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94년 2008년 2월 24일
학급 담임 - 원래 마음
정읍동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지난 주 화산초등학교교장선생님, 김신자 후배선생, 김성애선생과 함께 정읍동초등학교에 갔다. 교장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런데 나에게 음악교과전담을 하라고 하신다. 화산교장선생님께서 나를 소개할 때에 음악지도 잘한다고 말하신 것이다. 예상 밖의 일이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학급아이들에게 마음공부지도를 해온 나로서는 당연히 거절이다.
싫다고 분명하게 말하였다. 그런데 학교에 전담이 4명이 배정이 되었는데 음악을 지도할만한 능력이 있는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옆에서 후배 김신자선생이 자기 친구도 전담을 하였는데 편하고 좋다고 하였다면서 나에게 편하게 음악전담을 하라고 말한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는 알지만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마음이 일어난다.
‘김신자, 너 입 다물고 가만히 안 있을래?’
교장선생님은 음악전담을 하면서 방과 후 수업 활동 - 기악 합주부 또는 리코더합주부를 만들어 - 으로 돈도 벌라고 하신다. 내 의사와는 전혀 다른 각본이 등장한다.
내가 원하는 4학년이 가장 경합이란다. 내 나이또래의 선생님이 많다고 한다. 함께 발령 받은 김성애선생은 5학년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교장선생님께
“짜~다 짜~다 정~ 안 되면 전담 주세요. 그리고 겨울엔 따듯하고 여름엔 시원한 음악실 만들어 주세요.”
라고 말하고 희망학년을 4학년, 2학년, 3학년 순으로 적어주고 왔다.
‘부임 첫해부터 전담을 하면 아이들에게 내 말이 잘 먹히지 않을 텐데…….’
‘예전에 전담을 하고 나니 다음 담임을 할 때에 터덕거리던데…….’
‘교실도 뒤 동사에 만들어지면 찬밥 신세가 되는 것 아닌가?’
‘담임을 하면서 기악합주지도, 리코더합주지도도 해야 반 아이들이 많이 들어와 수월한데.’
‘음악실 만들어 주면 16시간 정도 수업만 하면 되니 편하고 내 시간이 많아서 좋긴 하지만 학교가 손해 볼 텐데.’
‘모르겠다. 주는 대로 적응하면 되지. 어쩌면 4-5학년 모두에게 마음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
다음 날, 아침 교감에게 전화를 하였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와 5년을 함께 근무하였다면서 무척 반가워한다. 나도 반갑다는 말을 전하고
“생각해봤는데 전 담임을 원합니다. 그러나 학교 형편이 영~ 풀리지 않는다면 전담 주세요. 그러나 저를 전담주면 학교가 손해 볼 거예요.”
라고 말하고 끊었다.
내일 오전 10시에 학교에 가는 날이다. 학급 담임과 전담교사를 발표할 것이다. 김성애선생이 교감에게라도 물어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내버려 둬. 나 적응 잘해. 내일 가보면 알겠지.”
내일 담임을 줄지 전담을 줄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여건에 맞추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다.
첫댓글 그래요 ...마음이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이 해 갈 거라 되었네요 ...그러니 어떤 일이 맡겨져도 그일로 마음공부도 음악도 함꼐 해 갈수 있겠지요 ...음악즉 마음공부 마음공부즉 음악공부가 되어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