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늦은 2시 30분,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서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장 아무개 씨의 3차 공판이 열렸다. |
원주 귀래 사랑의 집(아래 사랑의 집) 장 아무개 씨가 또다시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증인 진술에서는 장 씨의 성폭행 혐의가 추가되기도 했다.
26일 늦은 2시 30분,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서 사랑의 집 장 씨의 3차 공판이 열렸다.
장 씨는 1, 2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병원 환자복을 입고 맨발에 초록 슬리퍼 차림이었다. 장 씨는 공판이 진행되는 세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방청석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 이날 방청석에는 사랑의 집 피해 가족들과 장애인계 인권단체 등 3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재판이 시작되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라는 판사의 말에 장 씨는 “혈압이 올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장 씨 변호사 측은 시체유기에 대해 “자녀가 사망했고 병원 냉동고에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장기간 있게 된 사실은 인정하나 사실관계 전부를 인정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삭발하고 교육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법률상 죄가 되지 않는다”라며 회피했다. 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에 대해서는 다 검토하지 못했다며 또다시 다음 공판으로 미뤘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사 측이 신청한 증인 세 명이 나와 진술했다.
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안경옥 소장은 지난해 6월 21일 사랑의 집에서 피해자 네 명을 분리조치 한 뒤 상담한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
안 소장은 “지난해 21일 원주경찰서에서 피해자들을 처음 봤을 때 네 명 모두 삭발한 상태로 남녀구분이 명확지 않았다”라며 “장애인 한 분은 팔에 ‘장애인’이라는 글자와 장 씨 연락처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고 네 명 모두 머리와 팔·다리에 상처가 나 있었다”라고 전했다.
▲사랑의 집에서 생활하던 장애인의 팔에 인적사항과 함께 '장애인'이란 글씨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
안 소장은 “장성대 씨의 경우 팔·다리는 새까맣게 그을러 있었고 옷, 신발 등은 새것처럼 청결했는데 급하게 갈아입힌 듯 보였다”라며 “장성대 씨는 안쪽 치아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음식을 잘 씹지 못할 정도로 치아 상태도 좋지 않았으며 이가 아예 없기도 했다. 안 소장은 “장성오 씨는 치아가 거의 없어 할머니에 가까웠다”라고 했고, 이에 대해 검사는 “장성오 씨는 윗니 아랫니 전체 틀니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장성아 씨 또한 치아가 좋지 않아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라면서 “장성아 씨는 실제로는 여자이지만, 주민등록 상엔 남자로 기록되어 있었다”라고 밝혔다. 장성아 씨는 분리조치 된 뒤 진행된 건강검진에서 직장암 4기로 밝혀졌으며 지난 1월 26일 끝내 숨졌다.
이어 안 소장은 “장성대 씨는 처음엔 말 한마디 하지 않았으나 그 후 말을 굉장히 잘했다”라며 “분리조치 당시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분리조치 3, 4일 후엔 집에 돌아가고 싶으냐는 물음에 모두 싫다고 정확한 의사표현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사랑의 집에 있었던 피해자들 귀 안엔 귀지가 가득 차 분리조치 당시 귀가 안 들릴 정도로 위생상태가 극히 불량이었던 점도 다시 확인됐다.
검사는 “장성민 씨는 귀가 귀지로 막혀 있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으며 사망한 장성아 씨도 양쪽 다 귀지로 막혀 있었다고 전했다. 장성대 씨는 감염성 피부염, 장성민 씨는 치주염 등도 앓고 있었다. 검사는 “지난 7월 2일 병원 검사에서 장애인 네 분은 치주염, 발톱 무좀, 피부염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전형적으로 비위생적 공간에서 돌봄을 받지 못했음을 드러낸다”라고 설명했다.
안 소장에 대한 반대심문에서 변호사는 “피고인 장 씨의 성향·생활환경을 모르면서 장애인 네 명의 상처가 가정폭력으로 인한 거라고 판단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안 소장은 “충분히 유추 가능했으며 후에 장성아·장성오 씨에 의해 피해 사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라고 답했다.
“분리조치로 장애인들에게 정서적 폭력을 가한 것 아니냐”라는 변호사 물음에 검사는 “예를 들어 온몸에 쇠고랑을 칭칭 감고 있는 사람에게서 쇠고랑을 빼앗으니 그 사람이 왜 나한테서 쇠고랑을 뺏느냐, 다시 달라고 울부짖는다고 해보자. 이게 그 사람에게 정서적 폭력을 가한 것이냐”라고 맞받아쳤다.
안 소장은 “장애인 네 분이 모두 20~30년 동안 학대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당시 경찰서 외부 상황으로 인한 불안은 일시적이었다”라며 “장 씨에게서 네 명을 분리조치 한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으며, 현재는 사회적 지원을 받으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진술을 마쳤다.
▲당시 사랑의 집 피해자 장애인 네 명이 거주했던 움막. |
이날 진술에서는 장 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진술이 추가되기도 했다. 증인으로 나온 전주우석대 심리운동연구소 유현숙 연구원은 “자신의 경험을 나타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장성오 씨가 성기를 맞대고 거친 숨소리를 내쉬는 모습을 흉내 냈다”라며 “장면이 끝난 후 담배 피우는 시늉도 했다”라면서 장 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진술했다.
유 연구원은 장애인에 대한 감금, 폭행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광주 현비동산 사건 조사에도 참여한 바 있으며, 이번 피해자 조사 프로그램에 한국심리운동연구소 김윤태 소장과 함께 참가했다. 김 소장은 잔존능력·의사소통·지각능력·상황별 대처하는 능력 등에 관하여 상황과 도구 등을 주고 이에 대한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 소장은 “장성오 씨는 실제 지적장애가 있기는 하나 지적장애인이 가진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는 충분히 발달 가능한 부분이 왜곡된 환경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적절한 교육과 보육이 지원되지 않은 채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었음을 꼬집었다.
김 소장은 장성아 씨는 지시에는 잘 따랐으나 강한 자극과 폭력에 과도한 반응을 보였고 장성대 씨는 폭력과 억압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에게 나타나는 개인적 한계상황에 대한 포기·회피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변호사는 유현숙 연구원과 김윤태 소장의 참석이 불분명하여 반대심문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다음 공판으로 미뤘다.
이날 공판을 지켜본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원주대책위) 임소연 활동가는 장 씨 측의 불성실한 재판 태도에 대해 답답함과 불만을 표했다.
임 활동가는 “어떠한 사항에 대해 인정한다, 인정하지 않는다고 정확히 답해야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현재 변호사 측이 계속 답하지 않고 있다”라며 “오늘만 해도 반대심문을 연기하는 등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는데 만약 막판에 한꺼번에 진술하게 되면 우리 쪽에서는 증거·증인을 신청하지 못해 재판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갑갑함을 표했다.
임 활동가는 이번 공판에 대한 장 씨 측의 입장을 세 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임 활동가는 “피해자 네 명의 분리조치 자체가 폭력행위였다는 것, 장애인 당사자가 결정한 게 아니라 외부단체가 개입했다는 것, 조사 연구자들의 장애 관련 경험치를 물어보며 연구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며 “장 씨는 계속해서 이번 일에 대한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도 않으며 불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고 있다”라고 힐책했다.
임 활동가는 “그동안 자신이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보호라는 이름으로 가장하고 있던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겐 어떠한 인권침해인지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씨 변호사 측은 현재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로 다음 공판은 4월 2일 늦은 3시 30분 원주지원에서 열린다. 원주대책위는 오는 4월 5일, 원주와 서울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장 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기사 제목이 알아보기 힘들어서 (feat.~)을 썼어.
첫댓글 진짜 췌장암이나 걸려서 뒈져라 쫌ㅡㅡ어디서 자꾸 시치미를 떼
이거저저번주에예고편으로다뤄줬는데그이후로는예고편에도등장하지않음ㅜㅜㅜy광팬인데ㅜㅜㅜ이주째이거만기다리구있음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