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오가는 경제생활, 휴대폰으로 다 하십시오!'
어느 이동통신사가 자사의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선전하는 광고문구다. 하지만이동통신사의 이 같은 바람이 흡족하게 충족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 동안 모바일뱅킹은 이동통신사의 기대와 달리 이용률이 그다지 높질 못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가입자가 1700만명을 넘지만 이 중 IC칩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는 휴대폰을 구입한 경우는 25만여 대 수준이다. 또 실제 IC칩을 장착해 사용하는 가입자는 2만명 수준이다. 송금서비스인 네모서비스도신청자가 300만명 수준이지만 실제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 아직은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것도원인이다. IC칩을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은 각 사마다 1~4종 수준이다.선택의 폭이 좁은 만큼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이용자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SK텔레콤의 모네타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30만개 수준이다.
서울 시내 유명 음식점이나 상점 등에서 조차 휴대폰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시설이 갖춰지지 못한 경우도 흔하다.
이동통신사와 금융기관간의 대립도 모바일 금융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이유 중하나다.
모바일 결제의 경우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을 사용해 결제하는 것으로 결제수수료를 금융기관과 이통사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대부분 카드수수료가 이용금액의 2% 안팎으로 이 중 절반을 이통사가 가져가게되니 모바일금융이 확산될수록 카드사의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금융기관의 고유 영역에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이동통신사들이 뛰어든 셈이다.
자연히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통사들의 모바일금융 활성화가 경계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대립관계가 상호 윈윈 관계로 발전하면서 통신과 금융의 협력이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금융이 금융기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고유업무를 휴대폰을 통해 실시하는 것일 뿐"이라는 이동통신사들의 설득도 주효했다.
실시 초기 유일하게 외환카드만 제휴를 맺었던 SK텔레콤의 모바일결제시스템인모네타는 하나 신한 현대 우리 LG 등이 합류해 총 6개로 늘어났다.
수익분배에서 금융권에 우위를 인정해주는 경우까지 나온다.
LG텔레콤이 9월 초 내놓은 뱅크온 서비스의 경우 은행거래 수수료 전부를 아예은행에 귀속시키고 있다.
고객거래 정보에 대한 소유권도 은행에 줬다. 이동통신사는 이동통신 요금만받을 뿐이다. IC카드의 소유권과 발급 주체도 은행이 맡고 있다.
보안 문제도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 종전에는 휴대폰을 이용해 송금을 할 경우은행 서버가 아닌 이통사 서버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정보 관리와 송금 수수료 등의 안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는 구조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속속 나오면서 은행 서버를 이용해 보안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고 있다.
인프라스트럭처 확장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가맹점의 동글(리더기)을 현재 30만대에서 올해 말 44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단말기도 올해 말까지는 100만대 이상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말기 종류도 현재 4종에서20여 종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특히 내년부터는 새로 출시되는 휴대폰을 기본적으로 모바일금융 서비스용 칩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TF도 올해 안에 모바일결제용 단말기를 200만대 이상 보급하고 4만대에 불과한 리더기도 2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