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어찌해야할지, 도저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 (방법도 없습니다만)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본인은 오후 11시경 쓰고 있던 글이 잘 풀리지 않아 네이트온에 잠시 접속해 보았습니다.
조건반사적으로 미니홈피에 들어가 이것저것 제 홈피를 구경하던 중에
즐겨찾기 기능에 추가해 놓은 고전게임 사이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못봤을면 좋았을 것을!!)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 아니겠습니까? 저는 잠시만, 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고전게임 하나를 다운 받았습니다. 제목은 조조전. (다들 아시죠?)
그 옛날 플로피디스켓에 포켓몬스터를 넣어다니며 친한 친구한테만 인심쓰며 깔아주던 시절에 접해본 조조전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 깔끔한 그래픽,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투, 여담이지만 조조전 덕분에 저는 삼국지 인물 중 하후돈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구요. (엄청 세게 나옴)
때문에 제 모든 인터넷 아이디는 hahudon77로 통일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게 되었지요.
저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하는 감상에 젖어 미친듯이 조조전을 플레이 했습니다.
이미 여러번 엔딩을 본터라 제일 좋은 루트로 스토리를 설정해 나갔습니다.
거기엔 전위라는 장수가 꼭 필요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위라는 장수는 조조가 장수(군웅이름)에게 쳐들어가 완(도시이름)을 점령하고
거기서 장수에게 뒤통수를 맞아 도망치는 와중에 죽을 운명인 장수입니다.
하지만 잘만 플레이하면 전위라는 고급장수를 살릴 수 있고 그 뒤로 플레이하는 데에 무척 편리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죠.
전위를 살리는 스테이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20개 가량의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야합니다.
저는 3시간 정도 들었구요. 3시간 동안 플레이 하다가 실수로 전위가 죽자 저는 자연스럽게 게임을 껏습니다.
세이브 해놓은 전 판으로 돌아가서 다시 하면 되니까요.
게임을 무난하게 종료하고 조조전 폴더를 찾아 바탕화면을 훑었습니다. 없더군요.
내문서 폴더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역시 없더군요.
내컴퓨터를 이잡듯이 뒤졌습니다. 슬슬 불안한 기운이 창궐하더군요.
검색 기능을 이용해 찾아봤지만 제 컴퓨터에는 조조전이라는 게임이 없었습니다.
순간 뇌를 스치는 무서운 기억, 그렇습니다. 게임을 다운 받을 때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그냥 열기한 상태에서
압축을 풀고 게임을 했던 겁니다.
고로, 저는 세 시간 반 동안 뻘짓을 했던거지요.
이제 조금 있으면 여포를 베고 방천화극을 얻게 된다. 장료라는 A급 장수도 얻게 되겠지. 전위를 살리면 한층 공격하기가 수월해
지겠지. 기다려라 유비! 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열심히 마우스를 딸깍였던 저는 조조전이 내PC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니,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모두 데려와도 형용할 수 없을 겁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하죠? 억울해서 오늘 밤 잠들기는 힘들 것 같아요.
첫댓글 이메일에 첨부되어 온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을 않고 바로열기 해서 작업을 하는 부장님이 생각납니다. ㅎㅎ 즐기려고 한 게임이었으니 그냥 잊어버리세요. 여름철에 작업하다보면 전기 사용량 과부하로 가끔 정전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15분간 작업했던 것이 날아가면 얼마나 속상하던지...ㅎㅎ UPS(예비전원공급장치)가 있으면 좋으련만... / 게임을 하는 동안의 3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었잖아요~ 고전게임중에 무장쟁패'이던가 하는 게임이 생각나는군요. 조운'이 맘에 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