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동상들! 시험 잘 보셨쎼여?
오늘이 수능날이었는데 그다지 춥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안 추워서 오늘 시험 본 동생들한테는 다행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다들 좋은 대학 가길 바래~
그럼 우리는??
저희는 오늘 암스테르담으로 갑니다!
아침부터 파리 출근길 만원 지하철을 타고 북역에 가는길.
사람은 바글바글...
다들 아침에 머리는 감고 나오신거 맞죠?
프랑스인 특유의 암내를 뚫고 우리는 파리 북역으로 갑니다.
암내에 지칠대로 지쳤으나 코 막는것도 한두번이지
이젠 포기한 듯한 표정의 키다양입니다.
여기가 북역입니다.. 유럽 각국의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군여.

어저께 요놈 예약 못해서 파리에 하루 더 있었더랬져.
특급열차 탈리스~~
아참, 기차 타기 전에 유레일 개시해야지! 이거 안하면 무임승차라고 하더라고요.
오늘이 첫 기차라 깜빡할뻔 했네여
유레일을 개시하러 매표소로 갔습니다.. 줄이 무척 길더군여.
그래도 시간이 한시간 이상 남았으니까~ 느긋하게 기다렸져.
근데 이상하게 줄이 진짜 안 줄어드는겁니다?
이상해서 앞을 살펴 보니
프랑스 처녀 세명이랑 왠 빨간모자 폴란드놈 한명이 창구 하나씩 붙잡고 30분 넘게 있네여
니네 무슨 역무원이랑 토론하니? 대통령 정동영? 이명박?
아님 뭐 이산가족이라도 만난거야?
아직 시간은 30분 이상 남았지만
이런식으로 가다간 우리 기차시간까지 간당간당 하겠더라고요..
아 진짜 유럽것들.. 아무리 한국사람들이 빨리빨리 성격 급하다지만,
표 하나 끊는데 30분은 너무하자나...인간적으로!!
암튼 매표소 앞에서 100분 토론때문에...
열차 출발 시간 10분 남겨놓고서야 겨우 저희 차례가 왔습죠.
시간은 간당간당..
창구직원한테 몹쓸 영어로 급하게 말했습죠
"오늘 유레일 패스 처음 쓰는 날인데요~, 도장 좀 찍어주세요~"
근데 이뇬...영어를 못한답니다..헉!!!-_-;
도장찍는 시늉까지 해도 못알아먹고... 옆에 있는 남자 직원이랑 잡담이나 하고
난 시간없어 죽겠는데!!!
나중에서야 영어 할줄 아는 직원 불러옵디다..
표랑 여권이랑 주고 빨리 개시해달라고 했죠.. 시간 없다고.
그랬더니 이 직원이 하는 말..
"패스는 개시해 주겠는데, 님들이 타려고 하는 기차는 이미 떠났네열~"
헉!!!!
그렇습니다..창구앞에서 줄 스면서 한시간 까먹고..
영어 못하는 매표소 직원이랑 아옹다옹 하는 사이 열차는 떠난거였습니다 ㅠㅠ
부랴부랴 다른 열차 알아봐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이럽디다.
"no, today is full. do you wanna tomorrow?"
투...투데이...풀??
투모로우!?!!?? 투!모!로!우!
지금 내가 아침에 민박집에서 짐 다 싸가지고 한시간 반 전에 역에 도착했는데
투모로우!?!?!??
님아 숨질래여? 한국 남자 열받으면 핫뜨거뜨거 맛 좀 볼래여??
앞에 개진상들 100분 토론도 열받아 죽겠는데
매표소 직원은 영어도 못하고 느릿느릿한게 옆에 남자랑 수다나 떨고
작업은 집에 가서 하고 암튼 오늘 내로 떠나는 표 찾아내!!!!!!!
- 라고 한것 같습니다. (당시 너무 열받아서 기억 안남;)
그랬더니 2시 40분에 출발하는 기차 표를 주데여...
아깐 없담서...-_-;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져?
아깐 표 없다더니, 성질 좀 내니까 어디서 표가 나오더라고요;; 참내.
근데 그땐 그런거 따질 정신도 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표 낼름 받아서 2시간 기다리기로 했답니다;;
오늘 안에 떠나는게 어디야;;

그렇데 2시간 동안 기다려서.. 겨우 다음 열차를 탔습니다.
휴...겨우 탔네... 아까 매표소에서 화났던 일은 잊어 버리고~
유럽에서 처음 타는 기차의 묘미를 느껴봅시다~~
(유로스타도 탔었지만 그것은 땅속으로 다니므로 무효!)
창밖에 펼쳐진 초원~~
별건 없지만 그래도 아름답군아~~
이것이 유럽 기차여행~~
그래요 저 신났어요
신나서 의미없는 셔터 남발 ㅋㅋㅋㅋㅋ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여긴 어디지??
여기는 중간에 열차를 갈아탓던 벨기에 브뤼셀중앙역입니다.
여기서 진짜 암스테르담 행 열차로 갈아탓져~
브뤼셀까지는 '예약 필수'인 특급열차 '탈리스'를 타고 오고,
여기서부터 암스테르담까지는 '예약 하거나말거나' 그냥 타서 빈자리 않으면 장땡인
IC(InterCity)를 타고 가는겁니다.
탈리스와 IC..두개의 차이는 뭐랄까...
탈리스가 KTX면, IC는 무궁화호 정도?? ㅎㅎㅎ
그래도!!
탈리스건, IC건, KTX건, 무궁화호건간에,
기차안에선 영원불변의 법칙이 하나 있져.
바로,
"기차 안에서는 계란이여.."
ㅋㅋㅋㅋㅋ
이거를 먹으려고 어제 제가 까르푸에서 8개에 1유로 하는 계란을 직접 사왔다는거 아닙니까
민박집 이모한테 소금도 얻고요 키키키
물론 계란 삶는건 현식이가 했습니다.
아...집들이 점점...뭐랄까 허물어져 가네여...
이것이 벨기에인가!
앞서 매표소에서 고생한걸 생각하며.. 다음에 갈 행선지와
이용할 기차 시간을 미리 체크하고 표시해두기로 했습니다.
....
근데 이런거 다 필요 없더라고요...
제가 저렇게 열심히 시간을 맞췄건만... 계획대로 움직여진 적... 별로 없습니다-_-;;
역시 여행은.. 임기응변! 발등불꺼! 언발오줌! 이랄까요 ㅋㅋㅋㅋㅋ
벨기에로 들어서면서 부터 독일, 체코까지 그래비티가 무지 많더군여.
이넘들...벽에는 물론 기타역, 심지어 기차에까지 그림을 그려놨습디다.
개중엔 진짜 잘한것도 많지만..
못볼것도 참 많다능...
개인적으로 그래비티 못하는 새퀴들은 집에서 연습 좀 하고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다시 브뤼셀을 출발해 암스테르담으로 갑니다!
와~ 아까와는 다른 원헌드리드 펄센트 리얼 초원이 펼쳐지는군여!
이쯤에서 소가 나와줘야 할것만 같은 분위기의 초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초원에서 풀 뜯는 소가 보이네여
저건 '말'입니다.
사실 저는 한국에서도 소 키울때 저렇게 방목하는줄 알았거든요?
근데 현식이가 아니래요...
현식이네집이 소 100마리 키우거덩여...
소 100마리 몽땅 도미토리로 키운다네여..ㅎㄷㄷ
자고있는 현식이를 찍는 정수기입니다.
자나깨나 몰카 조심.
몰카엔 친구고 뭐고 없습니다.
잠잘때도 조심!!
드디어~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벌써 7시 20분 ㅎㄷㄷㄷ
아니나 다를까 벌써 어둑어둑 해지는군여.
숙소를 구해야져.. 일단 제가 가이드북에 나온 호스텔 몇군데 가봤는데..
거의 꽉 찼더군여
네덜란드는 마약과 매춘이 합법인거 아시져?
나중에 들은 얘긴데, 여기는 전 유럽에서 약 하러 오는 청소년들이
항상 바글바글하기 때문에, 호스텔 구하기가 쉽지 않다네여.
어떤 호스텔은 마리화나를 직접 팔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역시 호스텔 라운지 분위기가.....쫌...ㅎㄷㄷㄷ
이 생전 첨 맡아보는 담배 냄새는 뭐지...??
얘들 눈도 한 반쯤 풀린거 같기도 하고...
암튼 여자얘들 데리고는 그런데 못가겠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그냥 파리에서 만난 동생이 알려준 한인민박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느끼기엔 다른 여행객들이 말한것 만큼
암스테르담의 이미지가 어둡다거나 나쁘지는 않던데요~
암스테르담 가기 전에 다른분들이 하도 겁을 많이 주셔서 ㅎㅎㅎ
'첫인상'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ㅋㅋㅋㅋ
안녕? 암스테르담.
첫댓글 역시 재밌어요,...소 10마리를 도미토리로 키운 대목에요...ㅋㅋ
100마리라니깐요... 도미토리 100인실...
현식씨 말로만 듣던 소100마리 키운다는 재벌2세군요~ ㅋㅋㅋ 유레일패스 개시는 표파는 티켓 창구 말고, 역에 가면 인포메이션이라고 적힌 SNCF안내소같은 데가 있는데, 거기가서 해도 되는데... 거긴 한산하거든요~ 기차정보도 얻을 수 있고요. 저도 베네치아 바포레토에서 느려터지고 답답한 이탈리아 인이 빨리 여기가 역이야.. 말안해줘서 역가는데 시간 한참걸린 바람에 기차놓쳐서 몇시간 기다려서 담꺼 타서.. 이 짜증남 알거 같아요.. 으~~
앗! 그걸 그때 알았더라면 저런 쇼는 안했을텐데..ㅠㅠㅠㅠㅋㅋ 현식이 언니는 저희 과 내에서도 CEO딸래미로 통해요.ㅋㅋㅋㅋ
야 넌 리플 달지 마... 신비주의로 나가게...
노란모자랑 티셔츠 깜찍하시네요,ㅋ
현식양이 구박받는 듯 하면서도 알고보니 사랑받는 분이셨군요..ㅋㅋ
정말 소 100마리 도미토리... 대박이에요.... ㅋㅋㅋ 키다양의 신비주의... 넘 잼나요~~~^^
ㅋㅋ 다시 중독되버렸습니다~~님의 여행기때문에요~~^^이까페 ~~안 들어올수가 없군요^^
할말이없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재밌어요 하지만..... 할말이없으면 리플을 ^^ 이렇게라도 달을게요!!
말솜씨 하나하나 예술이네요.. 소 100마리를 도미토리로 방목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