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成國 哀史
" 폐,폐하! 호위무사라니요?! "
자신의 호위무사가 되라는 윤의 말에 적지않게 당황한 소하.
당황스런 표정으로 윤과 대정현의 얼굴만 번갈아 쳐다본다.
대정현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기도 했지만 대정현은 그저 묵묵히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
" 짐의 명을 거역하겠다는것이냐? 내 죄를 씻을 기회를 주는것이다. "
" 하오나 저같이 미천한것이 어찌... 더구나 여인의 몸으로... "
" 짐의 마음은 이미 정해졌다. "
" 아..알겠사옵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
얼떨결에 황제의 호위무사가 됐다.
아버지의 죽음이후 상단도 망했고, 힘겹고.여러운 생활을 하며
꿋꿋이 견뎌내온 소하였다.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신하들은 윤에게 다시 한번 생각을 해달라는 주청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소하는 어쩔줄을 모른다.
" 폐하, 어찌 출생도, 신분도 분명치 않은 자에게, 그리고 여인에게 폐하의 신변을 맡긴단 말이옵니까?! "
" 그렇사옵니다, 폐하! 다시 한번 깊이 통촉하여주옵소서! "
" 짐의 마음은 이미 정해졌다. 경들은 아무말도 말라. "
" 하오나, 폐하! "
" 짐의 뜻을 거역하겠다는건가? "
신하들은 어쩔수없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물러간다.
윤은 옥좌에서 내려와 소하에게 다가온다.
자신에게 점점 다가오는 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소하.
보면볼수록 뚜렷한 이목구비에, 백옥같이 맑은 피부. 아직 어린애티를 못벗은듯
보이지만 또 어찌보면 사내다운 구석도 있는 아주 기품과 위엄이 가득한 얼굴.
한편으로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낯익은 얼굴같기도 했다.
" 짐의 얼굴에 무엇이 묻었느냐? "
" 아..아니옵니다, 송구하옵니다. 감히 폐하의 용안을 함부로 보았사옵니다. "
" 괜찮다. 이제 앞으로는 그런 격식은 차리지 말거라. "
" 폐..폐하... "
" 짐은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것이야. 넌 짐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하다. "
" ................... "
" 네 검술 실력을 제대로 보고싶구나. 짐과 대결을 해보겠느냐? "
" 제가 어찌 폐하께 칼을 겨누겠나이까. "
" 하하, 걱정마라. 할것이냐, 말것이냐. "
" 해보겠사옵니다. "
" 그래, 밖에 아무도 없느냐? 무예장으로 짐의 검을 가져오라! "
그렇게 윤과 소하는 무예장 앞뜰로 간다. 무예장은 평소 윤의 무예 연습을 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무예장 앞뜰은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
검을 잡은채 서로의 눈빛만을 보고 있던 두사람. 이내 칼을 빼든다.
" 이얍!!!!!!1 "
" 아!!!!!!!!!!!!!!!!!11 "
두 사람의 검이 부딪칠때마다 불꽃이 일어난다.
어느 한쪽도 흐트러짐없이 승부는 쉽게 나지 않고 있다.
" 제법이구나! 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
그럼에도 여유로운 소하. 여인의 몸으로 태성국에서 검술만큼은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하는 윤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오히려 윤을 압박한다.
한편, 황후의 처소인 영안전에서는 윤의 행차를 위하여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영안전의 상궁과 나인들은 저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채 열심히 각자의 할일을 하고 있었다.
황후의 침상에는 한쌍의 봉황이 수놓여진 비단금침이 새로 깔리고, 어선방에서는
정성그럽게 주안상으로 올린 음식들을 만들고 있었다.
사실상 윤과 화련의 첫날밤이었기 때문이다.
" 내가 이런날이 꼭 올줄 알았다니까. "
" 나두. 폐하께서 우리 황후마마를 이대로 버리실리가 없지. 아직 한창이신데. "
" 처음에는 폐하께 무슨 문제라도 있나했는데 아닌가봐? "
" 큰일날 소리! 누가 듣기라도 할라... "
" 뭐어때, 나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거잖아. "
그렇긴 했다. 열아홉살밖에 안된 황제가 황후 화련뿐만 아니라 어떤 여인도 품지 않았다는건
사실이었다. 혈기왕성한 나이지만 황제가 여인을 품을수없는 몸이라는 소문 또한 조용히 나돌고
있었던것도 사실이었다.
평소 늘 침착하고,태연한 모습이었던 화련도 약간 상기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첫날밤조차 치르지못하고 지금까지 홀로 그 넓은 영안전에서 지내왔던 열아홉 어린 황후 화련이었다.
스스로 영안전에서 밤을 보내겠다는 윤의 말은 화련에게 있어서 그 어느 말보다 더
값지고,귀한 말이었다.
" 황후마마, 감축드리옵니다. 흐..흑... 드디어 폐하께서... "
" 눈물을 거두게... 오늘은 기쁜날이 아니겠는가. "
" 망극하옵니다, 황후마마. "
영안전에서 화련과 많은 상궁,나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윤은 소하와 검술 대결에 집중하고 있었다.
원래대로였다면 술시에는 영안전에 들어갔어야하지만
해시가 넘은 지금까지 소하와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내관들과 상궁들이 시각을 알리고 있었으나
한곳에 집중을 하면 그 일을 끝을내야하는 윤의 성격이었기에 윤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 폐하, 잘은 모르지만 내관들이 재촉하는것으로 보아... "
" 승부를 낼때까지 난 가지 않을것이야! "
곱게 화장을 하고, 그 어느때보다 아름답고,화려하게 꾸민 화련은 윤을 기다린다.
술시가 지나고, 해시가 되어도 윤은 나타나질 않고...
" 폐하께서는 지금 무예장에서 호위무관과 검술대결을 벌이고 계시다고 하옵니다. "
" 홍림 무관과 말인가... "
" 그것이... "
" 괜찮으니 말해보시게. "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홍림 무관이 아니라 다른 호위무관이라 하옵니다. "
" 다른 호위무관이라? "
" 조금전 한 여인이 폐하의 새 호위무관으로 임명되었는데, 그 여인과 함께... "
" 여인이라고 했는가? "
" 그러하옵니다. "
내심 윤에게 서운함이 밀려오는 화련이다.
호위무관, 그것도 한 여인과 검술대결에 첫 합궁도 잊은채
몰두하고 있는 윤...
화련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한방울,두방울씩 흘러내리고 있다...
첫댓글 화련이 불쌍해요.....ㅠㅠ
그렇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위의 한자가 무슨 뜻인가요?
태성국의 슬픈 역사라는 뜻이에요 ㅋㅋ
알려줘서 땡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