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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맛있지. 영양가도 높다고 하잖아. 아 이런 술이 또 어디 있어!”
9일 저녁 서울 봉천동 한 대포집. 일행 4명과 관악산을 다녀온 직장인 김기운(48)씨는 막걸리의 매력이 뭐냐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이어서 일행들과 사발을 부딪치고 시원하게 들이켰다. 일행 중 한 명인 장수용(50)씨는 “등산하고 목 축이는 막걸리 맛이 또 일품이잖아. 얼마나 시원한데! 맥주랑은 달라요”라며 웃었다.
시장에 위치한 실내외 합쳐 4인 테이블 7개 규모의 작은 대포집에는 막걸리를 마시는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손님 대부분은 김씨와 장씨 같은 중년들이었지만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예전 학교 축제 때 잔디밭에서나 먹곤 했는데 요즘은 찾아와서 먹어요. 무엇보다 맛 좋고 경제적 부담이 없어서 좋죠. 여긴 막걸리 한 주전자(750ml PET 3병) 시키면 안주까지 끝이에요. 저녁 식사에서 술자리까지 싸게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죠.”
서울대 법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오모(29)씨는 막걸리의 경제성을 강조했다. 막걸리 한 주전자는 보통 10000~12000원. 보통 시장 근처에 위치한 대포집들은 이 집처럼 막걸리만 시키면 안주가 따라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호프집 같이 과자류가 아닌 선짓국에서 두부김치, 계란찜 등 10여 가지가 넘게 푸짐하게 나온다.
1960년대 ‘국민주’로 불리며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막걸리는 1970년대부터 소주, 맥주에 그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1999년 주세법 개정으로 탁주의 전국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시장이 커진 만큼 양조 기술도 발전했다. 무살균 막걸리의 제조와 장시간 보관 용기의 개발로 막걸리는 상품경쟁력을 가지며 매년 판매량이 늘어왔다.
특히 최근에 막걸리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막걸리 판매 1위인 서울탁주의 ‘장수막걸리’는 작년 3월 679만병에서 올 3월 852만 병으로 26% 정도의 신장세를 보였다. 서울탁주연구소 실장인 성기욱 전무는 최근 막걸리 열풍의 근원으로 일본시장을 꼽았다.
“작년부터 일본 수출이 활발했어요. 막걸리 열풍은 일본에서 먼저 분거죠. 그게 언론에서 조명을 받으면서 자주 소개 됐잖아요. 그러면서 웰빙문화와 가격 메리트로 한국에서 막걸리 열풍이 분겁니다. 막걸리의 맛과 영양을 외국에서 먼저 알아 본거죠.”
지난달 신세계 이마트의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나 급증했다. 롯데마트도 막걸리 매출 신장률이 3월 45.4%, 4월 78.8%로 급격히 늘어 5월에는 지난 7일 현재 무려 116.6%를 기록했다.
막걸리 열풍은 막걸리의 변신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마트는 복분자 막걸리(990원), 오디뽕 막걸리(990원), 청매실 막걸리(990원), 배 막걸리(1350원), 포도 막걸리(1350원)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과실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보다 20%정도 가격이 비싸지만 출시 25일 만에 10만 여병이 판매됐고 막걸리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 전무는 이 같은 추세에 대해 “국내 막걸리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이런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막걸리도 좋지만 그보다 순수한 막걸리 질 자체를 더 높여야 한다”면서 “‘장수막걸리’의 경우 보름간 숙성으로 트림, 숙취, 시큼 텁텁한 맛을 없애고 올리고당 사용으로 장내 운동을 높였다. 이런 노력과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탁주는 수요가 너무 많아 출고 제한을 둘 정도다. 내달부터는 성수동에 지은 새 제조공장을 추가 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전통주 전문업체 국순당에서는 11일 ‘국순당 생막걸리’를 전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순당 생막걸리는 발효제어 기술을 통해 유통기한이 30일까지 늘어나 전국 유통이 가능하다. 막걸리 인기 급상승과 판매시장 확대를 눈여겨봐온 다른 주류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12/2009051201220.html
첫댓글 막걸리 맛있어여
흠~~갑자기 막걸리 대세가 되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