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영되었던 <프로젝트 런웨이 시즌 5>의 정글 에피소드로 돌아가보자. <립스틱 정글>에서 브룩 실즈가 연기한 웬디가 입을 낮과 밤 동시에 커버 가능한 아웃핏을 제작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브룩 실즈가 내건 조건은 파워풀하고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풍겨야 하며 섹시하지만 천박해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런 프로그램에서 보듯 ‘미드’나 영화를 필두로 성공한 여자들이 새로운 여성상으로 떠오르며 그들의 패션은 절대적인 파워로 통한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패션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인스턴트 랭귀지’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자신의 일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생기면 일처럼 옷도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자신감과 자신만의 컬러를 가지고 승부해야 한다. 최근 패셔너블한 퍼스트레이디로 추앙받고 있는 미셸 오바마는 건강미 넘치는 미소와 클린한 실루엣의 드레스만으로 신디 매케인에 압승을 거뒀다. 물론 그녀가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당한 태도에서 뿜어 나오는 모던한 아우라 덕분이긴 하다. 할리우드의 셀러브리티급 스타일리스트 레이첼 조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생각하는 것 또한 자신감이다. 그녀는 클래식 아이템과 그 시즌의 핫 아이템을 적절하게 믹스해 언제나 글래머러스하게 연출해낸다. 가령 보우 블라우스와 슬라우치 팬츠의 스타일링에 에르메스의 벌킨 백과 YSL의 블랙 펌프스의 매치처럼. 그녀는 영원히 스타일리시해 보이고 싶다면 초보자들은 클래식 아이템으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액세서리의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역이용하는 지미 추 대표 타마라 멜론은 언제 어디서나 하이힐로 세상을 평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녔다. 그녀는 TPO에 따른 슈즈를 먼저 고르고 그에 맞게 때론 우아하게 때론 도발적으로 다이내믹하게 스타일링한다. 위의 예가 모던함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보수파는 포멀한 룩을 고수하며 절제된 우아함을 추구한다. 29세의 나이에 LVMH 그룹의 유일한 여자 경영진에 오른 상속녀 델핀 아르노는 리틀 블랙 드레스나 디올의 차콜 그레이 수트 등의 클래식 룩과 단아한 금발 헤어로 지적이고도 차가운 경영자 이미지를 드러낸다. 스스로에 둔감하거나 과도한 치장으로 거부감을 주는 사람은 자기 표현을 자유롭게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일쑤다. 분명한 건 더하기보다는 빼기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적인 룩을 완성할 수 있다. 성공과 스타일을 둘 다 거머쥔 슈퍼우먼들에게서 패션 어드바이스를 받아보자.
Profile <립스틱 정글> 속 패션지 ‘본 파이어’의 편집장. 40대에 부와 명성을 거머쥔 니코 라일리 역 여성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스타일을 즐겨 입는다. 시스루 블라우스와 펜슬 스커트라는 포멀한 공식에 하이주얼리를 고집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스타일. 빅 링들을 레이어링하는 센스만큼은 칭찬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