두들 나와 스탭들이 들어가자 우리를 반가이 맞아줬고, 나 역시 손을 내밀어 하나하나 모두에게 악수를 했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 선수들과의 첫만남. 이들이 바로 내 인생에 한획을 긋게될 '인천유나이티드'팀의 선수들이 아닌가!
난 너무나 기뻤다. 앞으로 있게될 이 선수들과의 여정. 긴모험을 기대하며 짧은 시간동안 구단주의 연설을 들었다. 구단측이 나에게 전한 메시지는 두가지 였다. 첫 번째로는 평균적으로 한팀에는 25명의 선수가 있는데, 인천유나이티드 팀은 아직까지 창단팀이므로 19명의선수밖에 영입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앞으로 최소 6명의 선수를 영입해 팀의 선수층을 투텁게 해달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팀을 최선을 다해 헌신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메시지 끝에 구단측에서는 나에게 선수영입자금을 건네주었다. 총 23억. 여러 대기업들의 후원때문인지 이미 19명의 선수를 영입하고도 23억이라는 창단팀치고 적지않은 자금을 건네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두가 둥글게 모여 앞으로의 모험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며 높이 손을 들었고, 그렇게 창단식은 막이내렸다. 창단식은 막이내렸다. 하지만 내 새로운 축구인생은 막을 올린 것이다. 이제부터 그냥 '인천유나이티드'팀이 아니라 우리'인천유나이티드'인 것이다! 나는 이순간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조용히 혼자서 화장실로 들어가 지난 힘든 세월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눈물은 십수년전 축구를 접어야할 때 흘려야만 했던 그런 눈물과는 아주 다른 눈물이었다. 바로 기쁨의 눈물이었다...
이제부터는 아주 바빠질 것이다. 리그가 시작되는 3월27일 전까지 6명의 선수를 영입해야 하며, 전술을 짜고 선수들을 훈련시켜야한다. 3년전 에버튼에서 그랬듯 최선을 다해 감독직을 수행하자는 각오를 안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밤, 나는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아직 선수들의 기량을 전혀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팀전술을 구상해보며 밤을 지새웠다.
2004년 1월6일. 나에게는 너무나도 역사적인 그날이 그렇게 저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