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때 미치도록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다...
걔 앞에만 서면 눈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꽤나 난처해 도망치곤하였다..
그러다가 스토커마냥 졸졸 따라 가다서다하며 집을 알아내고는
그애 집 근처 독서실에 등록하여 매일 저녁 그 집 앞을 서성거렸다..
장장 4년동안.....
혹시나 우연히 마주치지는 않을까해서....물론 도망쳤겠지만...
얼마나 보고싶어했으면 밤에 잠이 오질않아 밤새도록 뒤척뒤척...
그애 집전화번호 어렵사리 알아내어 수화기를 들었다 놨다...
행여 어른이 받으면 떨리는 가슴을 주체못해 집어던지듯 끊어버리고..
아마 그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으리라....
하루는 작은아버지 딸이름을 뭘로 지었으면 좋겠냐며 내게 물어올때..
난 망설이지않고 기다렸다는듯이..."미연이...김미연"
떨떠름한 작은아버지표정..작은엄마는 니가 좋아하는 여자애 이름이냐고
물어올때는 얼굴이 화끈거려....쥐구멍이라도 찾고싶었다...
아마 그날도 술을 마셨으리라...
한때는 부모님한테 그애가 사는 동네로 이사가자고 생떼를 쓴적이 있었
다....쯧쯧..철딱서니하고는.....
몇대맞고는 뒷산으로 가서 또 술 한병을 깠으리라......
그애만 혼자 도저히 불러낼수 없어서 반창회 명목으로 반아이들을 불러모
았으나.........
에~휴....막상 30명이 넘는 애들이랑 할 수 있는게 없었다.....뭐하나 고
민만 하다가 그냥...헤어졌다...
햇살속에서 친구들이랑 재잘대는 그애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날 저녁 나의 무능에 술을 부었으리라.......
그때 한창...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언젠가 나와 동갑인 그녀에게 가끔씩 니가 생각난다며 이 노래를 불러줄
수있을려나......
정말 느닷없다....
왜 갑자기 그때가 생각이 나는걸까...
그때와 같은 열정을 몸속 깊숙한데서부터 찾고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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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김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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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1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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