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이 그 사북이 아니었네.
춘천 사북면에 다녀와야겠다는 아내. 가장 친한 친구의 친정어머님이 소천됐단다. 버스 기차 타고 가면 자오쉼터서는 가는 시간만 6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자가용으로 다녀오겠다는데 혼자 운전하고 갈 아내를 생각했다.
춘천 사북면 지암리에 우리 자오에서 매년 봉사 다녔던 여성 장애인 시설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방문도 하자며 싣고 갈 수 있는 것은 싣고, 부족한 것은 사서 가자고 했다. 단둘이 가는데 춘천에서 고계철 현덕순 목사님도 만나서 춘천 닭갈비도 먹고 오자고 했다.
며칠 전에 후원 들어온 치킨너깃 일곱 상자와 실수하실 어르신들께 깔아주는 깔게 다섯 상자, 며칠 전에 이희욱 원유금 사모님이 가져오셨던 사과 중에 좋은 것으로 골라 사과 한 상자, 커피 200개짜리 한 상자, 쌍화탕 150개짜리 한 상자, 가면서 마트에서 쌀 100kg, 상자로 실리니 차에 가득하다.
춘천에 있는 나눔의 동산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기도 후 출발한다. 나눔의 동산이 40km 남았다. 원장인 김재숙 전도사님께 50분이 있으면 도착하는데 커피 한잔 달라고 전화를 드렸다. 반가워하시는 전도사님. 나눔의 동산으로 가지 마시고 주소 찍어 줄 테니 ‘동산 카페’로 오란다. 물건은 나눔의 동산 차를 대기 지켜 놓을 테니 바로 실어 주면 된다고 하신다. 장애인 친구들도 보고 싶었지만 일단 새로운 주소로 도착했다. 그런데 조문 가야 할 사북면이 춘천 사북면이 아니었다. 정선 사북면이었다. 사북면이 춘천에만 있는 줄 알았다는….
‘동산 카페’ 앞에 차를 세웠다. 길 건너에는 고등학교가 있었다. 반가움은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차가 아직 오지 않아 카페 앞에 물품을 내렸다. 전도사님과 둘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사이에 나눔의 동산은 30인 이하 법인 시설이 됐단다.
기도 중에 생활이 어려운 가정, 결손 가정 등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며 그들을 살리라는 강력함이 엄청나게 왔었다고 한다. 결국 성령님의 음성에 순종하기로 하고, 법인 시설 나눔의 동산 원장 자리는 사회복지사였던 백 선생님께 물려 주고, 홀로 나와서 ‘동산 카페’를 차렸단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으로 만들어서 68명에게 매월 10만 원씩 장학금을 통장에 넣어 주는데, 학생 중에 누가 장학금 받는지 모르게 했단다. 아침저녁으로는 식사를 못 하는 학생들에게 컵밥을 무료로 주면서 먹고 가게 하신단다. 학생들의 얼굴이 밝아졌고 움츠렸던 어깨가 펴졌다고 하신다. 놀라운 사역이다. 생명을 살리는 사역이다. 냉커피 두 잔을 내오셨다. 커피 맛은 제대로 모르지만 쌉싸름하며 목으로 넘김이 부드럽다. 커피를 마시며 계속 간증을 듣는다.
나눔의 동산 차가 와서 물품을 실어서 보냈다. 나눔의 동산 가족들도 모두 평안하며 고아로 나눔의 동산에 들어와서 학교도 다니고 졸업했던 친구들이 자주 방문한단다. 그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김재숙 전도사님. 우리가 봉사로 인연을 맺은 지가 25년이 지났다. 그동안 자오쉼터가 많은 어려움에 부닥치고 코로나로 인해 봉사를 다니지 못했지만, 다시 시작됐으니 매월은 어렵겠지만 격월로 한 번씩 봉사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봉사 마치고 내려와서 ‘동산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집으로 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식사를 함께하기로 한 목사님의 전화가 왔다. 전도사님은 계속 놀라운 사역의 상황을 간증하려는데 식사도 못 하고 기다리는 목사님들께 죄송해 차에 타며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 나눔의 동산에 방문했을 때 반갑게 맞아줄 장애인 친구들을 생각하며….
첫댓글 선한 사역을 위한 만남이라 더 헹복했을 것 같습니다.
바라바리 싸가지고 가서 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고맙습니다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