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은 한 해가 저무는 년말과 또 다른 한해가 시작되는 년초에 찾아가기가 제격입니다. 지나온 길을 반추하고 새해를 준비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여행지는 없습니다. 전국 282개 간이역마다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풍경은 우리에게 그 여정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줍니다. 역 주변에 자리한 볼거리와 향토 별미는 덤이기도합니다.
◆ 고깃집으로 변한 진상역 대합실
간이역이 여행지로 떠오른 것은 10여 년 전부터입니다.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개발 광풍이 반세기 동안 전국을 휩쓸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라져 가는 풍경에 대한 관심이 일었지요. 어릴 적 간이역을 이용했던 장년·노년 세대는 시들어 가는 고향 역에 대한 안타까움이, 간이역을 알지 못하던 청춘은 옛것에 대한 호기심이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시나브로 각종 매체와 철도 동호회들이 간이역에 대한 여행 정보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간이역을 관광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매를 걷었습니다. 강원도 정선 구절리역과 아우라지역 사이의 레일 바이크, 전남 곡성역을 중심으로 한 섬진강 기차마을 등 작은 역을 이용한 관광지가 속속 등장했습니다.현재 지자체의 간이역 재생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강원도 춘천시입니다. 춘천시는 2010년 복선전철 개통으로 폐선이 된 옛 경춘선의 간이역들을 복원 중에 있습니다. 경강역, 백양리역, 강촌역 등을 복원하고 역 주변을 정비하는 관광자원화 사업을 2015년까지 진행합니다. 1차로 남산면 강촌유원지에 위치한 옛 백양리역 역사 복원 사업이 지난 10월 시작됐습니다. 백양리역은 상·하행 철도 한가운데 역사가 위치한 형태로 북한강과 간이역의 정취가 어우러져 철도 폐선 이후에도 관광객과 사진 동호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합니다.한편 건축사적, 문화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간이역들은 등록문화재나 철도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현재 등록문화재 간이역으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인 신촌역(제136호),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군산 임피역(제208호)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 철도기념물 간이역으로는 지난 9월 지정·보존이 결정된 동해남부선 4개 역(동래역, 경주역, 불국사역, 포항역)이 대표적입니다.철도기념물로 지정된 동해남부선 4개 역은 일제강점기에 건립돼 동해남부선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복선전철 사업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역사로 대체돼 사라질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사성이 재조명되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보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코레일도 폐지하지 않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특히 경주역과 불국사역은 일제강점기 건축물임에도 조선시대 건축양식에 따라 지어져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동해남부선의 종착역인 포항역도 1945년 준공 당시 역사가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흥미로운 사실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간이역들을 보면 역사 모습이 엇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간이역의 상당수가 일제강점기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조선총독부 철도국은 역사 조성 시 표준화를 추진했습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 'ㅅ' 형태의 박공지붕을 중심으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단층 역사가 길게 이어지는 형태입니다. 아담하고 단순한 구조여서 웅장하고 화려한 대도시 기차역이 주는 위압감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전북 익산 춘포역(등록문화재 제210호)은 원형을 간직한 국내 역사 중 가장 오래됐습니다. 1914년에 건립돼 올해면 100주년을 맞습니다. 1996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이용객 감소로 2011년 폐쇄됐습니다. 슬레이트를 얹은 박공지붕 목조 구조로 간이역 역사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크고 작은 지붕 차양들이 어우러지며 절묘한 건축미를 보여줍니다.관광지로, 문화재로 재조명되면서 전국의 간이역들은 숨통이 트였습니다. 사실 코레일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간이역을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경영 논리에 따라 이용객이 일정 기준 미만인 역은 폐쇄하는 게 당연지사였지요. 하지만 일부 간이역이 명소로 부상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면서 코레일은 간이역 유지와 활용의 명분을 얻게 됐습니다.코레일은 지난해 '간이역 위탁 운영을 위한 국민 제안 공모전'을 실시했습니다. 전국 40개 간이역을 지역 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받은 결과 대구 고모역을 문화센터와 갤러리가 있는 지역 문화 허브로 만들자는 안이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경북 김천 직지사역에 세계 철도 미니박물관을 조성하고 불교 테마 성지로 육성한다는 조계종 직지사 제안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총 11개 제안이 채택됐습니다.간이역을 주역으로 삼은 기차여행 상품도 작년에 3개나 탄생했습니다. 코레일이 작년봄에 선보인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 가을에 출범한 남도해양 관광열차(S-트레인)입니다. 중부내륙 순환열차는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 등 3개 노선을 묶은 관광열차 상품으로 257㎞ 구간을 하루 4회 순환 운행합니다. 또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중부내륙 순환열차의 일부 구간인 철암역과 분천역 사이 27.7㎞를 하루 3회 왕복 운행합니다.백두대간 협곡열차의 남쪽 기점인 분천역(경북 봉화)은 지난 5월 스위스 알프스 산간 마을 체르마트와의 자매결연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한 결연을 통해 분천역에는 스위스 샬레를 본뜬 목조 건물이 들어서고 스위스 기차역의 상징인 숫자 없는 시계가 설치됐습니다. 간이역의 변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간이역들을 찾아내 여행 길라잡이를 해보고자 합니다
첫댓글 여행동호회 회원님들 설연휴 즐겁게 잘 지내셨지요?
운영자님이신 울 동호회 회장님이 계시기도 하고, 저의 일상이 바쁜탓도 있어
지난,[전국의 5일장]과 [대한민국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곳]안내를 끝으로
게시 글 없이 조용히 지내고자 다짐도 내심 해두었으나, 여행방에 불이 자주 꺼져있어 안타까움에
가볼만한 여행지관련글을 발췌하여 이렇게 다시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결코 나서 알리기 좋아함은 아니오니 이점 벗님들의 혜량하심 바랍니다
모두 조용히 계시온대 제 게시글이 넘 잦은듯하여 좀 조심스런마음 드는게 사실입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리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격려도 되어 앞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글 올릴 수 있을듯합니다^ㅇ^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신애수님처럼 생각하고 읽어주시는 벗님계시니
앞으로 우리의 낭만을 싣고 떠날 여행지들을 차근히
테마별로 소개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는 곳이 많으면 자주 올여주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직접 가본곳은 별로 많지습니다
다만 여행함이 좋고 여행이 하고파서 국내외 여행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여 관심갖고 유심히 읽고 스크랩하여 모은 자료들이 좀 있을뿐입니다 ㅎㅎ
간이역이 잘도 올리셨네요.고맙습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님들 올리신 글 마다에 정성스런 댓글 일일이 달아주시는
선파워님!
분명 복 받으실거여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