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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권 감독은 “그런 빌드업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준비했다가 실패했는데 지금 내가 그걸 다시 할 수 있는
재주는 없다”면서 “선수가 지난 해와 비슷한데 갑자기 우리가 빌드업 축구를 할 수는 없다. 정말 이런 이야
기를 무지하게 많이 듣는다. 각계각층의 분을 만날 때마다 ‘대구도 빌드업 축구를 좀 하셔야죠’라는 말을
듣는다. 성적이 조금 안정되고 6월 A매치 휴식기가 되면 내가 구단에 먼저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요청할
생각이다. 팬들 앞에서도 이 부분과 관련해 할 이야기가 많다. 나쁜 감정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팬들
이 원하는 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원권 감독은 “그 자리를 통해 왜 우리가 ‘딸깍 축구’를 해야하는지 설명하고 싶다”면서 “우리 스리백인
(조)진우와 (김)진혁이, (홍)정운이는 K리그에서 가장 공을 못 차는 편이다. 자신들도 그걸 알고 있고 우
리도 공을 더 잘 차라고는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이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면서 이겨야 한
다. 빌드업? 우리도 하고 싶다. 그런데 우리 (이)용래 아저씨는 경기 끝나고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
만 해도 쓰러질 정도로 투혼을 발휘한다. (이)진용이도 공을 잘 차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런 건 지금 프
로에서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속깊은 이야기를 했다. 최원권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2천억, 3천억 원을 써
가면서 홀란드를 데리고 간다”면서 “능력 있는 감독인데 능력 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것 못지 않게 유능
한 자원을 더 영입한다. 콘테 감독도 마찬가지다. 사실 토트넘에서 못 뛰는 선수 두 명만 준다고 하면
내가 절도 천 번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런 축구를 하지 못한다. 선수 구성이 지난 시즌
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나는 또 올해 살아 남을 거다. 그러려면 우리가 어떤 걸 잘 해야하는지 답
이 나온다”고 밝혔다.
최원권 감독은 “올 시즌 여름 뿐 아니라 겨울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고는 싶다”면서 “우리는 구단에서
100% 선수를 선발한다. 감독인 나는 구단에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요청할 수 있는데 이번에 계약은
내가 작년 12월에 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구단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구단에 요청도 좀 하
고 싶다. K리그 12개 팀 가운데 그래도 확실한 팀 색깔이 있는 팀이 몇 팀이나 있는지 생각해 달라.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우리는 우리 색깔이 있다는 점이다. 나는 대구에서 코치 시절부터 10
년 넘게 생활하고 있어서 대구를 잘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원권 감독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할 수 있는 축구는 이게 다다”라면서 “우리 선수들
을 믿고 있다. 세 골씩 먹는 경기를 해도 선수들을 믿는다. 그러다가 무실점 경기도 하고 바람도 타
는 거다. 울산을 상대로 하는데 U-22 선수들도 그렇게 잘하는 선수들이 나오면 우리로서는 방법이
없다. 우리는 전술 훈련을 하지 않거나 빌드업의 중요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서 최상의 축구를 하려고 한다. ‘딸깍 딸깍’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