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니사(루카)]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세상 끝 모든 곳이 그분을 경외하리라.

(시편 67편 * 화답송)

* *

거시기 애비야  
낼 모래가 거시기다만  
교통이 아주 거시기 할 모양이니  
댕겨갈라고 너무 거시기 하지 마라  
니 엄니나 나는 다 거시기 하다  
시골 일이란 게 늘 거시기 하다만  
추석 지나 좀 거시기 해지면  
서울 한 번 거시기 할 테니께  
그저 니 하는 일에 거시기 하고  
아이들도 늘 무탈하도록 거시기 해라

거시기, 에미 애비야  
요즘 쪼매 거시기 한 줄 안다만  
사람 사는 게 다 거시기 한 것이니께  
너무 거시기 하지 말거라  
곧 거시기 한 날이 올 것이다  
그럼 항상 거시기 해라


- 소통 / 하봉채 -

* *

아침 열시 이십분 함께 연도를 바치고

열한시 한가위 합동위령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고향을 찾아오신 분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본당교우도 외지에서 오신 교우도 구분되지않는

겨우 한달을 살고 맞는 명절이지만,

환하고 따뜻하게 맞는 귀한시간이었습니다.

연도하며 분향을 했기에 그랬는지

호흡곤란으로 한 자매님께서 쓰러지셔서

119를 타고 제천 명지병원으로 가셨습니다.

지난 주일에도 형제님 한분이 미사시작 전에 주저앉으셔서

다들 걱정했는데, 오늘 살아돌아오셨다며 미사 후에

환하게 인사해 주셨습니다. 제천 병원에 가신 자매님께 연락을 드리니

괜찮다고  안정을 취하고 퇴원하신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오늘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하느님께서 우리 삶을 이끄시고 자비를 베푸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에, 혹은 숨쉬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숨을 쉬듯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 삶을 끊임없이 이끌고 계십니다.

당신이 주신 숨을 거두어 가시면 더이상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루카12,15)고 말씀하십니다.

재산이 생명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삶을 주관하시는 분을 기억하라는 말씀입니다.

에릭프롬은 재산을 모으는 인간을 향해서 경고합니다.

인간의 탐욕은 밑빠진 늪과 같다고. 소유하고픈 욕망은 끝이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유와 존재의 싸움을 벌입니다.

어리석은 부자는 소유를 택하지만

숨을 거두어 가시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많은 소출을 거두었지만 생명을 잃게 됩니다.

탈출기를 보면 야훼 하느님은 당신의 이름을 존재라고 밝히십니다.

'나는 있는 나다'(탈출3,14).

존재하는 자. 존재. 그 자체라고 당신을 알려주십니다.

존재로부터 숨을 부여받아야 비로소 우리는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숨쉰다는 것은 숨을 주신 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재물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 숨쉬고 있다는 것,

존재 그 자체가 행복임을 기억합니다.

아무리 많은 재물을 소유한 사람이라도 하느님 앞에 존재하는 인간이 아니라면

그 재화를 허락하신 분의 뜻을 알지 못합니다.

밑바닥 없는 늪에 빠진 것 같은 탐욕, 그 탐욕은 어떤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습니다.

진정한 부자란 재물의 많음이 아니라 많이 베푸는 사람이라 여겨집니다.

재물을 맡기신 그분의 뜻을 기억하면서 살길 바라십니다.

삶의 주관자이신 그분을 기억하는 것.

그분께서 베푸셔서 풍성한 한가위를 또 지냅니다.

* *

인내와 애덕과 내적 평화를 지녀라.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말고

어떤 일에 대해서도 괜한 걱정을 하지 말아라.

여느때처럼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과 하늘에 대해

식구 모두가 부끄럽지않게 살아가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기쁜 방식이다.

- 성 요한 23세 교황 -

* *

평안하소서.

해피추석~~