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메시지로 알린대로 겨울 대비 간식 파티 양식을 혁신적으로 바꾸기로 한 첫모임이자 2024년 새해 첫 등산일이기도 한 의미있는 날이다. 실로 오랜만에 무거운 간식 보따리를 훌훌 털어버리고 나타난 최총무의 얼굴이 밝고 환하다.그러나 한결같이 친구들의 차가운 몸을 녹여주려는 조 원중 거사의 생강차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진해서 도우미 아줌마의 따뜻한 배려를 우리 모두 간접적으로 느껴본다.
오늘은 얼굴 보기가 뜸했던 맞형님 윤총장과 멀리 이천에 사는 정만수 장군까지 나타나니 8명이라는 근래 보기드문 우수한 출석률을 기록한다. 그러나 윤총장을 에스코트한 이두훈 기장 얘기를 들어보니 만날 때부터 어긋나 힘들었는데 경마장역에서 하차하려는 맞형님 말리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인다는 옛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겠다.
역밖으로 나오니 구름 사이로 내려쬐는 볕이 봄 날씨로 착각할 정도로 푹하다. 목적지 카페로 향하며 나눈 대화의 중심은 이재명 피습 사건과 떠오르는 젊은 희망의 태양인 한 동훈 비대위원장에 쏠린다. 조첨지가 한동훈 바람이 제대로 일기시작하면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 하는 한편 최총무는 이재명 피습 당시의 가식적인 표정을 질타한다.
이두훈 기장이 앞서 호숫가 쪽으로 향해 가는 맞형님과 조거사에게 달려가 목적지 카페 방향으로 인도한다. 서울 랜드 정문 옆에 새로 문을 연 카페 베네는 생각보다 내부가 넓고 깔끔하다. 마침 8명이 모여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잡고 그동안 카페의 커피 값을 전담해 오던 맞형님 카드를 가지러가는 사이 이 카페를 처음으로 소개한 사람인 내가 커피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두훈 기장이 이미 계산을 마치고 테이블 벨을 들고 나타난다. 역시 일등 메너가 몸에 밴 이 기장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따뜻하고 아늑하며 소리가 퍼져나가지 않는 이점이 있어 그렇게 대화에 절벽이던 맞형님도 오가는 말소리를 잘 파악하게 되니 말수가 많아지는 상황도 생긴다. 최근에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 얘기로 시작하여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오랜만에 말 상대를 찾은 정만수 장군의 녹슬지 않은 달변이 쏟아진다. 말 끝에 모처럼만에 출석한 내가 오늘 새해 첫 점심을 내겠다고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하니 모두가 不敢請 固所願의 마음으로 즐거워 한다.
최근에 낙엽 떠어지듯이 유명을 달리하는 친구들을 보니 이제 앞다투어 친구들에게 지갑을 열어 즐겁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식 신년하례식은 지난 송년회를 거창하게 낸 송재덕 회장을 생각하여 구정이 지나고 같은 장소에서 하기로 합의했다.오늘 말싸움의 맞수인 김병철 관장이 불참하는 바람에 말 수가 적어진 조원중 거사가 그 화살을 정만수 장군에게 돌린다. 부인이 건강이 더 나빠져 못나오게 된 김관장에게 하나님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 나이는 일단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되면 더 좋아지는 일은 없고 그저 현상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그것도 어렵다.
12시가 훌쩍 넘는 줄도 모르고 웃고 떠들다가 오늘 점심은 오랜만에 사당역 근처 명동 칼국수집으로 결정하고 일어선다. 역으로 가는 도중 잠시 중간 쉼터에서 맞형님이 늘상 해오던 巨木에 액상 요소 비료 施肥하는 행사를 어떻게 하겠냐고 여쭈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아름드리 나무로 다가가 힘없는 물줄기로 액상 요소 비료를 뿌려주는 용기를 보여준다(사진 참조). 참 대단한 어르신이다!
사당 명동 칼국수 집은 1시 반이 넘었는데도 손님들로 붐빈다. 빈대떡과 해물 칼국수를 1인분 줄여 시키고 소맥으로 갈증을 푸니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 조원중 거사가 앞으로의 겨울철 모임의 기준을 최총무를 통해 친구들에게 알린다. “영하 10도가 되기까지는 그대로 모임을 계속하는 것으로”
오늘의 식대까지 책임 진 정 만수 장군이 커피까지 쟁반에 담아와 친구들에게 돌리는 자상함을 보인다. 오늘 커피로, 또 칼국수와 빈대떡으로 친그들을 즐겁게 해 준 이두훈 기장과 정만수 장군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다음 주 만남을 기약한다.
[오늘 함께 한 친구들] 이두훈,정만수,윤영연,주재원,조원중,최기한,조남진,한현일
[다음 주 모임 안내] 1월 12일 (金) 11시 대공원역, 추워도 카페가 있으니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